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라는 장애를 이기고 성공한 음악가의 표상으로 꼽힌다. 그는 러시아의 야샤 하이페츠(Jascha Heifetz)와 더불어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혔으며, 야샤 하이페츠가 사망한 후 많은 사람들로부터 오늘날 바이올린의 주요 레퍼토리를 가장 훌륭하게 연주할 수 있는 연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천재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펄먼은 뉴욕의 링컨센터에서 열린 잊을 수 없는 연주회에서 비상한 실력을 발휘한다. 그날 밤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를 시작하자마자 바이롤린의 현 하나가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든 사람들이 딱 소리를 들었고, 오케스트라는 연주를 중단했다. 이 경우에는 끊어진 현을 새것으로 가느라 연주가 잠시 지체되는 것이 보통이다. 펄먼의 경우에는 시간이 더 걸릴게 뻔했다. 소아마비를 앓은 까닭에 의족을 찬 채 목발을 짚고 천천히 힘들게(그러나 위엄있게) 무대에 입장해서는 목발을 내려놓고 의족을 뺀 다음에 바이올린을 들어올려 연주를 시작했는데, 이제 역순으로 이 일들을 다시 해야 하고 무대 뒤로 가서 현을 교체한 후 다시 무대에 입장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펄먼은 뜻밖의 행동을 했다. 자리에서 꿈쩍도 않고 지휘자에게 연주를 다시 시작하라고 고개만 끄덕였을 뿐이다. 당시 객석에 있었던 <휴스턴 크로니클>지의 기자 잭 리머는 나중에 이렇게 썼다. "펄먼은 그러한 열정과, 그러한 힘과, 그러한 순수성으로 아무도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냈다. 세 개의 현만으로 교향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당신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날 밤에 펄먼은 그 사실을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연주가 끝나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잠시후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더니 객석은 온통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우리 모두 일어선 채로 환호성을 지르고 그의 연주에 최대의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온갖 환희의 몸부림을 쳤다." 이윽고 펄먼이 마이크를 잠더니 관중에게 연주와 더불어 영원히 기억될만한 말 한마디를 했다. "때로는 남은 것을 가지고 얼마만큼 음악을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예술가의 임무가 됩니다."
이 말은 우리같이 세계적 수준의 음악가나 운동선수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잘 살기를 원한다. 잘 사는 것도 일종의 기술이며 음악이나 스포츠처럼 숙련을 요구한다. 많은 사람들이 펄먼의 연주회에서 위대한 교훈을 얻은 것도 그 때문이다. 잭 리머의 말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급변하고 있으며, 불안정하고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이 세계에서 우리의 임무는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것으로 음악을 만드는 것이리라. 그러나 가진 것을 잃으면 어떻게 하나? 남은 것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 현이 끊어지더라도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영혼의 위대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펄먼은 다음 문장 두 개로 자신의 인생 역정을 압축했다. "당신의 능력을 믿어라(Trust your ability)" "당신에게 주어진 것을 가지고 살아내는 것, 그게 인생의 목표다(That's the goal, to survive your gift)." 그의 말은 장애 유무를 떠나 우리 모두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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