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LA phil 공연에 다녀온 후,
종종 내 이메일로 LA phil 공연 관련 프로모션
광고가 올라오곤 한다.
이메일 정리도 잘 안 하는 내가 왠일인지
이메일을 무심코 열었는데...
LA Phil의 12월 공연들이 며칠만 엄청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는 걸 알고선...
더군다나, 거장 주빈메타와 LA Phil의 협연도 포함되어 있었으니!!!
난,망설일 여지도 없었다. ^^
그래, 그래..
열심히 잘 살아온 2023년 나를 위해, 남편을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자고~~~~ ^^
사실 작년 봄 집에 온 지나를 위한 생일 선물로
나로선 정말 엄청난 거금(3명의 티켓값이니..)을 들여
처음으로 LA Phil의 얼굴,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베토벤 9번 심포니를 들을 기회를 가지면서,
더 이상 LA phil 공연엔 갈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ㅎ
그리하여, 2023년이 저무는 12월의 밤,
완전 집순이인 나는 귀차니즘도 날려버리고,
검정 원피스에 여기 날씨엔 입을 일도 없는 가을 버버리 코트를 입고,
LA phil 의 보금자리인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로 향했다. ^^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은 LA의 랜드마크라 할 정도로 유명한 건축물 중의 하나..)
하지만, 언제적 주빈 메타?
남편은 고교 시절부터 들어온 이름이라하며,
살아계신거야? 라고 묻고,
나는 대학 시절 교양수업으로 <음악의 이해>를
들으면서 알게 된 지휘자이니..
나도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거지? 싶었다.
그래서 검색해보니, 1936년생이고..
뉴욕 필 10여년 상임 지휘자,
60년대에 LA 필을 15여년 맡으면서,
LA phil의 위상을 드높여 놓은 주인공이셨고,
그 후 이스라엘 필 하모니를 내내 맡으셨지만,
베를린 필, 비엔나 필의 지휘자로도 활동..
최고의 음악가들이 꼽는
현존 최고의 지휘자라고 인정하실 분이라는...
지휘자 관련해서 1편은 돌아가신 전설의 지휘자, 2편은 현존 세계 최고의 지휘자 소개.
역시, 첫화면에 LA Phil을 맡고 있는 역동적인 구스타보 두다멜을, 위대한 지휘자로 주빈 메타를 제일 처음으로 소개하며, 마지막 화면에 다시 두다멜의 연봉까지..ㅎ
내가 갔던 공연 하루 이틀 전에는
조성진과 협연도 있었고,
12월 LA Phil 팸플릿 표지에
조성진의 사진이 있어 너무너무 흐뭇하였다.^^
하지만, 나이 앞에 장사는 없다더니...
이해하고 말고...
높은 의자에 앉아서 베토벤 심포니 6번(전원)
그리고 3번(에로이카, 영웅)을 지휘하셨는데...
작년봄, 지나와 남편과 함께 했었던
81년생 구스타보 두다멜의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몸짓의 베토벤 9번과는 상반된 느낌..
2023년 12월 LA Phil에서의 이날의 베토벤 심포니 6번도, 3번도
노장의 관조적인 시선이 담긴 편안한 연주로 들렸었다.
( 부제인 전원 교향곡, 영웅 교향곡
이런 선곡이 내겐 주빈 메타의 나이와 본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느낌을 받았다..)
연주를 마치자 객석에선 모두 기립해서
오랜 시간 박수를 쳤지만,
걷는 것조차 힘들어 보여서
앵콜 박수는 자제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ㅠㅠ
카라얀, 번스타인등의 고전 지휘자들의 명맥을
잇는 주빈 메타가 아직 살아 계셔서(87세)
노구를 이끌고 지휘를 하고 계신다는 것이,
그가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 분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그의 전성기적 연주회를 보다가
특히, 3대 테너스와 로마에서의 역동적이고 정열적이고 기쁨에 넘치던 지휘 모습을 보고서...
가슴이 저릿해지는 느낌이...ㅠ.ㅠ
루치아노 파바로티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믿어지지 않고...ㅠㅠ
90년대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그리고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함께 하는 정열적이고 힘찬 모습의 주빈 메타!!!
주빈 메타, 이 시대의 거장..
나이듦을 받아들인다는 것...
그러나, 힘 다하는 날까지 예술가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
불멸의 영혼 베토벤의 교향곡을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본 것..
...
2023년을 보내며,
나를 위한 또 하나의 크리스마스 멋진 선물이 되어주었다. ^^
진정, 감동이야.
잘 했어..원아~ ^^
여러분도 자신이나 가족을 위한 선물로 물질적인 것도 좋겠지만,
경험을 위한 선물로 내가 사는 곳에서 열리는 콘서트나 전시회를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래도록 마음의 보석상자에 담아두는 좋은 선물이 될 거예요.
늘,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가는 그대가 되시길 바라며~
ㅡㅡㅡㅡ
포스팅하면서,
작년 봄 연주회의 사진과 동영상이 그리워져서 찾아 보았어요.^^
조금 일찍 도착해서, 이 유명한 콘서트홀을 여러곳을 탐사하듯
가족과 즐기던 사진도 재미있고,
엘레강스한 시간을 보내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던 지나의 찬사도 어제 일처럼 선명하기만 한데,
시간은 이렇게 또 빨리 흘러간다는...
사실 이런 콘서트에 오면 느끼는 또 다른 감동중의 하나는
젊은이들도 많지만 나이드신 노부부들이 우아한 모습으로 차려입고,
클래식 연주회를 즐기는 모습이예요. 참~ 보기 좋다는... ^^
나와 남편도 이런 여유를 즐기는 우아한 노부부의 모습으로 나이들자고 약속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철부지 우리 남편이 점점 철이 들어가시니, 가능해지겠지요? ㅎㅎㅎ
저도 늘 감사하며 사랑하며 살다보면, 점점 그렇게 될거라 믿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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