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어..

인생은 아름다워~

거울닦는 달팽이 2017. 6. 2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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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도 보고,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지내지만...
기록하지 않고 지내면 
마치 손바닥안의 모래알처럼 사라져 버리는 일상의 기억들..
그 일상에서 건질 수 있는 작은 보석들을 모아두고 싶어서 
이 블로그를 열었건만...
늘 그렇듯 제대로 포스트하고 싶은 일들에는
귀차니즘과 어설픈 완벽주의가 이런 시간들도 모래로 흘려보낸다...
이제부터라도 영화, 독서 같은 카테고리에 기록해 두고 싶은 것들은
최소한 사진이나 음악이라도 옮겨 놓는 작업 정도는 하고 지내보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이 영화는 내내 보기를 미루고 두려워했다.

<슬픔 많은 세상도 기쁜 마음으로 살아내자>는 것이 내 블로그의 모토인데두...

아우슈비츠에서의 삶, 거기에 어린 아들까지 나오는 이야기라길래...

그 어둠과 슬픔을 견디며 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랑 꼭 같이 보고 싶은 영화중의 하나라는 남편의 간청(?)이 있었기에..ㅋ

그의 청을 허하노라는 의미에서 보았다는..ㅋㅎㅎㅎ

 

 

 

 

 

 

영화의 전반부에서는 

남자 주인공보고 "뭐야? 돈키호테도 아니고? 너무 작위적이잖아..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의 기적적인 완성.. 

사랑스런 아이도 태어났는데..

유태인인 남자 주인공과 그 어린 아들이 아우슈비츠에 끌려간 이후의 스토리는 

영화 전반부 내겐 오버스럽다 느껴졌던 캐릭터의 주인공의 그 유머쩌는 모든 말과 행동들이

아우슈비츠 안에서 그 어린 아들을 보호하려는 진짜 연극이 되었기에

보는 내내 마음 밑바닥에 울음을 저장하게 한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침대에 엎드려 펑펑 울고 말았다는..ㅜ.ㅜ

나 아줌마 맞어? ㅋㅋ

 

남성 홀몬이 팍팍 분출해서 왠간하면 

무쇠심장으로 지내는 것 같은 요즘의 나였는데...

 

 

 

 

아...그러고 보니...

얼마전 이 곳에서도 상영한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보러 가서도...

영화 시작 한 5분여 지난 후부터 나도 모르는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주체할 수 없었다는....ㅠ.ㅠ

그 역시 노무현대통령의 삶과 꿈과 희망과 좌절과 죽음까지 내 무의식속에 저장해 놓고 있다가 영화를 보는 순간 터져나온 게 아닌가 하는..ㅠ.ㅠ 

(앗, 다시 삼천포로 빠지는 나..)

 

 

이 영화가 더 나를 울게 했던 이유는 

내가 살면서 읽었던 책 중 

가장 인간 존재에 대한 회의와 그에 상반되게도 

죽지 않는 인간이 지닌 내면의 힘에 대해

감탄하게 했던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라는 책의 내용과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함께 오버랩되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냥 영화의 스토리만으로는 저건 지어낸 영화지...라면 잊을 수 있지만,

거기서 살아남은 자들이 남긴 기록들을 읽은 기억이 되살아나니...ㅠ.ㅠ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의 경험에서 

인간이란 존재가 극한 상황에 놓이면 어떤 동물보다 잔인하고 비열한 존재로 변하기도 하고,어떤 존재는 그 극한 상황에서 도리어 성인처럼 행동하는 것을 지켜본 기억을 과학자의 시선 때문인지 너무나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우슈비츠를 견딘 그가 세상에 돌아와서 스스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알고서 내 마음이 얼마나 찢어지는 기분이었던지..ㅠ.ㅠ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의 경험이후, 이후 현대 심리학의 큰 획을 긋게 된다.

어떤 인생도 의미를 붙일 수 있는 인간은 살아갈 힘을 가진다고...

어떤 순간에도, 심지어 죽어가는 순간에도 자신의 생각과 태도는 자신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인간의 주체적 의지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

(영화의 남주인공이 선택한 행동도 마찬가지...자식을 살리기 위한...

그리고, 위대한 죽음, 소크라테스의 죽음, 노대통령의 죽음도 떠오른다는....)

그래서, 나 역시 별 것 아닌 삶이라는 것을 알지언정, 

나름 의미 붙이며 이 갑갑한 일상을 긍정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게 해 주니

감사하다고 할까...

 

붓다 말씀처럼 인생은 고해...

더군다나 역사적 광기로 자신이 극한 상황에 내몰린 인간의 경험이라는 것은

(문득 위안부 할머니들이 떠오른다..ㅠ.ㅠ )

인류전체를 보아서는

앞으로는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성찰과 반성과 철벽같은 마무리를 해 두는 것이

우리 인류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이고 숙제라고 생각한다.

 

내 삶의 시간들도 쌓여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

프리모 레비의 책 제목처럼

이건이 인간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일들도 참 많이 알게 된다..ㅠ.ㅠ

 

인간의 어둠이 짙을수록 

인간이기에 내뿜는 빛 또한 강렬한다는 것을 믿고 싶다..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공존하는 

모순을 살아내는 인간이라는 존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아름다워~" 라고 말하고 싶은...

갱년기 아짐의 화석화된 심장을 녹여준 아름다운 영화였다...

 

(으흐흐...영화 제목과 그림만 올리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쓰여지네..신기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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