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아름다워~

멀리 가는 물

거울닦는 달팽이 2017. 8. 5.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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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기록이 되어 주고 있는 이 블로그...

지난 시간의 포스팅을 우연히 들여다 보는 일이 생기는데.

오늘이 그랬다.

그리고, 그 때 그 포스팅을 하던 시간의 까마득한 기억에서부터

지금의 현재의 변화된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진리를 다시금 목도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우연히 2012년,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포스팅한 것을 

들여다 봤다.

http://blog.daum.net/crystalspirit/1457


거기 적힌 시가 너무 좋아,

오늘 다시 옮겨 놓는다.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을 읽으면서

냇물아 흘러흘러~ 이 동요를 늘 부르시곤 했다는데..

이 시를 읽는 순간 이 노래가 떠올라, 유튜브로 검색을 하니,

아...신영복 선생님의 추도식이 나온다.ㅠ.ㅠ 

그래서 이 노래를 천천히 부르시는 모습도 보고...

또,지금은 대통령이신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사도 듣고..

어느사이... 내 눈엔 습기가..ㅠ.ㅠ


이 동요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불러보면..

단순함 속에 깃들인 그 깊이에 경탄하게 된다.

재소자들이 이 동요를 듣고 숙연해진다는 말씀이 저절로 상상이 된다는...


2012년의 멘붕을 기억하는 우리들...ㅠ.ㅠ

담쟁이처럼 국민들이 연대했던 촛불 혁명을 거치고...

지금의 변화하는 대한민국을 지켜보는 것...


아..

사는 게, 이런 건가보다...



사실 요 며칠..

관계에서 상처를 입고 나의 마음에 갑옷을 입히고 있었는데...

이 시를 읽노라니, 

내 마음에 갑옷을 입힐 게 아니라,

냇물처럼 내 생의 인연들과 함께 흘러가며 

점점 더 맑아져야 하는 것인데....

물처럼 무심하게 걸릴 것 없이 흘러가야 하는 것인데....


멀리 가는 물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문재인의 시배달>이라는 콘텐츠가 있었구나..

이번 선거 운동때의 문재인 공식 채널이었나보다...


대부분 내가 알고 좋아하던 시...

고민정 아나운서의 따뜻한 목소리의 시 낭송도 좋고..

노래로도 발표된 정호승의 시도 듣노라니 마음이 잔잔하고 포근해진다.

심지어!! 담쟁이 라는 시는 문재인 대통령의 목소리로 녹음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XQqZDNcbkw&t=11s

아니, 시 읽는 대통령 이라니~~~

진정 이분은 다 갖춘 사람이 아니야?!@#$%^&*(

정치인이 문학을 가까이 하고 시를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면서 

누군가 자국 총리에게 쓴 편지를 모은 글을 읽다 만 적이 있는데...^^:

(아..파이 이야기의 저자 얀 마텔이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887626


갑자기 이제껏 쉬지 않고 달려온 문재인 대통령이 

첫 휴가중에 어떤 책을 읽고 계신지도 궁금해지다가...

지금은 책도 뭐고 다 손에 놓고, 

명상처럼 마음을 완전히 물처럼 맑게 비워내는 휴식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래본다...




 

내게 나무처럼 쉬어가는 그늘이 되어주는 소중한 벗이랑 이 노래를 같이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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