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달팽이

(펌)노대통령이 목숨을 버린 이유

거울닦는 달팽이 2009. 5. 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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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 만은 도저히 못참겠다. 너무 모욕적이다.
(서프라이즈 / 이사야 / 2009-05-25 )


밥 먹다가도 눈물이 나오고,
자다가도 눈물이 나오고,
이젠 노란색만 봐도 눈물이 나옵니다.

모두들 이야기합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드셔서 약해지셔서......"
그러나 저는 도저히 못참겠습니다. 절대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보다 더 어려운 일도 굳건히 이겨오신 분입니다. 이런 정신의 소유자를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분이 약해져서 자살을 했다고, 그건 그런 수준에 있는 자들의 판단일 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죽음을 그런 방식으로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또다른 방식의 모욕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은 죽음에 대한 죽음의 결단을 하신 것입니다. 자살이 아니라 자신의 죽음을 통해 악한 세력을 막고자 한 자결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고도로 집중된 정신력과 결단력만이 이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척해 지신 것이며, 식사도 제대로 못하신 것입니다. 그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고독하고 외로우신 것입니다. 아무도 함께 할 수 없는 죽음에의 결단, 죽음을 통해서 죽음을, 죽음을 통해서 악의 준동을 막는 길을 가셔야 했기에 고통스러우셨던 것입니다.

자신의 동지 강금원 회장의 재판정에서의 통곡,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눈하나 꿈쩍하지 않고 뇌종양 환자를 잡아두는 저들을 보면서 생각하셔야 했던 것입니다. 저들은 수술 시기를 놓쳐서 죽던 말던 아무 상관하지 않으며, 그러면 결국 강 동지는 죽고 말 것을 아신 것입니다. 자신과 함께 했던 여러 동지들이 이잡듯 수사되고 있고, 구속되고, 그래서 그들의 삶이 망가져 가고 있음을 보면서 고민해야 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형님은 이미 구속되었고, 자신의 아내가 이미 검찰에 불려가서 고초와 모욕을 당하는데 막아 주지 못하는 남편으로서의 고통과 또 다시 불러내겠다는 검찰의 의도는 결국 어떻게 하든지 권여사님을 쓰러뜨리고 말겠다는 그들의 독기를 보신 것입니다. 자신의 아들이 5 차례나 검찰에 불려 갔지만 아직도 언제까지 불려가야 할지 모르며, 이제는 딸까지도 끌어 들이려고 언론을 앞세워 호화 아파트가 어쩌고 하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해서 이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으며, 이들의 가정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까지 살펴보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지금 당장 멈추지 않으면 안됩니다. 자신의 동지들과 가족들이 지금까지 받아온 고통만으로도 더 이상 조금도 더 견딜 수 없습니다. 이들이 받아야 하는 고통이 얼마만큼, 언제까지 남아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에 대해서 생각하며 고민하면 할수록, 정신을 집중하면 할수록 답은 명확한 것입니다. 자신의 죽음만이 이 모든 악을 막고 끝낼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은 바꿀 수 없고, 변할 수 없음이 너무도 분명해지는 것입니다.

골고다 언덕 위에서 땀이 핏방울처럼 쏟아지도록 고통 속에서라도 정신을 집중하여 기도하셨던 예수님의 그 고뇌와 같은 고뇌가 바로 노무현 대통령님께 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잡아가라고 잡으러 온 자리로 가셨고 십자가에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셨던 것(성경은 분명히 그렇게 기록하고 있다)과 같이 노무현 대통령님도 자신의 동지와 가족의 생명을 위해서 부엉이 바위 위에서 자신을 버리신 것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정신력이 약해져서 자살하셨다고 말한다면 그런 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들어줄 예는 이런 것입니다.

악당에게 둘러 쌓인 동지들과 가족들 사이에서 자신을 지목하면서 목숨을 끊는다면 모두를 살려주고, 그렇지 않으면 한 사람씩 죽이겠다고 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살만은 안된다고, 자살하면 지옥간다고 주장하면서 모두의 죽음을 지켜보고 있겠는가? 여기에 대해서 '그렇다'고 답하는 자와는 아무도 함께 하기 싫을 것이다.

부엉이 바위를 바라보면서 다리에 힘이 빠지더군요. 겨우 기운을 차리며 이 글을 올립니다. 사랑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절대로 잊지 않습니다. 제가 죽는 날까지, 그리고 제 딸이 죽는 날까지...



ⓒ 이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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