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새기는 멧세지

버킷 리스트 - 최우성 (펌)

거울닦는 달팽이 2012. 5. 29. 09:33
반응형

 

 

 

 

버킷 리스트

 

천국의 입구에서 신이 두 가지 질문을 하네.

대답을 잘 해야 들어갈 수 있지

첫째, 인생의 기쁨을 찾았는가?

둘째, 자네 인생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했는가?

- 영화, 버킷 리스트 中 -

 

강당에서 영화가 상영 중입니다. 병원생활에 지친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활력소를 주기 위한 행사입니다. 오늘 영화는 인기를 끌었던 화제작‘버킷 리스트’입니다. 시한부 인생의 두 남자가 죽기 전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해나간다는 스토리가 뻔해 보여, 굳이 보지 않은 영화였지만 강당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환자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보면서, 실제 환자들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어쨌든 공짜니까요!)

 

영화는 서로 다른 두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TV 퀴즈쇼의 정답을 척척 맞히는 카터(모건 프리먼)는 자동차 정비사입니다. 역사교수가 되고 싶었고 배움에 대한 꿈이 있었지만, 대학교 1학년 때 여자친구의 임신으로 학교와 공부를 포기합니다. 그리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46년간 성실한 남편과 가장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4번의 결혼경력을 지닌 에드워드(잭 니콜슨)는 인수합병과 고급커피에 관심이 많은 재벌 사업가입니다. 두 남자는 우연히 같은 병실을 쓰게 되고(물론,시나리오 작가의 의도대로겠지요) 남은시간이 6개월에서 1년이라는 선고를 받게 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기록한 목록] 를 작성한 두 남자는, 의기투합하여 병원을 뛰쳐 나가 열정적인 모험의 여행길에 오릅니다.

 

스카이 다이빙과 카레이싱, 세렝게티에서 사냥하기, 문신하기, 눈물 날 때까지 웃어 보기, 가장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등...두 남자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한 가지씩 실행하며, 즐거워하고 삶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데, 문득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저것도 돈이 있어야 하는 거지!”

“그러게 말야. 영화는 영화라니까.”

 

오토바이로 만리장성을 질주하는 장면을 보면서 다리에 깁스를 한 정형외과 환자가 ‘역시 돈이 최고’라고 감탄하자, 옆에 있던 보호자가 ‘곧 죽더라도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라며 맞장구를 칩니다. 아마도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도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겠군!’이라고, 아무도 부탁하지 않은 예측까지 해가며 강당을 나왔습니다.

 

주말에 영화 DVD 를 빌려 천천히 관람했습니다. 1인실 위주의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 억만장자와 가난한 정비공의 2인실 사용이라는 영화적 설정은 작위스러웠지만, 항암치료의 고통이나 환자의 마음을 표현하는 대사들은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업가로 성공했지만 사생활이 없고 인생의 재미와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에드워드! 꿈이 있었지만 가족을 돌보는 의무감으로 꿈을 포기했던 카터의 모습은 일정부분 우리 안에 있는 모습들로 많은 부분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전 세계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일품입니다. 제가 꼽은 명장면은 스카이 다이빙을 하면서 ‘어때? 이게 바로 사는 거야’말하는 잭 니콜슨의 얼굴표정과‘눈물 날 때까지 웃어보기...’를 실행하며 웃어대는 두 남자의 모습입니다. (유머코드가 우리와 다르긴 하지만요)

 

영화를 보면서, 일본의 호스피스 전문의가 쓴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 다섯가지’책에 나오는 후회들이 떠올랐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진짜 하고싶은 일을 했더라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겼더라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신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등...’삶의 마지막에 공통적으로 하는 후회들은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후회가 가장 많았습니다.

 

세렝게티의 초원, 이집트 쿠푸왕의 피라미드, 타지마할 사원 등 풍성한 볼거리에 가려져 있어도, 영화는 그 풍경 너머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건 인생의 기쁨을 찾고, 서로의 삶에 기쁨을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