세상은 아름다워~

고마웠어, 그리고 힘내!! 친구야~

거울닦는 달팽이 2018. 7. 21.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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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내 기분과 꼭 같은 제목의 노래. Alone Again .. 다시 혼자가 되다..ㅠ.ㅠ 

(이 노래는 경쾌하지만, 실제 가사는 내 기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슬픈 스토리라는..ㅠ.ㅠ)


아..이번처럼 한국여행이 내게 큰 후유증을 남긴 적은 처음이었어.

7월 8일 일요일에 벤쿠버를 경유해서 미국 LA로 들어왔는데, 

벤쿠버 공항에서 미국 입국 절차를 다 밟고,

바로 미국 국내선 공항을 통해 입국을 하게 되니, 그건 참 편했구나...

(미 입국 심사 고압적이고 마음 불편한 건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고..ㅠ.ㅠ)

암튼.. 

남편을 미국 집에 혼자 남겨두고 한국, 일본 두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와 보니

LA공항에선 볼록하던 배가 홀쭉해진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어...ㅎㅎ

(늘 굶어죽으면 어떡하나..어릴 때 배고픈 아프리카 난민 어린이들의 사진을 본 것이  트라우마가 되었다면서 결혼 생활 내내, 3시 세끼 무엇을 먹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겁대가리 없는 이 남편 분이 한달을 어떻게 생존하긴 했더라만, 그 볼록한던 배가 많이 들어간 건 참으로 웃겼고 기분이 괜찮더구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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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20일, 한국 다녀온지 12일이나 지났고,

오늘 아침 지나(Jina)도 텍사스에 들렀다가 뉴잉글랜드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 보스톤으로 떠났구나..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직장 생활을 하게 되는 지나를 떠나보내는데,

남편은 내내 애기처럼 "우리 지나, 보고 싶어 어떡하나~라면서 어젯밤에도 징징~"

나는 도리어 대학교 잘 졸업하고,

진정 독립된 성인으로 세상을 향해 날아가는 지나가 너무너무 믿음직스럽고 

또 나 마저 징징거리면 지나 마음이 불편할까봐 웃으면서, 바이~ 했어...ㅎㅎ



암튼...

이리하여, 5월말의 지나 대학 졸업과 동부 여행, 한글학교 종업식, 한국 방문, 일본 여행등등....이번 여름의 대장정이 끝난 것 같은데, 

이 아지매의 나른한 일상과 180도 다른 정신없이 돌아댕긴 여행후의 후유증이 몹시도 심해서 마이~힘겨웠었단다.


이곳으로 돌아온지  열흘이 지날 동안 여즉 시차 적응에 괴로움을 겪으며, 

불면증이 심해져서 입맛도 완전 잃었고...어떤 날은 밤을 홀딱 지새운 날도 있었어..

어쩌다 선잠이 들었다가 깨어서는 새삼스럽게 낯설게 느껴지는 이곳에서 뭔 재미로 살아야하나..ㅠ.ㅠ

새로운 낯설음에 서러움에 울컥...ㅜ.ㅜ

낮에는 또 멍~ 하니 머리 속에 물이 가득찬 것처럼 지내기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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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통해서 내가 깨달은 것 중의 하나가 

정말 내가 사람들과 교류가 별로 없이 살았구나..하는 것...ㅠ.ㅠ


블로그를 통해서 내 얘기를 독백처럼 하고 지내던 것도 많이 시들해졌었고...

그렇다고 빈둥지 증후군 증상을 잊어버릴 정도의 재미있는 일상을 확보한 것도 아닌

그저 몸도 마음도 늘어졌던 ..지난 4년여 시간...

세상에~ 살다보니 이렇게 편한 시간도 오는구나..하고

살이 찌는 것도, 나이들어가는 것도 다 익숙한 삶이었음을 알게 되었어.

그치만 지금 돌아보니 그것도 나쁜 건 아니었어..응..그래....


오늘은 너에게 

내 블로그를 통해 동영상과 사진을 함께 올릴 수 있는 편지를 쓰면서

다시 여기에서의 일상을, 한국과는 엄청 다른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나의 삶을 다시 시작함을 알리려 해. 


그래..당황스러울 정도의 감동이었지..

내가 대구에 도착하던 날 밤...그 날 밤 잠시라도.. 

10분이라도 내 얼굴을 보고 싶다고, 친정 집 근처로 차를 몰고 달려 왔던 너...



그렇게 잠시 얼굴 보고 다시 만나면 된다면서 시작된 너와 나의 대화는 

새벽 1시가 되어서도 끊어지지 않았지..ㅎㅎ


내가 여행중이니 갈아 입을 옷이 별로 없을거라면서, 스카프로 매일 다른 옷 입는 기분을 내면 좋을 거라며, 꽃무늬 아름다운 4장의 스카프를 선물로 들고 온 너....ㅠ.ㅠ 

속 깊고 정스런 내 친구...ㅠ.ㅠ

세상에 초등 5학년때의 한 반이었던 추억을 50 넘은 나이까지 간직하고 있는 벗이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ㅠ.ㅠ


초등시절부터 봐온 나에 대해서 "원이 너는 참 좋은 사람이야. 나, 사람 잘 봐.."라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너의 눈길이 잊혀지지 않을 거 같아.

(난 늘 내가 개인적이고 심지어 이기적이고, 절대 착한 사람이 아니어서 마음으론 늘 세상 사람들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야..ㅠ.ㅠ)


살찐 내 모습에 대해서도 나이 든 모습, 인간적이고 보기 좋다고 해 준 너...

(하긴 우리 둘 다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살 빼야한다는 말을 카톡으로 하곤 했지만...ㅎ)


넌 심각한 갱년기 증상으로 몸이 아픈 것도 아주 힘들지만, 또 현재는 인생에서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었지...ㅠ.ㅠ


4년전 내가 한국 방문했을 때가 사실은 내 인생의 가장 힘든 시간을 위태위태하게 보내던 중이었고, 그저 아무 생각없이 친정 엄마의 집 밥을 먹으면서 마음 추스리려 고국을 찾았을 때, 정말 만나 보고 싶었던 친구로 중년이 되어 처음으로 다시 만났던 너...

근데 그 시간 이후, 나는 4년을 세상 편하게 살았던 시간 동안, 너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구나...ㅠ.ㅠ 


그 밤, 늦도록 어린 시절의 우리의 기억들을 나누면서, 

난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착하고 성실하고 모범생이었던 너를 떠올릴 수 있었고,어쩌면 그 고운 심성 반 평생이 지났는데도 한결같이 변하지 않아서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고,

여전히 나를 고운 눈으로 바라봐주는 시선에도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 너무나 고마웠어.

세상 누구와의 만남보다도 나를 첫번째로 놓는다 말했던 너..

난 그런 존재가 될 자격이  없지만 넌 늘 그렇게 날 대해주던 기억이 내겐 늘 남아 있어....고마워...

그래..친구야..그시간 너로 인해 나의 자존감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어서 너무너무 행복했단다..


급기야 새벽 1시가 지난 걸 알고서는 우리 둘다의 체력도 걱정되고, 친정 부모님도 걱정 하실 것 같아 다음 만남을 기약했는데, 그 이후, 너의 전화와 나의 전화 연락이 엇갈렸고, 빠듯한 나의 일정에 한번 더 네 얼굴을 못 보고 떠나와서 정말 정말 미안해...


그리고, 네게서 날아온 카톡의 글...

나를 만난 날 이후로 계기가 되어서 힘을 내어서 활기있게 지낸다는 반가운 소식~

나에게 보낸 그림 한 점...


모네의 그림,..

바닷가 언덕 위의 두 여인이 서 있구나..

투명한 햇살 속의 하늘,구름, 파도와 바람...

그리고 두 여인이 한 곳을 같이 바라다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구나.

그래...저 싱그러운 바람결과 파도에 너의 걱정, 근심 다 날려 보내길 바래~~~


그림 아래 네가 보낸 글에는, 

활력공주를 만나서 다시 힘을 내고 활력을 얻었다는 반가운 소식~~~고마워~




오늘은 지나를 떠나 보낸 후에 내가 잘 지내야 지나도 먼 곳에서 잘 살아갈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랫만에 우리 동네를 30분 이상 걸었어.^^

연암 박지원의 대가라고 할 고미숙씨가 나온 팥캐스트를 들으면서...


정말 어떤 삶이 좋은 삶일까?

한국 방문에서는 대부분의 친구나 지인들은 겉으로 보이는 외모의 보기좋음과 나쁨에 관심을 두는 것 같았지만,

유일하게 너는 나의 내면의 평화로움과 풍성함에 관심을 가지며,나를 아끼고 소중하게 여겨주는 벗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었어.


나의 소중한 오랜 친구야~

정말 나와의 만남이 네게 활력이 되었으면 좋갰다. 

우리 아프지 말고, 삶을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지도 말자.

행복이란 모든 면에서의 적절한 균형이 많이 좌우한다고 늘 생각해..

넌 지적 능력,고결한 품성, 풍부한 정서등...정신적 풍요로움은 부족함이 없다는 걸 늘 느껴...

그래서인지 넌 좋아하는 주제에 관심이 꽂히면 낮도 밤도 없이 파고 들고, 생활의 리듬을 잃을 정도로 자신의 몸과 마음과 시간조차도 잊어버리는 듯해.

그래서말야..지적 고양도 물론 좋지만, 이제는 육체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감각적 즐거움도 더 많이 누리고, 더 많이 웃고, 더 가볍게 살아가는 방법도 더 많이 습득하자꾸나..

그 가부장적인 갱상도에서 유교적으로 잘 세뇌받고 자란 우리가 부족한 점이 뭔지는 너도 나도 너무나 잘 알아..그치?

더 자유로워지기...더 가벼워지기...마음도...ㅋㅋ 몸무게도..ㅎㅎ


너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나는 실천 못하면 그것도 말이 안 되겠지?

그래서 오늘은 잡동사니 없앤 이야기,산책한 이야기, 다이어트식으로 음식 절제한 이야기,오늘 들은 음악 등등 이렇게 나눠봐..^^ 


다음 우리나라 방문 때엔,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도 더 가벼워진  나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할께..ㅋ~

너도 자신있게 더 건강해졌다고 얘기해 주렴..

기대할께~~~^^


1. 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살던 친정집...그때는 정말 허허벌판의 새로운 주거 지역이서 너무나 좋았지만, 지금은 동네 역사의 증거가 되어버린 듯한 오래된 집에는 엄마가 차마버리지 못하고 쌓아둔 묵은 살림살이들이  덥고 습한 여름 날씨와 겹쳐서 사실 많이 불편하고 갑갑했었어...ㅠ.ㅠ 엄마는 오래된 동네 친구들이 있는 그 곳을 떠나 이사하실 생각은 절대로 없으시고, 또 그 곳에서 노후를 나름 건강하고 재미있게 지내시는 모습이 사실 내게도 부러울 정도이긴 했어...암튼..집에 머물 동안에는 엄마 눈치 보면서 자꾸 몰래 청소하는 나를 발견했었다는..ㅜ.ㅜ 그때 나는 미국 내 집으로 돌아가면 쓰지 않는 잡동사니들을 더 정리하기로 결심했지.그

래서 일단 옷정리부터 시작했는데, 이제 집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될 지나도 자신의 옷을 다 정리하기로 했고...우리는 13갤런짜리 비닐 봉지에 6봉지의 옷을 도네이션 옷 박스에 넣었단다. 아, 시원해~~그 무게만큼 마음도 가볍고 산뜻해지는 것 같았어..^^

(아...그 사진 찍을 생각은 왜 못했지?...ㅋㅋ)



2.

내가 살 찌는 것 같다고 걱정할 때마다..남편은 늘 나에게 불편하지 않으면 살 빼려하지 말고 편하게 살라했었지..나도 늘 그말에 동의했었거든..ㅋ

근디..울 나라에 가서 좌식 생활을 많이 하니, 

일어날 때마다 으으으윽~ 하면서 무릎을 짚고 일어나야하는 불편함이..ㅠ.ㅠ 

내가 그 정도 움직임이 불편할 정도로 살이 찐 사람임을 대오각성하게 해 준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성과? ㅠ.ㅠ

그래서 일단은 carb, 즉 탄수화물부터 줄여나가기로 했어. 



콜리플라워밥이란다..( 그 뒤에 올림..ㅋㅋ)

밥처럼 보이지만

야채밥이라고나 할까...

밥이랑 섞어 먹으면 칼로리 완전 줄겠지? ^^



밥 대신에 두부와 달걀을 넣고 김치 볶음밥을 해 먹었어. ㅋ

뭔가 허전하고 야채도 보완할 겸, 벨페퍼를 잘라 꾸미기도 하면서리~ ㅋ




너, 알지? 이왕이면  '이쁜게 더 좋아'하는 나...ㅋ

한국 음식에는 마지막 고명으로 파 송송 올리면 훨씬 이쁘거든..

볶음밥  하면서 이렇게 파도 썰어두었어.

색색깔 벨페퍼도 냉장고엔 늘 구비해두는 편이야..ㅎ


3.최소한 하루 30분 이상 걷기로 했고, 매일 3분씩 늘여가기로 했어.

 오늘 들은 팥캐스트가 35분짜리여서 오늘 35분을 걸었단다.^^

 연암 박지원의 마인드를 모델 삼으면 참 좋겠구나...하는 생각을 문득 했단다.


아..한국에서의 분주한 삶은 얼마나 활기있고 생기 넘치는 모습이었나?

하지만 내가 사는 우리 동네의 적요로운 이 여름날도 좋다는것 잊지 말자.

나 자신에게 긍정마인드를 집어넣으면서...



요 근처를 지날 때면 늘 고양이를 만나곤 해...

쟤도 집보다는 바깥이 더 좋은가봐..

우리 치피랑 산책할 땐 

치피에게 달려들까봐 나는 무서워서

치피를 안고 걸어가는 지점이야..ㅋㅋ


4. 내가 좋아하는 커피는 오후 3시 넘어서는 마시지 않기로 결심했어.

불면증이 생활의 질을 얼마나 떨어뜨리는지...ㅠ.ㅠ

하지만, 나, 솔직히 말해서

내가 내리는 이디오피아 예르가체프 커피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서, 

커피는 끊을 수가 없을 거 같아...ㅎ

오랫만에 커피빈에 가서 원두를 사 왔더니, 너무 행복해.

그 사이 포장도 바뀌었구나..





한달 사이 포장이 바뀐 커피빈의 예르가체프 커피 ^^



그래, 친구야~
오늘 아침, 세상을 향해 날아가는 지나에게 허그하면서, 마법의 주문을 걸었지.
"매일매일 행복한 지나"가 될 거라고~

너에게도 주문을 걸어,
"너와 나, 나날이 더욱 행복해지고 건강해질거야~~"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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