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일기장

첼로를 혼자 배워보려다가... ㅠ.ㅠ

거울닦는 달팽이 2018. 9. 2.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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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집 계단 위로 올라가는 코너의

칸딘스키 그림 아래에 고이고이 모셔져 있던 

알흠다운 악기 

첼로..


그 첼로 케이스를 열어보는 일조차

내겐 늘 아득하고 힘든 일처럼만 느껴졌었다.


내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육중함...


사람들이 첼로의 매력에 빠지는 이유가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유사한 톤인데다

마치 연인을 품듯이

가슴에 악기를 품고 연주하기 때문이라는데..





좀 더 많이 감상하려면: http://blog.daum.net/crystalspirit/1450



작은 체구의 나에게

이 첼로님을 드는 것조차 힘이 들던데,

감히 품어 안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어...ㅠ.ㅠ



다만

첼로 연주하는 남자는 

너무나 멋져 보여서

유일하게 아들 유진이에게

권하게 된 첼로...^^:


그러나

 역시

자발적 동기로 시작한 악기가 아니어서인지

유진이는 대학생이 되자 

가장 먼저 

손을 놓은 취미...



아들 유진의 콘서트 포스팅: http://blog.daum.net/crystalspirit/477



당연히

집 떠나 공부하러 가는 곳에

큰 첼로를 들고 갈 수는 없는 일이긴 하다...

밧뜨,

 기타는 들고 가더라는...ㅎ



그런 첼로를 내가

내가...

내가...

ㅋㅋㅋ


해보고 싶어진게다.


그리하야,

한 권으로 끝내는 취미 첼로 책을

한국으로부터 배송받아

준비해놓고...

오, 예~

^^




미국 알라딘을 통해 한국에서 배송되어온 취미 첼로책 ^^



첼로님을 영접하기 위해

케이스를 열어보니~


오오오~

그동안 잘 지내셨군요? 





이 첼로는 

마지막으로 성인 사이즈의 

유진이 첼로를 구입하기 위해

 유진이 첼로 선생이던 

대학원생 미국 아가씨와 함께 같던

첼로 전문 악기점에서

수많은 첼로를 연주해 보던 중...

그녀와 내가 똑같이 눈 마주치며

소리가 맘에 들어 발탁했던 분...^^


어릴 때

피아노를 좀 배운 음감으로

내가 소리를 좀 느낄 줄 아는건가~ 하고

혼자 놀랬던...

기억이 아직도 떠오르는...


그 때 기억으로

첼로 케이스 가격조차 너무 비싸서 내가 망설이니,

스크레치가 있는 이 녀석으로 유진이가 골라서 

나의 부담을 덜어주었던 기억도...

그때에도 이 케이스 가격만도 40여만원이 넘었으니.

(헤드 아래에는 습도는 측정하는 계기판도 있다는..)




암튼, 서있던 첼로를 열어 눕혀 열어보니

소박한듯 기품있는 모습..

아, 멋있다~


그리하여,

유뷰브와 

첼로 교재를 보고

혼자 첼로 배우기 7편까지 했다는...ㅎ







아이들이 생일 선물로 구입해준 

테블렛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봐가면서

혼자 배워보는 즐거움~






 첼로를 튜닝하는 법까지 해보고

자신도 생겼는디...ㅠ.ㅠ


너무 자신감이 넘쳤는지....

줄을 고르던 중

팅~  하고 

뭔가 튕겨져나가고...

모든 게 망친 느낌이...ㅠ.ㅠ


정신차려 보니

세워져 있던 브릿지가

뽑혀져 누워 있는 것이..ㅠ.ㅠ

현 위에 놓여있던 

알 수 없는 현 조절 집개가 바닥에 떨어져있구...

현들은 후들들

널부러져 늘어져 누워 버린게다.ㅠ.ㅠ 


첼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이 악기를 부서뜨린 건 줄 알았지..


혼미해지는 정신을 가다듬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브릿지 교체라는 것이 있어

들여다보니,

브릿지는 원래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던게다..

휴~

다행....


그래서 알게 된 것이

첼로든, 바이올린이든

저녁에 집에 돌아온 남편이 말하길 

타도, 가야금도 

모든 현악기의 

브릿지는 악기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브릿지는 활 줄의 힘으로

서 있는거라고 하는게다.


아이고~

십년 감수...


어쨌거나

인터넷을 찾아보고,

브릿지에 대해 이해하고 나서

다시 브릿지를 제 자리에 끼워 세워 두고

현도 홈을 따라 제자리에 끼우고 

원래 모습대로 

보존한 후에(?)

다시 첼로 케이스에 고이 넣어 두었다.

휴우~


그리고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이 첼로의 소유자인

유진이에게

내가 사용해도 되는 지

물어보지 않은 것이 걸리는게다.



아무리 부모인 우리가

첼로를 구입하게 해 주었더라도

악기의 소유자인 유진에게

묻지 않았던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닌 것 같다는....


근데..사실...

유진에게 물어본다면,

왠지 유진이가 흔쾌하게 O.K 할 기분은 들지 않는게다.

(정말 자신의 친구, 내지는 연인처럼 생각하는 게 아닐까..싶은...)

그렇다면

엄마를 위해 마지못해 o.k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


그냥 유진이가 신경 안 쓰이게

살짝 몰래 연습한 후에

나중에

surprise 하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나으 욕심이~~~ㅋ


암튼,

유진이가 이 첼로를 연주할 동안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브릿지가 빠지는 상황이 생기고 나니..



이 첼로가

주인의 허락없이

내가 만지는 것이

불편했던게야~~~ ㅠ.ㅠ

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나이 들수록

모든 사물에

그 나름대로의 영혼 내지는

에너지가 깃들여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허락없이

너를 만진 것이 

많이 

미안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 중의 하나인 쟤클린의 눈물..ㅠ.ㅠ


그래..

너의 주인인 유진(Eugene)에게 

먼저 허락을 구하도록 할께...


인연되면

우리,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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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

.



유진이에게 이 모든 얘기를 했더니,

막, 웃는다...ㅋㅋ

엄마가 사주신 첼로인데

당연히 괜찮구요..^^


근데, 처음이 중요하니

개인적으로 누구에게 좀 배우든지,

아니면

제가 집에 가면 

튜닝도 해놓고,

기본 자세 등등..도 가르쳐 드릴께요~ 

하더라는...ㅠ.ㅠ 


아이고~

역시, 마음이 넓은 우리 유진이..ㅠ.ㅠ

엄마가 너무 쓸데없이 생각을 많이 했구나..


그야말로

젠틀맨이 된 의젓한 아들,

 유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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