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달팽이

베트남 사람들, 대단쿠나~

거울닦는 달팽이 2009. 7. 20. 17:50
반응형

 

정말 몰랐었다.

 

 프랑스와 일본, 그리고 미국과의 근 100여년에 걸친 강대국의 지배와 침략 전쟁에 끝까지 저항하여 자신의 온전한 국가를 건설한 베트남에 대해, "월망 패망한 거 봐라~ 나라 잃으면 저렇게 보트 피플이 되어 망망대해에서 죽을 똥, 살 똥 모르는 신세가 되버리는거다.."라는 교육을 받고 자랐던 나,

 

그 보트 피플이라는 사람들이  베트남을 지배하던 강대국에 빌붙어 호위호식하던 관료, 군인, 종교인(카톨릭 계열, 불교 승려들은 독립을 촉구하며 분신까지 하던 상황)들로, 쉽게 말하자면 현재 우리나라로 치자면 친일파, 뉴라이트 계열의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정말 몰랐었다.

 

세계 강대국들이 만만한 약소국을 집어 삼키던 그때의 근 100여년 동안이나, 베트남 사람들은 끝까지 끈질기게 항쟁하여 자신들의 힘으로 독립 국가를 이루어냈다는 사실을 나는 몰랐던 것이다.

우리는 결국 분단 조국, 반쪽짜리 독립이었는데 말이다..

 

그런 것도 모르고  영화 속의 주인공 람보가 월남의 밀림지대에서 엄청난 기관총으로 베트콩을 신나게 죽이는 것이 아주 멋지다고 생각했었으니..ㅠ.ㅠ

죽임을 당하는 그들이 외세의 침략에 대항해서 목숨을 걸고 자신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던 베트남 민중들의 모습이었건만..ㅠ.ㅠ 어릴 적 읽었던 책에서도 베트남에서 완전 잘  싸우는 우리 국군이라는 이미지는 얼마나 강렬했던가?? 흐흑~ 무고한 베트남인들을 죽이는 싸움에 동참해서 거든 일일뿐이라는 걸...ㅠ.ㅠ

 

하긴 돌아보니, 많은 베트남 참전 군인들의 명예나 거짓된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이 역사적 사실을 대충 가리고만 싶었을 건 당연한 것 같다. 

 

성조기 휘날리며 세계 곳곳에서 패권을 장악하던 미국이라는 자이언트가 유일하게 패배한 전쟁이,

약소국의 운명을 끝까지 거부한 베트남전이이었다는 사실을  한번도 생각해 본 적도 없었던 것이다

 

 아.. 정말 대단타..베트남 사람들...(여기 발음으론 비엔남 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기까진 우리의 백범 김구 선생처럼 호치민이라는 위대한 인물이 있었던 까닭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나, 뭐했니???

  

그동안  여기서 만나는 베트남 인에 대한 내 생각도 우리보다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 사람들도 왜소하고 빈티나는 분위기, 뭐.. 내심 편하고 만만하게 생각하는 기분도 들었었고,

 

한편으로, 월남은  패망했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고 북한 같이 폐쇄적인  공산주의가 되었다는거구나....라고 생각했다가, 그런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그 베트남은 또 도대체 뭐지? 아..헷갈리~모르겠다..귀찮다..신경끄자..라는 게 솔직한 내 생각이었다.

 

결국 패망한 월남이라는 건,  강대국에 빌붙어 자기네 이익만 추구하던 우파가 집권하던 월남이 무너졌다는 말이었을 뿐이얶는데...

 

하지만 그 이후의 세계 역사는 자본주의, 신자유주의가 날개를 달고 승승장구 해 왔었고,  내게도 베트남은 잊혀진 나라로, 별 볼일 없는 관심권 밖의 나라였던 것이었다.

 

현재 베트남은 사회주의 체제이면도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개방한 상태로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공산주의와는 다른 모습이다.

물질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뒤떨어져 있는 상태지만, 이런 역사를 가지고 자주적인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의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은 말할 수 없이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전을 소재로로 한 <무기의 그늘>을  썼던 황석영씨가 그런 식의 변절을 했는데...

누가 다시 베트남의 역사를 돌아보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싶을까?

나로서는 베트남인들의 저력에 놀라웠을 뿐이다.

 

나만 모르고 지낸 것 같지는 않아서, 블로그에 포스팅해 놓는다.

 

*시키지도 않는 역사 공부를 하면서, 느낀 바를 끙끙거리면서 블로그에 올리는 나..^^;

내 나이 마흔 넘어 이런 잘못된 역사적 시각을 돌아 볼 기회가 있다는 게 실은 감사하다..

조금 더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노력이라고 할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