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달팽이

페이스북 경영진이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이유

거울닦는 달팽이 2018. 5. 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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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취지의 페이스북 내부 문건이 유출돼 파문이 일어난 가운데 지난 1월 23일 가디언지는 페이스북 고위 임원 중 누구도 정상적으로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왜 소셜미디어 경영진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인간의 심리적 취약성을 파고들어 이용자를 중독 상태로 이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업 경영진은 이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에 중독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숀 파커 페이스북 공동 창립자는 지난해 10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소셜미디어에 대해 '양심적 이용 거부 중'이라고 선언했다. 

숀 파커 [사진 더 가디언 온라인판 캡처]


그는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어떻게 가능한 한 많은 시간과 의식적 관심을 소비하게 만들까'에 집중한다"며 "누군가의 사진이나 글을 보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남기는 과정에서 약간의 도파민 같은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회적으로 확인된 순환 고리며, 정확히는 인간의 심리적 취약성을 이용한 것"이라며 "나, 저커버그, 인스타그램을 만든 케빈 시스트롬은 모두 이를 인식했으나, 어쨌든 우리는 (이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페이스북 부사장이던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도 지난달 11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학술대회에서 '도파민 자극'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만든 단기적이고, 도파민이 움직이는 피드백 순환 고리는 사회 작동 방식을 파괴하고 있다"며 "사회 담론과 협력은 사라지고, 잘못된 정보와 거짓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페이스북 고위 임원 누구도 '정상적'으로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한다. 친구 추가가 어렵고 공개되는 게시물도 거의 없으며, 친구 수 등 기본 정보도 비공개다.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가 중국계 부인과 함께 중국식 만두 교자를 빚으며 설날을 맞이했다. 2017년 1월 29일 [사진 저커버그 페이스북]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관리 직원은 최소 12명이다. 이들은 저커버그가 올릴 글과 연설문을 점검하며, 사진가를 대동해 완벽히 설정된 사진을 공개한다. 저커버그가 더 혁신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일수록 대중은 페이스북에도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트위터도 다르지 않다. 고위 임원 9명 중 4명만이 하루 한 건 이상 트윗을 올린다.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트위터 가입 6년차이지만 한 달에 올리는 글은 2건이 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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