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일기장

나, 다시 글쓰기 하며 살아갈래..

거울닦는 달팽이 2015. 7. 2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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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나의 놀이터이다.

하지만 사실 이 블로그를 만들때의 내 속마음은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들을 끌어 모으고 내것으로 만든 뒤,

멋지게 재해석해서 글로 표현해내며, 그렇게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되리라~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 이론과 지식으로 되는 일이 아니며,

삶의 경험과 지혜가 어우러진 통찰력과 에너지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깨우쳤고,

더군다나 그 지식과 깨달음과 통찰력조차 

자기 삶에 실천적으로 적용되느냐 아니냐는 별개의 일이며...

또한 작은 깨우침의 조각들조차 글로 옮겨놓는 일이 

시간이 흐를수록 귀찮고 힘겨운 일이라는 것도 잘 알게 되었어요..

라고 고백해야 하나...흐흐흑....ㅜ.ㅜ

 

...

지난 1년여간 나는 완전 생기를 잃어 버리고 지냈다.

그래..인정하자...

내가 중년 아줌마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빈둥지 증후군을 동반한 무기력 속에서  멍~ 때리며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라고 시작하면서 말을 꺼낸 이유는

진실로 내가 빈둥지 증후군을 느끼는 아줌마가 될 거라고는 꿈에서도 생각 못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내내 행복한 삶이란 나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아이들의 삶에 내 생각을 주입시키기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커가는 아이들을 지켜보기만 하는...

정 없는 듯,속 편한 엄마 스탈이었으니까..

 

더군다나 일상 중의 짜투리 시간에는 나만의 이 놀이터에서 노는 일이 뭐 대단한 비밀인양 너무나 달콤하고 재미있었기에 ,

아이들이 내 곁을 떠나 훨훨 자기 삶을 살게 될 시점이되면, 

난 완전 더 크고 가벼운 날개를 달고 신나게 나 자신과  세상과 멋진  연애를 하며 재밌게 살아갈거라 예상했었는데.....

 

하지만,내게 지난 1년반 시간이란...ㅠ,ㅠ

만약에 어떤 한 사람의 인생이 있어 그가 겪어야 할 역경들이 정해져 있고,

그것들이 한꺼번에 종합세트가 되어 닥쳐 오는 시점이 있다면 

내게 있어 바로 그 시간들이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일은 이 먼 낯선 나라에서 누구보다 나를 아껴주시던 시아버님께서 1년 3개월의 췌장암 투병 끝에 돌아가셨고, 

그 시간을 감내하는 당신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인간의 삶에서 죽음의 시기를 오롯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나의 두려운 마음 자체를 견뎌내는 것이 더 힘겨웠었다고...ㅠ,ㅠ

 

시아버님의 암투병..별세, 딸 아이의 대학 진학, 남편의 갑작스런 실직, 갑작스런 이사..etc.

생의 어느 시기 하나만 겪더라도 힘든 일들이, 한꺼번에 와르르~ 나에게 닥친 시간들...

 

시어머니께서는 남편과 내가 성당에 잘 나가지 않고 법당에 드나 들어 이런 일이 생긴거라시며, 

누군가를 향해 화풀이 하고 싶은 심정을 우리에게 쏟아내곤 하셨었지..

 

하지만,지금 돌아보아도 진실로 이 시기동안 

정토회에서 마음 수행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다행이었고,

수행의 힘으로 그 어려운 순간을 잘~ 극복해 온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

 

그러게..

결국 시간이 모든 걸 놓여져야 할 자리로 옮겨 놓았구나...


아버님께서는 편안한 모습으로 영면하셨고...

남편은 회사로 복귀,

딸은 아이비리그 대학(브라운)에 입학했고,

우린 다시 고향같은 세리토스의 조그마한 콘도로 이사를 했고...

 

나는 그 동안의 긴장이 다 풀린 탓인지....

맘 놓고 완전 멍...해졌고,..

완전 무기력 상태.....

.

.

.

 

그런데, 그런데.... 

이렇게나 위기를 함께 잘 건너온 후,

나는 새삼스레 남편에게 사사건건 짜증과 화가 일어났고..

괴로움을 일으키는 것이 습이 된 듯 스스로를 괴롭히는 시간들을 보내는 시간들을 보내기도 했고..

홀몬 변화로 인한 갱년기 증상이었을까??? 흑..

 

그러면서도 3년은 기필코 수행하며 살겠노라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으려고,

꾸준히 108배와 명상은 놓지 않고 지냈었다.

 ...

...

  ....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은 마음이 많이 편안해지고 가볍다.

마치 악몽에서 깨어난 것 같다.

맑고 새로운 새벽 앞에 서 있는 것 같다.

 

이제부터 다시 내 삶을 조금 더 재미있고 의미있게 만들기 위해

이 블로그에서 다시 글쓰기 놀이를 하려한다.

 

이런 저런 얘기들.. 소소하고 일상적인 얘기들..

진리라는 것이 먼 곳, 어려운 철학, 고차원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삶 속에서  매 순간 '지금 여기에 살기'를 해 낼 수 있다면,

자유롭고 행복한 나날을 누릴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나의 놀이터였던 이 블로그에 

내 삶의 소중한 기억들을 보관하는 보석상자 역할도 더 많이 하게 할 거야..

내 나이 들어 그것들을 회상하며 행복감을 맛볼 수 있도록....^^


 

그래요...

나 다시 일어납니다!!!! 얍~~~

 

 

 

불교 대학 수료후 

법륜 스님과 나와 남편...

해외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개인적으로 이렇게 기념 촬영이 가능했다는 사실이 감사...

 

 

 

http://lajungto.org/la-jungto-temples/oc-jung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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