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한 TED 강연 etc.

Elizabeth M. Gilbert-창의성의 양육

거울닦는 달팽이 2012. 2. 12.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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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보고서

너무 실망스러워서

TED에서의 그녀의 강연이 생각나

다시 들여다 본다.

 

원작이 어떠했는지 검색도 해 보게 되고...

그러게...

 

할리웃 영화스럽게

최고의 인기 여배우를 내세우고

이국적인 동양의 풍광을 구경시켜주는 것에 치중했다는 느낌..

그녀의 고뇌와 번민,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려는 영적 여정이 드러나기보다는

거의 된장녀(?)의 삶처럼 비춰졌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는데...

 

그녀의 강연과 책의 내용을

다시 훑어보며

영화를 보며 느낀 실망감과 오해(?)를

회복하고 있다.

 

 

 

 

 

 

 

그녀의 책,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중에서.

출처 :http://www.yes24.com/24/goods/2769939

 

왜 모든 일에 꼭 실용적 가치가 있어야 한단 말인가? 난 수년간 근면한 일개미로 살았다. 인생에는 오로지 의무밖에 없단 말인가? 슬픔의 암흑기에 처한 내게 이탈리아어를 배우는 것만이 지금 당장 즐거움을 가져다 줄 유일한 활동이라는 이유 외에 달리 무슨 이유가 필요하단 말인가. --- p.42

이탈리아에서는 쾌락의 기술을, 인도에서는 신을 섬기는 기술을,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둘의 균형을 찾는 기술을 탐색하고 싶었다. 이런 내 꿈을 인정한 뒤에야 비로소 이 나라들이 알파벳 ‘I(나)’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Italy, India, Indonesia. 이는 자기 탐색의 여행을 암시하는 상서로운 사인이 아닐까. --- p.52

한동안 나는 이 음식들을 건드릴 수조차 없었다. 이것이야말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예술의 진정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나는 내 점심의 아름다움을 흠뻑 빨아들인 뒤, 깨끗한 나무 바닥 위에 떨어지는 한 점의 햇살 속으로 들어가 앉았다. 그리고는 이탈리아어로 쓰인 일간 신문을 읽으며 복숭아를 한 입씩 먹기 시작했다.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행복으로 충만해지는 기분. --- p.102

요즘에는 외로워지면 이렇게 생각한다. 그냥 외로워해, 리즈. 외로움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을 배워. 외로움의 지도를 만들어. 평생 처음으로 외로움과 나란히 앉아봐. 채워지지 않은 네 갈망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는 다른 사람의 몸이나 감정을 이용하는 일은 하지 마. --- p.104

나는 매일 새로운 단어를 스무 개쯤 외우고 있다. 내 마음이 케케묵은 부정적 생각들과 슬픈 기억들을 모두 털어버리고, 이 반짝거리는 새 단어들을 채워넣으면 좋겠다. --- p.112

소피와 나는 피제리아 다 미쉘로 갔고, 방금 우리가 주문한 피자로 인해 정신을 잃을 지경이다. 난 이 피자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실제로 이 피자도 날 사랑해줄 거라고 믿는 환각 상태에 빠져버렸다. 나는 이 피자와 연애를 하고 있었다. 거의 불륜이나 다름없는 연애를. --- p.125

나는 볼로냐, 플로렌스, 베니스, 시칠리아, 사르디니아, 그리고 다시 한 번 나폴리를 여행한 뒤, 칼라브리아까지 내려갔다. 이 몇 주간의 충동적인 여행은 너무도 찬란한 시간의 소용돌이로 내 인생에서 가장 유유자적한 날들이었다. 기차역으로 달려가 목적지에 관계없이 아무 기차표나 사면서 마침내 내 자유를 마음껏 만끽했다. 그야말로 난 원하는 곳은 어디에나 갈 수 있었다. --- p.151

이탈리아에서 보낸 지난 몇 달간 내 단어는 주로 ‘쾌락’이었다. 하지만 그 단어가 날 속속들이 담고 있는 건 아니다. 그랬다면 내가 그토록 인도로 가고 싶어 하진 않았을 테니까. 내 단어는 ‘신앙’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왠지 실제의 나보다 더 미화된 것처럼 들린다. 게다가 내가 와인을 얼마나 많이 마시는데. 난 아직 대답을 찾지 못했고, 아마도 그게 이번 여행의 목적인 것 같다. 내 단어를 찾기 위해. --- p.164

나는 여기 왔을 때보다 눈에 띄게 부푼 몸집으로 이탈리아를 떠날 것이다. 한 개인의 팽창은 한 인생의 확대요, 이것은 실로 이 세상에서 가치 있는 일이라는 희망을 안은 채. 비록 이번만큼은 공교롭게도 그 한 인생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인생일지라도. --- p.181

“사람들은 소울메이트가 완벽한 짝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진정한 소울메이트는 거울이야. 네가 억눌러온 모든 걸 보여주는 사람, 네 의식을 일깨워 인생을 바꿀 수 있게 해주는 사람.”--- p.228

물론 세상 꼭대기에는 손잡이가 있고 자신이 몸소 그것을 돌림으로써 세상이 돌아가며, 한순간이라도 그 손잡이를 놓았다가는, 글쎄, 아마도 우주가 끝장날 거라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그냥 놓아버리라는 건 너무도 무서운 충고다. 하지만 그냥 한 번 놓아봐, 먹보야. --- p.237

사람은 다 똑같다. 그것이 인간이라는 종으로서 갖는 집단적인 감정적 지형이다. 거의 백 살쯤 된 할머니 한 분이 말씀하셨다. “역사상 인간이 싸움을 벌이는 문제는 단 두 가지뿐이라오. 날 얼마나 사랑해? 그리고 누가 대장이야?” 아쉬람에서 내가 씨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두 질문이었다. --- p.240

“먹보야, 넌 매일 무슨 옷을 입을까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슨 생각을 할까 고르는 법을 배워야 해. 네가 정말로 네 인생을 통제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라면 마음을 훈련시켜. 그거야말로 네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거니까. 마음 외에 다른 건 다 내려놔.” --- p.270

“신은 네 안에 머문다, 네 모습으로.” 이 요가에 하나의 신성한 진실이 있다면, 아마 이 문장에 담겨 있으리라. 신은 우리가 영적인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엉터리 선입견을 따르기 위해 다른 사람 흉내를 내는 모습은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 p.290

우리는 행복을 찾아 사방을 뒤지고 다니지만 사실은 톨스토이의 우화에 나오는, 금이 담긴 항아리 위에 앉아 있는 거지와 같다. 자기 엉덩이 바로 밑에 금덩어리가 깔린 줄도 모른 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푼돈이나 구걸하는 거지. 우리의 보물, 우리의 완벽한 행복은 이미 우리 내면에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의 분주한 소란에서 벗어나, 자아의 욕망을 버리고 가슴의 침묵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 p.298

최근 몇 년간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고민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한 남자의 아내? 엄마? 연인? 금욕주의자? 이탈리아인? 대식가? 여행가? 예술가? 요기? 하지만 난 이들 가운데 어떤 것도 아니다. 그저 미끈거리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안테바신, 새로움이라는 놀랍고 두려운 숲 근처의 끊임없이 이동하는 경계에 사는 학생이다. --- p.309

“우주를 회전하는 거대한 엔진이라고 상상해봐. 넌 그 엔진의 중심부에 머무르고 싶어 하지. 한가운데 허브에 말이야. 허브의 고요함, 그게 바로 네 심장이야. 신이 우리 내면에서 머무르고 있는 곳이지. 그러니 세상에서 해답을 구하려는 짓은 그만둬. 그저 계속 그 중심부로 돌아가면 넌 언제나 평화를 찾을 수 있어.” --- p.312

“요가 하는 사람들은 왜 늘 그렇게 심각해? 이렇게 심각한 얼굴 하면, 좋은 에너지가 도망가. 명상하기 위해서는 미소만 지으면 돼. 얼굴에 미소, 마음에도 미소. 그러면 좋은 에너지가 와서 나쁜 에너지를 깨끗이 씻어낼 거야. 간으로도 미소를 지어야 해.” --- p.345

이 근처에 흘러넘치는 순수한 아름다움은 믿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침실 창문 밖으로 손을 뻗으면 파파야와 바나나를 나무에서 직접 딸 수 있었다. 이 근처에 사는 고양이는 매일 내가 먹이를 주기 전 삼십 분가량은 엄청 애교를 부리다가, 일단 배를 채우고 난 후에는 마치 베트남전 악몽에 시달리는 것처럼 미친 듯이 울어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게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요즘에는 신경쓰이는 게 하나도 없다. 불만족이 무엇인지 상상할 수도, 기억이 나지도 않는다. --- p.351

난 여러 번 사랑에 날 던져버렸다.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 내가 진정으로 자율적인 여성이었다면, 난 내 보호자의 역할을 맡았어야 했다. 글로리아는 여성들에게 자신이 언제나 결혼하고 싶은 남성상이 있다면 본인이 바로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유명한 충고를 남겼다. --- p.426

그날 밤, 어둠의 침묵 속에서 내 가슴이 내 머리에게 말했다. “널 사랑해, 널 절대 떠나지 않을 거야. 언제나 널 보살펴줄게.” --- p.489

최근에 내 모습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을 생각해봤다. 그건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는 촌극에서 벗어난, 내가 늘 꿈꿔오던 내 모습이요, 내 삶이다. 지금 이렇게 되기까지 내가 참아왔던 모든 것들을 생각하니 이런 의문이 들었다. 그러니까 더 젊고, 더 혼란스럽고, 더 힘들었던 그 기간 동안 앞으로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던 나를 끌어당겨주었던 건 이 행복하고, 균형 잡힌 나, 조그만 인도네시아인의 낚싯배의 갑판에서 졸고 있는 내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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