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새기는 멧세지

법륜 스님의 명상 지도 발췌 (법륜 스님의 하루 중에서)

거울닦는 달팽이 2015. 7. 2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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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 것을 넘어서서 앉아서 눈을 감고 있어도 졸리지가 않고 혼미하지도 않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몸에 누적된 피로가 그만큼 풀린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들의 체내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던 피로가 빠져나갔기 때문에 눈 감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혼미해지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몸의 건강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또 정신적으로도 눈을 감고 있는데 혼미하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맑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앉아 있으면 눈만 감으면 이런 저런 망상이 떠오르는데, 눈을 감고 있어도 별로 떠오르는 것이 없다면 그만큼 스트레스가 해소된 것입니다. 정신이 맑아진 것입니다. 유리에 가려 뿌옇게 보이던 것이 창문을 열고 보면 환하게 보이듯이 맑게 보이고, 남의 이야기도 더 잘 들리고, 자료를 보더라도 파악이 금방 됩니다. 평소에 우리는 자기 생각에 갇혀서 살기 때문에 사물이 뚜렷이 잘 안 보입니다. 사실은 거의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다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런 장막이 좀 사라지면 애써서 보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잘 보이고 잘 들립니다. 이렇게 조금만 정진했음에도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많이 풀린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큰 공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내가 이렇게 반응하는 사람이구나’, ‘내가 욕심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욕심이 참 많구나’, ‘내가 겸손한 줄 알았는데 잘난 척 많이 하고 살았구나’ 하는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들은 다 나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만 나를 못 보고 살았는데, 이제는 남들이 아는 만큼 나를 알게 되었고, 남이 모르는 나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어떤 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후회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마땅히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 ‘내 까르마라면 당연히 그렇게 대응을 했을 수 밖에 없었지’ 이렇게 자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나에게 손해라고 하면 다음에는 반응을 좀 덜 하도록 조정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기를 알면 대응을 할 때 유리해집니다. 공연히 남을 탓하지도 않고, 공연히 자기를 탓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내 존재를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의 제일 큰 문제는 대부분 남을 탓하거나 자기를 탓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연구하며 앞으로 가기 보다는 주저 앉아서 탓하는데 시간을 보냅니다. 길을 가다가 돌이 떨어져서 머리를 다쳤으면 먼저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한 후에 어떻게 돌이 떨어졌는지 조사를 해야 되는데. ‘어떤 놈이 돌을 떨어뜨렸는지를 알기 전까지는 치료를 하지 않겠다’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들 웃음) 

 

누가 돌을 던졌든, 어떤 원인 때문에 다쳤든, 일단 치료부터 먼저 하고 나머지는 다음의 예방을 위해서 원인을 밝혀야 하는 것이죠. 원인을 밝힌다고 해서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항상 앞으로 가야 합니다. 이런 사고를 앞으로 당하지 않기 위해서 과거의 경험을 검토하는 것이지 과거의 경험을 검토한다고 지금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항상 남을 탓하거나 자책을 했는데, 이제는 남을 탓하지도 않고 자책도 하지 않고,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다음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공덕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 사람은 이제 평정심을 유지하고 깨어있는 연습이 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감정적 대응을 즉각적으로 하는 것으로부터 예전보다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지켜봄으로 해서 예전 보다 훨씬 더 재빨리 자기 조절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한 만큼 공덕을 얻었습니다. 아무 것도 못했다고 하더라도 공덕이 있었고요. 이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계산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여러분들의 삶에는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지식으로 배운 것은 마치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지만 영화관 문을 나오면 아무런 기억이 안 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여러분들이 열흘 간 몸과 마음으로 직접 경험한 것이기 때문에 이 공덕은 사라지지 않고 여러분들의 몸과 마음에 쌓여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삶에 보이지 않게 작용을 합니다. 재앙은 미연에 막아주고, 복은 짓는 쪽으로 작용할 확률이 커지고 늘어났습니다.”

 

하루에 50분씩 명상을 하면 좋습니다. 더 나아가면 50분 명상만 하는 것 보다는 20분은 108배 절을 먼저 하고 30분 명상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왜냐하면 108배 절을 하면 우선 몸이 풀어지고, 마음도 참회가 되고, 절을 한 후에 바로 앉으면 호흡이 거칠기 때문에 처음에 호흡이 잘 잡힙니다. 호흡이 가라앉는 속도 대로 마음을 딱 집중시켜서 안전하게 명상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108배 절을 한 후에 명상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것이 수행에 도움이 됩니다. 이것은 다시 때가 묻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해 줍니다. 매일 1시간씩 30년 동안 명상을 한다고 해서 때가 닦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명상은 6일 위에 7일, 7일 위에 8일, 8일 위에 9일, 이렇게 나아가야 업식의 때가 닦여 나가기 때문입니다. 매일 명상을 하는 것은 지금의 상태를 90% 선에서 멈추느냐, 80% 선에서 멈추느냐 하는 문제이지 더 나아가지는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나아가려면 집중 명상을 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1년에 한 차례 내지 두 차례는 집중 명상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매일 명상하는 것이 매일 샤워하는 것이라면, 집중 명상하는 것은 목욕탕에서 때를 불리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매일 샤워해도 목욕탕에 가면 때가 줄줄이 나오게 됩니다. 우리들의 마음에는 보이지 않는 때가 맺혀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명상하는 프로그램이 이곳 문경 수련원에서 격주로 있으니까 조용히 와서 참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조금씩 조금씩 진척이 되어 나갈 수 있습니다.  

 

명상을 해보니 어떤 과제가 딱 교통정리가 되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잖아요. 그렇게 욕망, 욕구, 바램 이런 것들을 다 내려놓은 아주 청명한 상태에서 방향을 딱 잡아야 합니다. 그런 후 밀고 나가야 우선 자신에게 확신이 생깁니다. 내가 확신이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도 그 뜻을 전하는 파워가 생깁니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을 말할 때는 목소리만 크지 전달이 잘 안 됩니다. 왜냐하면 내가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경험한 것은 조금 이야기해도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약회사 직원이 약의 성분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설득력이 떨어지는데 그 약을 먹어본 사람이 ‘이 약 먹으면 직빵으로 낫는다’고 하면 귀가 솔깃해지죠. 그렇듯이 자기가 경험한 것이 그만큼 파워가 있습니다. 

 

세상 살이가 바쁘지만 10일 명상을 안 하고 365일 일하는 것보다 10일 명상을 하고 355일 일하는 것이 일을 하는 데에도 효과적이고, 개인도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세속적으로 봐도 낭비가 아닙니다. 회사에서 명상을 안 보내준다면 사표를 내겠다는 배짱이 있어야 해요. 가게에서 하루에 수백만원 매출이 있어도 명상을 위해서는 문을 탁 닫고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가게에 연연하며 묶여 살게 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잖아요. 부부지간에도 ‘평소에 바가지 안 긁고 잘할 테니까 대신 이건 꼭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자기 삶이 자유로워지지 늘 아웅다웅 하고 살면 피곤한 인생이 됩니다. 이런 자기 인생의 중심을 잡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소감을 들어보며 느낀 점은 다들 자기 상태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였던 것 같아요. 남이 지적을 하면 마음도 상하고 잘 받아들여지지도 않죠. 그런데 자기 스스로 ‘아, 내가 이런 성질이 있구나’ 이렇게 자각을 하니까 마음에 상처도 없고, 원래 있던 상처도 해소가 되고, 자각한 것이니까 스스로도 잘 받아들여지죠. 그래서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상태를 알고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는 일을 하더라도 편안한 가운데 꾸준히 해보면 좋겠어요. 정토회의 일은 다 바쁘죠. 그런데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멈추라는 것이 아니라 편안히 하면서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짝 달려갔다가 퍼져서 쉬고 또 다시 바짝 달려가는 토끼 같은 방식이 아니라 거북이 같이 꾸준히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요. 

 

자기를 살펴봤을 때 ‘내가 꾀를 내는가?’ 물어보고 그것이 아니라면 천천히 가는 것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면 좋겠어요. 또한 ‘내가 일에 집착하는가?’ 물어보고 그것이 아니라면 늦게 까지 업무를 해도 괜찮습니다. 명상을 할 때 편안한 가운데 집중해 보듯이, 일상 생활 속에서도 게으름 피우는 것도 아니고, 일에 빠져서 집착하는 것도 아닌, 수행하듯이 한번 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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