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는 세상

사람이었네 - 루시드 폴

거울닦는 달팽이 2009. 1. 24. 13:21
반응형

 

울 나라를 떠나와 살고 있으니, 한국 가요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살게 된다.

학창시절 내가 좋아했던 노래들은 대부분 언더 그라운드 음악이라 부르던 대중적이지 않은 노래였었다..

조동진을 좋아하고, 그레고리안 성가를 즐겨 듣는 나를 보고

친구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내 모습이랑 너무 달라서 참 많이 의아해했었지...^^; 

어떤 친구는 비맞은 중처럼 중얼거리는 듯한 노래를 좋아하니? 라고..으~

이후,대학 시절 교양과목으로 음악의 이해를 들으면서, 클래식 음악을 좀 더 즐길 줄 알게 된 것 같고..

어린 시절 배웠던 피아노가, 내가 음악을 즐기는데 좋은 자극이 되었을거라는 생각이 지금은 든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발견한 이 곡..루시드 폴??

아니, 이름이 이상하네..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게야?? 하고

검색해서 찾아보니, 서울대 화공학과 출신에(세상에~ 남편 후배라니...), 스위스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젠 공부는 할만큼 해보았으니, 음악을 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나?

아..재주가 많은 사람이구나...

진정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게  행복이란 걸 아는, 진짜 똑똑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노래는 무엇보다 노랫말들이 예사롭지 않다.

고통받는 사람과 사물들에 대한 연민의 시선과 일상의 것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느껴진다.

깨인 의식에 아름다운 감성이 조화를 이룬...

담담하니, 꾸밈없이 절제되어 내가 좋아하는 류의 음악을 하는 것 같다.*^^*

 

남편에게도 들려 주었더니, 지겨워서 끝까지 다 못 듣겠단다..^^;;

 

 

 

  

 

 

 

어느 문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내게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안에 갇힌 14살
하루 1달러를 버는

 

난 푸른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땅의 주인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 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어느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자본이란 이름에

세계라는 이름에

정의라는 이름에

개발이라는 이름에


세련된 너의 폭력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세련된 너의 파괴

 

붉게 화려한 루비
벌거벗은 청년이 되어
돌처럼 굳은 손을 내밀며
내 빈 가슴 좀 보라고

난 심장이었네.
어느날 문득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