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달팽이

[스크랩] 세계화로 나타나는 부작용들_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거울닦는 달팽이 2009. 7. 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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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의 전환

 

경제의 세계화는 우리들 모두에게 - 개인으로서, 가족으로서, 공동체로서 - 영향을 주고 있으며,

생태계 그 자체에 갈수록 큰 긴장을 주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세계화로 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민주주의의 쇠퇴

명색이 민주주의라고 하는 나라들에서조차도 정책결정이 유엔, 세계무역기구, 유럽연합과 같은

흔히 선출되지 않은 초국적 조직들에게로 집중됨에 따라 개인들의 권리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이러한

집중화된 정치기구들이 기업들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고 그것을 반영하기 때문에 문제는 복잡

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국가들이(지역공동체나 개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있다.

 

전 지구적 의존

수입과 수출의 복합적인 시스템 속에 묶인 채 국가들은 갈수록 그들 자신이 거의 또는 아무런 통제력도 행사할

수 없는 세계화 경제라는 틀속에 견고하게 연결되어가고 있다. 그리하여, 식량생산과 같은 아주 기초적인

국가의 자급능력도 위협받고 있다. 지구 한 구석에서의 자연재해, 전쟁, 경기침체는 수천마일 떨어진 다른 나라

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가 자주권의 상실

<남>의 정부들은(그리고 갈수록 <북>의 정부들도) 국제 '경쟁력'을 증대시키기 위한 구조조정을 수행토록 요구받고

있다. 이것은 사회보장비 지출을 삭감하고, 산업과 무역의 증대를 위해 필요한 하부구조를 위한 비용지출을 증가

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은행이나 IMF는 그러한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차관을 준다. 채무의 상환은 정부의 재정

정책에 제약을 기할 뿐만 아니라(복지, 교육, 보건 등을 희생시킨다) 세계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강화시킨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희소성

표준화된 대량생산 체제의 요구에 따라 사람들의 일상적 필요와 욕망(음식, 옷, 주택, 사치품 등에 대한)이 갈수록

균일화된다. 사람들이 도처에서 자기 지역의 풍부한 자원을 포기하고 산업체제에서 요구되고 있는 좁은 범위의 자원을

선호함에 따라, 그 결과 자원은 인위적으로 희소하게 되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도시화

경제의 세계화는 대규모로 인구의 도시집중화를 야기한다. 적어도 아직은 세계인구의 다수가 시골에서 살고 있긴 하지만,

2025년경에는 60%가 넘는 인구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시화는, 특히 <남>에서, 많은 문제 - 과밀한

빈민촌, 실업, 빈곤, 비위생적 환경, 오염과 같은 문제들을 의미한다. <북>에서조차도, 도시화는 직접적으로는 진정한

공동체의 상실로 연결되고, 간접적으로는 소외와 자살에서 범죄, 폭력, 마약에 이르는 문제들을 낳는다. 만일 세계인구의

도시집중화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지속된다면 이러한 문제들이 유례없는 수준에 이르러 엄청난 파국이 닥칠 것이다.

 

위협받는 식량공급

세계의 인구가 도시로 집중되기도 하지만 가치나 이상도 도시적, 서구적 모델에 갈수록 더 많이 의존하게 된다. <남>에서는

농업이나 어업은 일관되게 낙후되고 미개한 것으로 묘사되는 한편, 도시의 소비적인 생활양식이 본받아야 할 이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지구적인 상품시장 및 지원구조는 소농이나 기타 기초 생산자들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최소화

하면서, 기업적 중간상인들의 이윤은 극대화하도록 운영되고 있다. 농민과 어민들에게는 그들의 일을 계속해나갈 인센티브

가 없어졌다. 식량생산의 포기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장차 우리의 먹거리는 어디에서 올 것인가?

예를 들어, CIS(구소련)의 식량생산은 1990년대 초 경제적 자유화 정책이 도입된 이후 거의 30%가 감소하였다. 이런 추세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심히 우려할 만한 것이다.

 

빈부격차의 심화

경제의 세계화는 남북간 및 개별국가 내에서의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산업생산은 갈수록 대규모의 컴퓨터화 내지

자동화 과정에 의존하고 있고, 그 결과 사람의 노동은 점차 밀려나고 있다. 또한, 다국적기업들의 자유로운 이동성으로 인해

임금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만일 세계의 인구가 계속하여 농장을 버리고, 산업부문의 희소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향한다면,

일자리도 없이, 그리고 일자리에 대한 전망도 거의 없이 다수 인구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빈곤의 확산은 필연적이다.

실제로, '일자리 없는 성장' 시나리오는 - 만일 그것이 오래 지속된다면 - 사회적 안정과 질서를 붕괴하고, 궁극적으로는 가진

자와 못가진 자들간의 전쟁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세계의 350명의 억만 장자의 재산은 세계인구 중 45%에 달하는

하위 빈곤층의 연간수입 총액과 맞먹는 실정이다. 그리고 그 불평등은 계속 커가고 있다.

 

환경파괴

경제의 세계화는 이미 산업화로 인해 심각해진 생태적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다. 오염된 공기와 물, 쌓여가는 독성 폐기물과

핵쓰레기에 덧붙여서, 우리는 삼림훼손, 오존층 고갈,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직면해 있다. 만일 현재의 추세가 계속

된다면 생태계가 받는 위협은 심각한 것이 될 것이며,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의 도시화와 산업화의 결과는 파국적일 것이다.

 

문화적 다양성의 상실

경제의 세계화는 지구상의 여러 다양한 문화들을 획일화된 서구문화로 대체하고 있다. 사람들은 토착적 전통들을 은근히 경멸

하면서 서구적 소비주의 생활양식을 이상적인 것으로 제시하는 대중매체와 광고이미지들에 의해 끊임없이 세뇌당하고 있다.

그에 따른 심리적 압박 - 특히 '금발머리, 푸른 눈'을 갖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 은 심각한 불안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열등감과 자기부정의 심리는 특히 <남>에서 오늘날 보는 인종적 갈등과 폭력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세계화 경제체제에서는 궁극적으로 승자는 아무도 없다. 노동자들은 실직상태이거나 고용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거의

아무런 보장도 없이 저임금을 받고 있다. 1차 생산자들과 소규모 상점주들은 큰 기업들에 의해 밀려나고 있다. 소농들은 비하

되고 경제적으로 파산하여, 거대도시들 속으로 흡수되어가며, 그 결과 마을과 소읍들은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활력을 잃어

버린다. 환경은 단기적인 이익추구 때문에 갈수록 오염되고, 불안정해져가고 있다. 그리고, 부유한 소수들도 궁극적으로는

갈수록 커가는 문제들을 회피할 수 없다. 그들 역시 생태적으로 손상된 지구 위에서 생존해야 하고, 범죄, 폭력, 인종적 갈등

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사회적 붕괴현상에 마주쳐야 한다.

 

- 김종철 <녹색평론 47호, 1999년 7~8월> -

출처 : 인드라망과 생명평화
글쓴이 : 괜찮아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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