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달팽이

왜 좋은 사람들이 세상을 먼저 떠나는걸까?..ㅠ.ㅠ

거울닦는 달팽이 2018. 7. 2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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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한 자들, 즉 마음이 부서진 자들에 의해서 민주주의는 진보한다’

                                                             -파커J.파머



 



한국 시간으로 7월 23일..,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선 7월 22일 일요일 늦은 오후..

저녁 준비로 주방에 있던 나에게 남편이 다가오며 하는 말..

" 노회찬씨가 돌아가셨대..."

응???

뭐라고???

뭔 개풀 뜯는 소리???


워낙 유머러스하게 촌철살인하는 분이니까

사람들이 말장난하는거 와전된 거 아닐까???

우리, 오늘 아침에도 노회찬씨 얘기 했는데, 뭔 소리???

...

그러다가, 인터넷 들어가보고선

나는 망연자실...

.

.

.

나...사실..울 나라 다녀온 후, 

시차로 인한 불면증과 여행 후유증이 너무 커서 힘들어 하고 있었다.

그러게...저 태평양 바다 너머의 우리나라에선 

모두들 정신 사나울 정도로(?) 활력있고 생기있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갑자기 장면 탁~ 바뀌어

이곳에 떨어져 있는 나의 삶..

하릴없고 적적하고 딱히 꼭 해야만 하는 일없는

물같이 느리게 심심하게 천천히  흘러가는

나의 삶이 갑갑하게.. 무력하게 느껴지던 차..ㅠ.ㅠ


이 날 일요일 아침, 

문득 남편에게 말했었지...


"나, 첼로를 배워봐야겠어. 

유튜브 보니 첼로도 기본부터 가르쳐 주는 동영상이 있더라구...

유진이가 두고 간 저 첼로를 내가 배워보면 어떨까?...ㅎ

노회찬씨  말야...

그가 첼로 연주 할 줄 안다는 것 알아?

(당근, 남편 왈, 몰랐다면서, 그런 소소한 것들도 아는 내가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본다..)

어쩜 그런 면이 그 사람을 더 멋있게 해주잖아..."


그렇다,

일단 유머있고, 똑똑하고, 악기도 하나 정도 연주할 줄 아는 남자..난 너무 좋다.^^

(우리 남편이 내게 낙점받은(?) 충분 조건이기도 하나,

이런 사람은 돈이 잘 안 따른다는 슬픈 운명이 뒤따르더라는 ~~ㅠ.ㅠ)



.노회찬,첼로 검색해보니, 나온 동영상..

.



그렇게 말이야..

 이날 우리 아침 대화에 이렇게 첼로이야기와 더불어 

노회찬씨가 회자되었는데..

저녁에 이 분이 돌아가셨다는 황망한 소식을 듣다니...ㅠ.ㅠ

멍~

.

.

.


대충의 내용은 이러했다.

드루킹 특검이 

김경수씨를 잡고 늘어지다 늘어지다  결점 한 점  없으니

노회찬의원을 표적삼아 캐고 또 캐어

그도 잊었을만한 과거의 강연후 

후원금 내지는 사례금조로 받은 돈을

기필코 찾아낸 것이었다는...ㅠ.ㅠ


본인도 잊고 있다시피한 그 사실이 기억났을 때..

아차~ 하고 아득했을 그의 마음이 상상이 되어

더 슬프다...ㅠ.ㅠ


요즘 같은 세상에

그 정도의 돈에 의해 

자신이 살아온 삶과 

정당에 치명적인 흠결이 될거라 생각하여

목숨을 내어놓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ㅠ.ㅠ


천문학적인 국민 돈을 

치밀한 사기짓으로 자기 주머니에 채워넣고도

한점 부끄럼이 없는 대통령이 있는가하면,

자발적 후원금으로 생각하고 받은 돈 때문에 

죽음을 떠올리는 순수한 정치인도 있는 세상이라니...ㅠ.ㅠ



하루 지난 뒤 저녁 식탁에 남편과 마주 앉아

나는 말한다..


"참..마음결 고운 사람이었나봐..." 

ㅠ.ㅠ

나 라면 그냥 솔직히 말해버릴텐데..

"예전 일이어서 잊고 있었고,

그 돈은 강의 사례금, 후원금 같은 걸로 알고,

감사히 받아 필요한데 잘 사용했다고..

그게 잘못된 거라면,

개인적으로 법적 댓가를 달게  받겠고,

우리 정당과는 연결시키지 말아주십시요.." 라고 ...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나와

정치 세계는 당연히 다른 세상이겠지?ㅠ.ㅠ


오늘 아침..

그와 친하게 지내던 유시민씨가 오열하는 동영상을 보고

 아이처럼 같이 운다...ㅠ.ㅠ

가장 좋아하고 가까이 지낸 사람들을 그렇게 잃은

유시민씨의 마음이 걱정된다...

.

.

문득, 인간에 대한 생각이 꼬리를 문다..

.

.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으면서

나의 한 줄 요약은 

"잔인하고 못된 인간이 결국 지구 위의 승자가 된다" 였다는.. ㅠ.ㅠ


하지만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잔인하고 이기적인 본성을 

양심의 힘으로 늘 극복하려 노력하면서 살아가기에 

동물과 다른거라고.. 

그런 경향이 강한 사람을 난 인간다운 사람이라 생각했지...


그렇게 인간다운 사람...

 늘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주었던 사람,

모든 국민이 하나의 악기는 연주할 줄 아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 했던 

이 식물성의  정많고 스마트하고 유머 넘치던 옆집 아저씨 같던 이 분은

자신의 과거의 작은 흠결 하나에

세상에 부끄러워

목숨을 버리셨구나...ㅠ.ㅠ


다음 날

친구의 카톡에 쓰인 글...


당신만한 정치인도 드물었습니다.ㅠ.ㅠ

이제는 편히 쉬세요...




이 와중에..

나는 감사하다..ㅠ.ㅠ


세상의 아름다운 사람을 알아보고 지지하는 벗이

내게 있음이...


그래요..

노회찬 의원님,

평화로운 그 곳에서

이젠 시간 많으시니 첼로 연주도 하시면서 

지상의 대한민국의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늘 응원해주실거지요..


이젠 맘 편히  쉬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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