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는 세상

[스크랩] 음악 / 천상병

거울닦는 달팽이 2009. 8. 30.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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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천상병

 

이것은 무슨 음악이지요?
새벽녁 머리맡에 와서
속삭이는 그윽한 소리

눈물 뿌리며
옛날에 듣던
이곡의 작곡가는
평생 한여자를 사랑하다 갔지요?

아마 그여자의 이름은 클라라 일겝니다
그의 스승의 아내였지요?

백년 이백년 세월은 흘러도
그의 사랑은 
아직 다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새벽녁
멀고 먼나라
엉망진창인 이 파락호의 가슴에까지
와서 울고 있지요?

 

 

 

 

 

클라라와 브람스의 초상화


 

브람스 현악 6중주 1번 2악장 / 부제: 브람스의 눈물
Isaac Stern & Alexander Schneider - violins
Milton Katims & Milton Thomas - violas
Pablo Casals & Madeline Foley - cellos

 

슈만의 부인인 클라라를 사랑해
평생 혼자 살다간 브람스


 

 

 

 


 Brahms / Concerto for Violin and Orchestra D minor OP.77
 III. Allegro Giocoso, Ma Non Troppo Vivace


 

 

브람스의 단 하나의 사랑

브람스가 20세 되던해 스승인 슈만 부부에게 엄청난 시련이 찾아온다.
4개월 간의 러시아 연주 여행의 여파로 정신과 육체적 건강이 악화된 슈만은
결국 정신병을 앓다가 라인 강에 투신 자살을 기도했다.
다행히 그는 구조되었으나 일곱 명의 아이들과 함께남겨진 클라라를 지켜보는 브람스의 마음은

찢어지게 아팠다.
브람스는 곤경에 처한 스승의 가족들을 돌보기 시작하였다.
슈만의 아이들을 보살피는 한편 실의에 빠진 클라라를 위로하였다.

그러는 사이 브람스의 가슴 속에서는 예기치 못한 감정이 싹트게 되었다.
바로 클라라를 사모하는 마음이 가슴 깊은 곳에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철저하게

자기 감정을 억제하였다.
'저 분은 스승의 아내이기 때문에 나는 그녀를 존경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애써 우정을 지켜나갔다.

2년 뒤, 슈만은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되고 브람스는 그 소식을 듣고 함부르크에서 뒤셀도르프까지 허둥지둥

한걸음에 달려왔다. 어린 6남매를 둔 클라라는 슬픔과 당황으로 어쩔 줄 몰라했다.
브람스는 그녀를 평생 돌보기로 결심한다.그 후 클라라는 브람스를 우정으로 대했고 브람스도 극진하게 클라라를 보살피며 자신의 사랑을 달랬다.

브람스는 자신이 작곡한 모든 음악을 그녀에게 먼저 보여주었다.
그게 그 어려운 사랑과 존경의 결합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떨어져 있어도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호칭도 '부인'에서 다소 친근한 '당신'으로 바뀌지만 우정을 지키려는 노력은 계속되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45년을 교제하였다.

한평생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던 브람스.
14세 연상인 클라라를 향한 사모의 정을 간직한 채 어느덧 늙어 60대가 되었다.
어느날 그는 죽음에 관한 명상을 담은 노래 '네개의 엄숙한 노래'를 짓기 시작해 63번째 생일에 완성하였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클라라가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된다.

브람스는 "나의 삶의 가장 아름다운 체험이요 가장 위대한 자신이며 가장 고귀한 의미를 상실했다"고 말하며 그녀의 죽음을 아파했다.

삶을 지탱해 온 사랑을 잃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저승에서나마 사랑을 이루고 싶었던 것일까?


이듬해 봄 브람스도 클라라의 뒤를 따라 눈을 감았다.


브람스의 편지

나는 언제나 내 눈앞에 선명하게 나타나는 당신을 느낍니다
당신은 마치 정령처럼 환상처럼 떠 오릅니다
내가 당신을 만나지 않았다면 얼마나 不幸했을까요 !
제발 영원히 내 곁에 天使와 같이 계셔 주십시오 !
당신은 나에게 音樂에 대한 영감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아 ! 혼란스러운 便紙는 다시 읽지 않고 부치렵니다

사랑하는 클라라
當身의 便紙를 기다리는 동안 나의 마음이 얼마나 비참한지 아십니까 !
당신을 향한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 속에서 기쁨조차 잊고 맙니다
나는 나의 사랑에 대해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當身께 아름다운 言語만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표현 할 수가 없군요 !

當身이 내게 준 사랑의 신비로움, 청정함 그리고 희생하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 할 言語는

이 世上에는 存在하지 않습니다
아 ~ 아 ! 言語란 感情에 대해 얼마나 무력한 것일까요 !
내 마음을 직접 當身에게 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나의 사랑이 그만큼 깊다는 것만 믿어 주십시오 !

 

 

 

 

 

.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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