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달팽이

(펌)천재적인 사기 소녀가 교포 사회에 미친 영향

거울닦는 달팽이 2015. 6. 1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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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했던 생각과 일치해서

퍼 놓아본다.

 

 

 

미친 천재적인 사기 소녀가 교포 사회에 미친 영향

이 소녀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부모가 주도하여 이 모든 사기극을 계획했을 것이다… 그러니 더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 아니다, 아직 어린애다… 이제 그만하자…딱히 크게 피해 본 것도 없지 않느냐… 애들 키우는 엄마 맞냐? 이 소녀를 두고 이래 저래 참 말 많은 6월입니다.


저는 이곳 미국에서 교육 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이 학생의 기사를 처음 부터 굉장히 관심을 갖고 두고 보고 있었습니다. 단 며칠 만에 천재 소녀에서 사기 소녀로, 그리고 이제는 미친 소녀가 되버린 그 학생을 보면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할까를 더욱 더 고민하게 되네요. 

종종 이 소녀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은 없지 않냐? 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는데요 그것은 지극히 한국 사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인드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이 소녀로 인해 딱히 피해 본 것 없습니다. 그냥 멘붕 정도… 수학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 기대됐던 소녀가 한 순간에 동시 입학은 커녕 두 대학에 합격 조차 못했다는 애기는 그 누구라도 관심을 갖기에 충분한 기사거리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이 소녀의 사기 사건이 갖는 의미는 딱 여기 까지입니다. 쯧쯧거리며 혀를 차는 정도… 욕 몇 마디 해주면 끝나는 정도…그 중 좀 착한 사람은 '어린 애가 어쩌다…' 정도… '다 부모 잘못이지…', '아프다니 그냥 놔두자…' 이런 마음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착한 마음 가지신 분들을 비난할 의향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착한 분들이 한가지 간과하고 계시는 건 잘잘못은 덮어두고 무조건 선한? 마음으로 베푼 말과 행동이 언젠가 나에게 칼날이 되어서 날아올 수 있다는 겁니다. 그녀에게 베풀 용서는 모든 잘잘못이 제대로 가려진 후,그들이 자신의 죄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 치료, 댓가가 치뤄진 후 이뤄져도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이른 감이 있네요. 이 학생은 분명 여기 살고 있는 많은 아시안 학생들에게 피해를 끼쳤습니다. 가장 가깝게는 TJ 고등학교의 내년 입학생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는 분명 발생합니다. 이 학생과 비슷한 과로 분류된 학생들은 대학에서 더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헤쳐질 것이고 조금이라도 비슷한 성향을 보이면 가차 없이 아웃입니다. 그러니 이곳에 살고 있는 교포 학부모들이 이 사안에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죠.

전 해마다 옆에서 미국 고등학생들이 대학을 가는 과정을 지켜봐온 사람입니다. 그들에게 직,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도움을 주고 가이드를 해주는 이 방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은 입시컨설턴트입니다. 직업 상 저는 대학 입학 사정관, 고등학교 입시 카운슬러, 다른 입시 컨설턴트…와 많은 교류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소모임에서는 아시안은 저 한명이고 이 사안이 하도 수상하여 그들과 함께 이 사안에 대해 공론을 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예전에 여기에 적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는 한달에 한번씩 모여 요새의 입시 경향을 분석하고 서로의 케이스를 스터디하고 데이타를 분석하고… 새로운 정보를 교환합니다. 저는 하루 종일 대학입학에 관련된 일을 하며, 하루 종일 3천개가 넘는 미국 대학을 분석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런 성적에 이런 이런 관심과 성향을 가진 학생이 이런 이런 대학에 가면 성공할 확률이 높더라를 하루 종일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아이비에 보낼 수 있느냐가 아닙니다. 어떤 대학에 가면 이 학생이 열심히, 즐겁게 공부하고 자신이평생 할 일의 기초를 그곳에서 다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지도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가이드를 받으면 아이를 아이비에 보낼 수 있다라고 광고하는 입시 컨설턴트가 종종 있다는 것을 저도 잘 압니다. 몇 만불씩이나 되는 터무니 없는 가격을 내놓으며 학부모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지금 당장 뭘 하지 않으면 아이비는, 명문대는 꿈도 꾸지 말아라…라고 광고하는 동종업계의 일부 입시 컨설턴트를 저는 같은 동료로 여기지 않습니다.

몇 만불씩이나 되는 돈을 지불하고 만나야 하는 입시컨설턴트가 설 자리가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학부모---동양 학부모---들의 도가 지나친 명문대병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이 입시 컨설턴트가 가이드한 학생이 아이비를 갔다고 하면 그날 부터 그 사람은 학생이 미어터지기 시작합니다. 또 누구네 집 애가 아이비를 갔다고 하면 그 아이가 한 액티비티와 학과목을 따라하기에 혈안이 됩니다. 하지만 대학을 보내보신 학부모들이 가장 늦게 깨닫는 진리는 누구 누구의 아이가 한 액티비티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누구 누구 컨설턴트가 가이드 한 학생이 아이비 갔으니 우리애도 저 사람에게 맡기면 아이비를 가겠지라는 헛된 희망 보다 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관심 있는 지를 알고 그걸 흔들림 없이 밀어줄 걸…일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성적을 받고…혹시나 기대했던 성적이 아니라도 좌절하지 않게… 내 아이의 지금 이 모습을 사랑해줄 대학이 얼마든지 있다는 믿음으로 4년을 보낼 걸...이런 이런 과목 안 들으면 큰 일 날 줄 알았고… 이런 이런 액티비티해서 아이비 간 아이가 있으니 우리 아이도 그걸 시키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위험했던 생각이란 걸
아이를 대학에 보내봤던 학부모들은 공감할 것입니다. 

처음 이 사기소녀의 기사를 접하고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를 가진 학부모는 부러운 시선으로---걔 중에는 질투의 시선도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아이가 아직 어린 학부모들은 부러움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자식을 명문대에 보낼 수 있을까 하는 분석의 시선으로--- 쳐다보셨겠죠.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다 사기라고 밝혀진 지금 우리 교포 사회는 이 일에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 지 교육자의 입장에서 한 번 쳐다보게 됩니다. 

우리는 분명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 다음 부터는 결과가 만족스럽던, 불만족스럽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대범함을 부모부터 보여줘야 합니다. 중학교 때 까지, 9학년 때 까지 올 A였던 아이가 10학년 부터 무너지기 시작하고 11학년 AP 들을 때 부터는 심지어 D,C 까지 받아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혹여 우리 아이는 다행히 GPA 높고 SAT 성적도 잘 받았고 액티비티도 뭐 뭐 했고거기다 리더도 했고하더라도 명문대, 특히 아이비 문턱에서 좌절하는 것이 학생들---특히 아시안 학생---들의 현실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학교가 우리 아이를 거부했다고 세상이 끝나지 않습니다. 어디에서든지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에게는 제 2, 제 3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미국 대학 시스템입니다. 어떤 아이는 일찍 부터 철드는 아이가 있고, 어떤 아이는 대학교에 가서야, 어떤 아이는 30이 넘어야 철드는 사람 걔 중에는 죽을 때 까지 철 안드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지라도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 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 그것을 끝가지 밀어주고이것 대학 가는 데 도움 안되니까 하지 말라가 아닌---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보고 더 나아가 그것을 이 사회를 위해 어떻게 베풀 수 있는 지를 생각하고, 그리고 12학년 때 지금까지 한 모든 것을 합쳐 거기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그것이 우리아이들을 건강하게 이 사회에서 기르는 것이란 걸 사기 소녀 스캔들을 보며 한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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