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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아비규환 리비아..땅.하늘.바닷길 대탈출

거울닦는 달팽이 2011. 2. 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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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규환 리비아..땅.하늘.바닷길 대탈출(종합)

 

벵가지
벵가지 법원 앞에 모인 주민들. (AP=연합뉴스)

 

 

정부군 초강경 무차별 시위 진압..1천명 사망설
각국 정부 자국민 탈출작전에 전력
"시위대, 동북부 지역 장악"..시위사태 혼돈

(카이로.두바이=연합뉴스) 고웅석 강종구 특파원 =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예고한 `피의 보복'이 현실화되면서 수도 트리폴리가 생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거리 곳곳에는 시위대의 시신이 나뒹굴고 있으며 움직이는 사람이면 누구나 총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민들은 절규하고 있고, 리비아에 머물고 있던 외국인들은 육로, 바닷길, 항공편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탈출행렬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가 토브룩 등 리비아 동북부 지역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리비아 시위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상상을 뛰어넘는 `대량학살' =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적인 유혈 진압이 자행되고 있는 수도 트리폴리의 거리 곳곳에는 시신들이 수습되지 않은 채 나뒹굴고 있다고 AP통신이 주민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한 주민은 민병대가 구급차 뿐 아니라 움직이는 사람 누구에게나 실탄을 발사하고 있어 부상자들이 거리에 버려진 채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거리를 장악하거나 건물 옥상에 주둔한 특공대가 시위대에 발포했다면서 "총에 맞아도 병원에 갈 수 없다. 아무도 거리를 다닐 수 없다"고 울부짖었다.

   시위가 격렬했던 동부 도시 알-바이다에서도 상상을 넘어서는 대량학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주민 아프메드 알-마흐리는 "그들이 비행기로 폭격을 가하고 탱크를 동원해 사람들을 죽였다. 거리에 나오기만 해도 사살한다"며 "상상을 넘어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는 대량학살"이라고 전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리비아 시위 사태로 1천명이 숨졌다는 추정치는 신뢰할만한 정보라며 인명피해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땅.하늘.바다길 총동원한 대탈출 = 리비아 당국의 유혈진압 강도가 극에 달하자 리비아에서 자국민을 탈출시키려는 세계 각국의 소개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트리폴리공항과 벵가지공항이 수시로 폐쇄돼 자국민의 출국 수단을 항공편에만 의존할 수 없자 여객선 또는 군함을 동원한 바닷길, 또는 육로 이동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미국은 전세 페리를 동원, 리비아 인근 섬나라인 몰타로 자국민들을 피신시킨다는 방침이다.

   프랑스는 비필수 인력을 리비아에서 출국시키기로 하고 이날 공군기 3대를 트리폴리로 급파했으며, 영국은 전세기와 함께 해상 소개에 대비해 해군 전함 HMS 컴벌랜드호를 배치했다.

   독일은 국적항공사 루프트한자 여객기와 군용기 2대를 보내 자국민 400명을 철수시키기로 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이날 150명 정원의 공군 수송기와 해군 프리깃함이 리비아로 출발했다.

   터키는 리비아 정부로부터 항공기 착륙 승인을 거부당하자 23일 두 척의 배에 자국민 3천명을 태워 자국으로 귀국시켰다.

   리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튀니지와 이집트 국민들은 주로 육로를 통해 자국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튀니지인 3만여 명은 리비아 서쪽 국경을 넘어 튀니지로 탈출했고 이집트인 5천명도 육로를 통해 리비아를 빠져나왔으며, 약 1만명이 국경 근처에서 출국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 동부지역 장악 = 이런 가운데 리비아 동부 일대 지역은 시위대가 장악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항구도시 토브룩 시민들은 지난 22일 외신을 통해 이 지역이 시민들의 손으로 넘어온지 사흘째 됐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시위 진압을 담당했던 리비아 군인들도 자신들은 더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지지하지 않으며 리비아 동부 일대가 카다피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설명했다.

   거리 곳곳에서는 시위대를 가득 태운 트럭들이 눈에 띄었고 중앙 광장 인근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카다피의 '그린북(Green Book)'을 형상화한 동상을 파괴하기도 했다. 그린북은 정치.경제에 대한 카다피의 견해를 담고 있는 혁명지침서로 지난 1975년에 발간됐다.

   일부 시위대는 거리에서 `그린북'들을 모아 불태우거나 카다피의 초상화를 방망이로 내려치기도 했다.

   리비아 육군 소령이었다는 하니 사드 마르자도 "동부의 모든 지역은 이제 카다피의 통제에서 벗어났다. 이곳 시민들과 군은 함께 한다"고 말했다.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다피 정부가 제2의 도시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북부지방 키레나이카(Cyrenaica)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 규탄 한목소리 = 리비아 정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2일 언론발표문을 통해 "민간인에 대한 폭력과 무력 사용을 비난하며 평화적 시위를 억압하고 있는데 개탄한다"고 밝혔고, 유엔 인권위원회는 오는 25일 리비아 사태를 다룰 특별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3일 유럽 각국에 리비아와의 모든 경제관계를 중단하고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트리니다드 히메네스 스페인 외무장관도 "리비아에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상황은 어떤 관점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자기 국민에게 폭탄을 퍼붓기로 결정한 지도자는 국가를 이끌어갈 정통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페루 정부는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에 항의하는 뜻에서 리비아와의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리비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벌어진 이후 외교 관계 단절 조치는 페루가 처음이다.

  
inyon@yna.co.kr

출처: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02/23/0200000000AKR20110223240900070.HTML?did=117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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