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술

[스크랩] [아! 어쩌나] 215. 자족해야 행복하다?

거울닦는 달팽이 2013. 12. 1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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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15. 자족해야 행복하다?

   Q. 제 삶은 다른 사람보다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은 다 행복해 보이는데 왠지 제 인생은 꼬인 듯 보이고, 하느님이 저를 미워하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왜 저만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얼마 전 유명한 종교인을 찾아 문의했더니, "다른 사람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습니다. 그 말이 맞는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드네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A. 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인생의 행복'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마음이 행복하지 않은 것만큼 힘든 것도 없지요.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은 참으로 여러 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돈을 비롯한 재물이 늘어나는 것을 통해 행복감을 얻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에서 행복감을 얻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봉사하며 행복해 합니다.

 형제님은 우선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이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그런데 형제님 말로 미루어보아 아마도 형제님이 '가진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불행감을 불러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개 이런 분들은 더 가지면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보다 더 좋은 집에서 더 좋은 것들을 가지고 산다면 좋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집 좋은 물건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싫증이 나게 마련입니다. 즉, 물건을 통해 얻는 행복감은 지속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늘 남의 삶을 부러워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그 부러운 감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간혹 능력은 안 되는데 다른 사람의 삶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심리적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자신의 처지를 모르면서 막연한 부러움을 갖는 것은 자칫 범죄행위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형제님은 인생관을 대폭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자신이 잘못된 것을 세상 탓으로 돌리기도 하는데, 물론 그런 면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심하게 세상 탓을 하는 분은 대체로 무능력감이나 무기력한 자신을 숨기기 위한 수단으로 그런 방어책을 사용하기에 기만적 삶을 삽니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자기판단을 해야 적어도 허풍쟁이 인생을 살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개 능력 없는 사람들이 나라 운운하면서 자신이 마치 대단한 사람인 양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내 능력이 부족한데도 내 곁에 같이 있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내가 가진 것이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마음이 불행감에서 헤어 나올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종교인이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것에 만족하며 살라고 조언한 것은 맞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늘 자족하고 살아야 하는가?' 하고 반문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간혹 저는 삶에 자족하고 산다고 하는 분들과 대화하며 짜증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마치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디좁은 인생관을 갖고 있고, 고인 물에서 썩은 내가 나듯, 말에서 구정물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비교하지 않고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자기만의 자폐적 만족감에 사로잡혀 사는 것이 이들의 특징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내적 성장이 없고, 일찌감치 정신적 노화 현상이 생겨서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라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살기에 가짜 도인 행세를 합니다.

 이런 병적 삶을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보다 나은 사람들과 비교해야 합니다. 마치 운동선수들이 자신보다 더 고수인 사람들을 모방하고 가르침을 받으면서 언젠가는 그 사람을 넘으려고 경쟁심을 갖듯, 적당한 질투심과 경쟁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감정들이 성장 동기이자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비교가 없으면 성장도 없다'는 것이 내적 성장과 성공의 원칙입니다.

 자족하고 살라는 것은 지나친 질투심이 자신의 마음과 공동체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내려지는 극단적 처방입니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지나친 자족은 내 마음을 고인 물처럼 만들어 썩게 하고 아무도 마시지 못하게 합니다. 물은 흘러야 썩지 않는 것처럼, 사람 마음도 늘 성장을 향한 길에 서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건강한 비교, 건강한 질투심은 필수 요소입니다.

 비교의 문제는 사람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개별적으로 이야기해야지, 보편적 진리처럼 자족하는 것만이 행복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또 다른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홍성남 신부 (서울대교구 영성생활상담소장)
    상담전화: 02-776-8405

출처 : 도반모임
글쓴이 : siloa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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