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술

해방감.. 그리고, 행복에 관한 단상들...

거울닦는 달팽이 2009. 4. 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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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이들, 일주일간의 짧은 봄방학이다.

10학년인 유진이는 화요일 오후 비행기로 뉴저지에 있는 고모네(시누이네)로 떠났다.

여기 서부와 달리 미 동부 지역에는 아이비 리그 대학을 비록해 많은 훌륭한 대학들이 밀집해 있고,

현재 11학년인 조카가 이번 방학동안 주변의 대학교를 둘러 볼 것이기에 거기 함께 하는 것도 좋겠구,

그냥 혼자 다녀보는 연습도 시킬겸 보내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 비행기 마일리지가 많이 있어서 공짜 티켓으루..^^)

비행기로 거의 5시간 반이 걸렸으니,여기에서 한국까지 날아가는 시간의 반 정도가 되는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하는 혼자만의 비행기 여행...

만 15세인 유진이는 기분이 어땠을까?

표시는 안내어도 조금은 두렵고 불안하지 않을까..나도 남편도 티를 내지 않으면서 속으론 염려가 되었는데,

LA공항에서 비행기 좌석표를 배정받고 시간이 남아서 간단히 점심을 먹으려니,

국내선 공항에는 비행 탑승 지역 안에만 식당이 있댄다.

 

그래서 나는 약간 염려스런 마음으로 유진에게 혼자 들어가서 점심 사 먹고 비행기 타고 가겠냐고 물으니, 이 녀석, 씨익~ 웃으면서 좋댄다...나 참!!!

나는 우리랑 같이 점심 먹고 싶다고 할 줄 알았는데,

잠시라도 더 빨리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넘 좋다는 듯한 그 미소...흐~

그 모습이 내겐 굉장히 흐뭇한 기억으로 남는다..

어느새 울 아들이 이렇게 독립심이 강한 아이로 자랐구나  싶기도 하고...

전혀 혼자만의 여행이 불안한 게 아니라, 자유롭게 혼자라는걸 어서 누리고 싶어하는 눈치였기에...

 

그리고, 비행기 탑승후, 이륙전에 내게 통화를 한 번 더 했다..

나는 감개무량해서 점심은 잘 먹었는지, 기분은 어떤 지 등을 물었고,

마지막으로 "Eugene, I love you~~"라고 했더니, 이 녀석  대답이 "엄마,사랑해.."라고 한국어로 말한다..

우아아아~~ 내 태어나서 이렇게 기분 좋은 '사랑해' 를 들어본 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로 감개무량이었다.!!

항상 무뚝뚝한 표정으로 목에 힘이 들어가 있던 틴에이저인 유진이가 "I love you, too" 도 아니고 '사랑해~ '라고 은밀히(?)내게 말하다니.....@.@ 오호!!! 황홀지경이어라~~~~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유진이가 내게 <사랑해~> 라고 했다니까, 이 남편님 왈,

그럼 엄마가 "아이 러브 유" 라고 하는데, 아무 말 안 할 수도 없을거구, 옆에 있는 미국인이 들을텐데 같이 "아이 러브 유.."라 말하면 쪽 팔릴거구 ^^;;, 그러니까 "사랑해.."라고 한 거겠지...우잉?! @#$%^^^^^^&&**

정말 듣고 보니, 그렇구낭~..ㅠ.ㅠ 이 녀석이 한번도 우리말로 내게 "사랑해" 한 적이 없었기에

나는 신통방통, 감동만빵 오바해서 좋아하는데,  남편분이 또 이렇게 예리한 상황설명을!!..흑흑..

암튼, 그리하여 아드님이 멀리 일주일간의 여행을 떠났고...*^^*

...

 

내 사랑하는 아들이 홀로 집을 떠나 있는데, 이 에미의 맘은 그리움에 젖어 쓸쓸해야 할 것 같은디~~,^^;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 홀가분하고 편안하냐고요?!?!@#$%^&&*

정말 나는 모성본능이 부족한 건 아니야? 싶기도 하고...ㅠ.ㅠ

 

그리하야,

이 기분의 정체를 곰곰히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행복하기>라는 내 삶의 화두와 관련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

 

언젠가 신문 기사에서 노인들의 행복지수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읽은 기억이 난다.

우리가 생각할 때엔 다 늙어 노인이 되면 무슨 낙으로 살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게 아니어서 기사화된 걸까?

그 때 나는 그 기사를 접하면서, 아...하면서 몇몇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노인분들이 의외로 우리보다 행복하기가 쉬울 수도 있다는 사실은,

 

노인이 된다는 것은, 젊은 시절 감당해야만 하는 많은 사회적 의무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노인이 된다는 것은 젊은 시절의 우리가 떨쳐버리지 못하는 세상의 이목으로부터 많이 벗어난다는 사실을..

 

결국 노인이 된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기대치를 벗어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세상과 사람들의 관심권 밖에 놓여지므로, 도리어

 

젋은 시절, 세상이 요구하는 생존 경쟁과 이에 따른 앞서가려던 욕망 ,

젊은 시절,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남들보다 잘 나 보이고 싶었던 집착,

또한 자식을 부양해서 독립시켜야 하는 종족 보존의 기본적인 의무도 수행되었고,

많은 시간들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편한 맘으로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리하여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비슷한 경험이 생각난다..*^^*

유진 지나가 어릴적에는 남편이 일주일여 정도 출장을 가게 되면, 그야말로 나는 속으로 아싸!!~를 외치면서

저녁 메뉴 걱정 덜하고, ^^; 아침 늦잠 잘 수 있는 짧은 휴가를 즐거워했던 것처럼,

한참 신경쓰이는 십대 아들 녀석이 여행을 떠나자 그런 기분을 느끼는거다.

때 맞춰 챙겨 먹여~  매일 매일 학교 태우고 왔다갔다 해~스케쥴 맞춰 과외 활동 라이드며~

십대 아이의 심술 받아줘~ 등등 엄마로서 해야하는 일상의 의무를 벗어난 때문에 내가 평화로운 기분이 든다는거다..

고로, 나는 모성본능이 부족한게야...ㅠ.ㅠ 가 아니라,

이건 당연한 감정으로, 일상에서 맛보는 잠시의 해방감이라는 것이다.

 

사실 모성본능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 사회적 여건에 따라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지배구조를 쉽게 유용하게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낸 교묘한 억압 체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인정해야하는 게 아닐까?

사실 우리 엄마들 중에 모성본능이 별로 없는 사람들도 많다....그냥 기질 차이로 받아들여주면 좋겠구만....

모든 엄마가 모성본능이 철철 넘쳐나야 <좋은 엄마>라는 사회적 멧세지....난 정말 거부하고 싶다!!!

괜시리, 나는 모성본능이 부족한 엄마 즉, 나쁜 엄마가 아닐까 죄의식 느끼는 경우가 많기에 하는 말이다..

(얘기가 샛길로 샌 거 같은 기분이..^^;;)

.

.

 

결국 행복하다는 노인이 많다는 기사로 파악해 보건데.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해야만 한다>라는 의무감을 벗어나야 한다.

경쟁을 벗어나야 한다.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시간을 내 맘대로 쓸 수 있어야 한다...*^^*

 등등의 결론이 도출된다.^^

 

그렇다고 열쒸미 살아야하는 이 싯점에 그럴 수 있겠느냐고 한다면 난 할 말이 없다..쩝..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굳이 노인이 될때까지 기다려서 그 사회적 해방감을 느껴보자라는 얘기가 아니라, 

현재 내 자리에서 이를 잘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거다..

 

즉,

내가 하는 일을 의무감이 아니라, 놀이하듯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 어떨까?

(울 이뿐 아들 돌아오면,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챙겨주고~ 사랑하리라~~~*^^*)

타인과 경쟁하려 하지 말고, 최고의 나자신과 현재의 나 자신을 경쟁시켜서 나를 더 발전시키는 건 어떨까?

세상과 타인의 시선보다는, 나 자신에게 멋지고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건 어떨까?

학생이나, 직업인인 경우라도, 오로지 나 자신이 좋아하는 시간을 하루에 한번, 일주일에 한번, 아니 한달에 한번이라고 만들어 즐기면서 살아가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앗, 전화가 왔다.^^;

...

남편이 저녁을 먹고 온댄다..얏호!!!!

그럼, 지나랑, 나는 저녁을 뭐 해 먹을까? (울 지나는 한국음식을 무지 좋아해요...^^)

이번에 한국마켓에서 3통이나 구입해 둔, *설표 손에 들어붙지 않는 바지락 수제비인가..그것이 떠오른다..

얌~ 그것 너무 맛있었다..반죽을 브레드머쉰에 넣고 피자 도우에 셑팅하니까, 정말 너무너무 보송보송한 수제비 반죽이 되어 지나와 같이 뜯어 넣으니, 넘 편하고 재밌고 좋았었다.*^^*

호박이랑 감자랑 넣고 보글보글 끓여서 먹어야지...^^

아, 행복하구낭~ *^^*

 

아..나, 진정 삶의 위기와 고난을 헤쳐가는 중이 맞는게야?!?!

그래..항상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고 행복하면 되는거다...

기운내자, 아자, 아자!  모든 것은 잘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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