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내내 보기를 미루고 두려워했다.
<슬픔 많은 세상도 기쁜 마음으로 살아내자>는 것이 내 블로그의 모토인데두...
아우슈비츠에서의 삶, 거기에 어린 아들까지 나오는 이야기라길래...
그 어둠과 슬픔을 견디며 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랑 꼭 같이 보고 싶은 영화중의 하나라는 남편의 간청(?)이 있었기에..ㅋ
그의 청을 허하노라는 의미에서 보았다는..ㅋㅎㅎㅎ
영화의 전반부에서는
남자 주인공보고 "뭐야? 돈키호테도 아니고? 너무 작위적이잖아..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의 기적적인 완성..
사랑스런 아이도 태어났는데..
유태인인 남자 주인공과 그 어린 아들이 아우슈비츠에 끌려간 이후의 스토리는
영화 전반부 내겐 오버스럽다 느껴졌던 캐릭터의 주인공의 그 유머쩌는 모든 말과 행동들이
아우슈비츠 안에서 그 어린 아들을 보호하려는 진짜 연극이 되었기에
보는 내내 마음 밑바닥에 울음을 저장하게 한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침대에 엎드려 펑펑 울고 말았다는..ㅜ.ㅜ
나 아줌마 맞어? ㅋㅋ
남성 홀몬이 팍팍 분출해서 왠간하면
무쇠심장으로 지내는 것 같은 요즘의 나였는데...
아...그러고 보니...
얼마전 이 곳에서도 상영한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보러 가서도...
영화 시작 한 5분여 지난 후부터 나도 모르는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주체할 수 없었다는....ㅠ.ㅠ
그 역시 노무현대통령의 삶과 꿈과 희망과 좌절과 죽음까지 내 무의식속에 저장해 놓고 있다가 영화를 보는 순간 터져나온 게 아닌가 하는..ㅠ.ㅠ
(앗, 다시 삼천포로 빠지는 나..)
이 영화가 더 나를 울게 했던 이유는
내가 살면서 읽었던 책 중
가장 인간 존재에 대한 회의와 그에 상반되게도
죽지 않는 인간이 지닌 내면의 힘에 대해
감탄하게 했던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라는 책의 내용과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함께 오버랩되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냥 영화의 스토리만으로는 저건 지어낸 영화지...라면 잊을 수 있지만,
거기서 살아남은 자들이 남긴 기록들을 읽은 기억이 되살아나니...ㅠ.ㅠ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의 경험에서
인간이란 존재가 극한 상황에 놓이면 어떤 동물보다 잔인하고 비열한 존재로 변하기도 하고,어떤 존재는 그 극한 상황에서 도리어 성인처럼 행동하는 것을 지켜본 기억을 과학자의 시선 때문인지 너무나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우슈비츠를 견딘 그가 세상에 돌아와서 스스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알고서 내 마음이 얼마나 찢어지는 기분이었던지..ㅠ.ㅠ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의 경험이후, 이후 현대 심리학의 큰 획을 긋게 된다.
어떤 인생도 의미를 붙일 수 있는 인간은 살아갈 힘을 가진다고...
어떤 순간에도, 심지어 죽어가는 순간에도 자신의 생각과 태도는 자신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인간의 주체적 의지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
(영화의 남주인공이 선택한 행동도 마찬가지...자식을 살리기 위한...
그리고, 위대한 죽음, 소크라테스의 죽음, 노대통령의 죽음도 떠오른다는....)
그래서, 나 역시 별 것 아닌 삶이라는 것을 알지언정,
나름 의미 붙이며 이 갑갑한 일상을 긍정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게 해 주니
감사하다고 할까...
붓다 말씀처럼 인생은 고해...
더군다나 역사적 광기로 자신이 극한 상황에 내몰린 인간의 경험이라는 것은
(문득 위안부 할머니들이 떠오른다..ㅠ.ㅠ )
인류전체를 보아서는
앞으로는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성찰과 반성과 철벽같은 마무리를 해 두는 것이
우리 인류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이고 숙제라고 생각한다.
내 삶의 시간들도 쌓여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
프리모 레비의 책 제목처럼
이건이 인간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일들도 참 많이 알게 된다..ㅠ.ㅠ
인간의 어둠이 짙을수록
인간이기에 내뿜는 빛 또한 강렬한다는 것을 믿고 싶다..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공존하는
모순을 살아내는 인간이라는 존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아름다워~" 라고 말하고 싶은...
갱년기 아짐의 화석화된 심장을 녹여준 아름다운 영화였다...
(으흐흐...영화 제목과 그림만 올리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쓰여지네..신기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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