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아직 25일 일요일 밤이지만, 한국은 지금 설날이다.
(신정, 구정이라는 표현은 일제 잔재로 써지 않는 게 좋다는 걸, 새로 배웠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한국의 친정에 전화를 드린다..
남편과 나, 울 아이 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랑 각각 한차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나누고,
나는 엄마랑 아버지랑 좀 더 얘기를 나누고 끊는다.
아직도 아버지를 아빠로 부르는 나...
무슨 생각에 난 이곳까지 와서 살게 된 건지...ㅠ.ㅠ
그토록 애끓게 하던 향수도 이젠 거의 면역이 된 상태이고,
명절에는 며느리의 스트레스가 극대화되는 날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내겐 평화로운 일상중 전화선을 통해서 친정식구들과 안부와 덕담을 나누는 날로 정해진 거 같다.
아이들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중간고사 준비를 하고 있고,
나는 작년에 들었던 뉴욕 필의 <아리랑>을 찾아서 다시 듣는다..
이 곡은 작년(2008년) 2월 26일,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폐쇄국가인 북한에 뉴욕 필이 들어가
음악으로 그들의 마음을 열어보자는 취지로 한 공연중의 하나로,
우리의<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이다.
서양 클래식 음악의 옷을 입어도 너무나 아름다운 아리랑의 선율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던 기억이...ㅠ.ㅠ
중간 중간의 피콜로 연주는,
무릉도원의 목동이 소 등위에서 부는 피리 소리마냥,
꿈결처럼 아득하게 들리고...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익숙한 선율에 평화롭게 녹아드는 기분이다..
내 핏속에 스며들어 있는 한민족의 정서...
아..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지휘는 로린 마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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