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비친 미국

오바마는 왜 아프간에서 군인들을 철수하지 못하는걸까? &촘스키 인터뷰

거울닦는 달팽이 2009. 9. 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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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무실에서의 오바마와 장난치는 샤사

 

 

오바마는 왜 아프간에서 군인들을 철수하지 못하는 걸까?

오늘 아침부터 내내 든 궁금증이다..

 

왜냐면 오늘 아침 아프간의 탈레반 군인들 중 많은 수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10달러에 용병으로 팔려 군인이 된사람들이라는 기사를 보고, 어디든 가난한 민중이 개고생이다..싶은 것이 마음이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ㅠ.ㅠ

그래서  이들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처럼 종교적 신념에 불타 죽음을 불사하는 자살 테러를 하는 대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도로에 지뢰를 묻는다거나 동굴에 숨어 있는 등의 소극적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순진한 나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미군의 철수는 당근!!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바마는 올 초에 2만여명을 파병한 것에 이어, 이달 말 다시 추가 파병하려는 계획이라고 하고,

서서히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아프간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지식인들 사이에선 제 2의 베트남전이 되어 갈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 전쟁의 명분이나 윤리적 측면에 관한 고찰보다는 ,이 경제 위기에 전쟁에 돈을 쓴다는 것 자체에 더 반발하는 것이리라..)

 

오바마와 민주당의 철학과 신념에서 본다면  당연히 아프간에서 나와야 말이 되는 게 아닌가 말이다.

 

난 미국의 심각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오바마의 정책들과,

의료 개혁을 위한 오바마의 행보에 안타까운 마음(반대파의 역풍이 너무나 만만찮아서..)과 지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쏟아부은 천문학적 구제 금융자금은 결국 또 돈많은 금융 대기업만 살려놓았지,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우울 모드이다..

 

하지만, 또 오바마 정부로서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바로서는 최선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고, 그렇기에 앉아서 비판과 비난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경제문제라는 게 누구 한사람의 힘으로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도 아닌거구...

제발 국민들이 보수, 공화당의 선동에 휘돌리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이번엔 어떤 일이 있어도 의보개혁만은 성취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프간과의  전쟁을 계속하는 이유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고, <10달러 탈레반>이라는 아프간 군인들에 관한 기사를 읽고선 왜 아프간 전쟁을 계속 하는 지, 진짜 이유가 궁금했다.

 

그리하여 인터넷을 검색해보니,이와 관련한 노암 촘스키의 인터뷰가 뜬다..

역시나 시장의 힘이, 즉 돈의 힘이 권력마저 좌지우지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얘기다...ㅠ.ㅠ

 

내 머리로는 현대 세계의 모든 문제의 근원은 독점 자본 내지는 다국적 재벌 기업이 그들의 탐욕을 놓지 않으려는 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읽고서 한편으론, 오바마는 자신을 밀어 준 돈 줄 쥔 세력들에게 아프간 전쟁은 계속하는 것으로 하는 대신,  의보 개혁만은 밀어 달라고 모종의 타협이라도 한 걸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의보개혁은 전체 미국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사안이니까....

  

오바마는 정말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국익을 위해서 어느 하나를 희생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어찌 할 수 밖에 없는것이 아니었을까..

마치 노대통령이 이라크에 군인들을 파병했던 것처럼...

 

그 탓에 진보좌파들에게 노대통령이 욕을 먹었던 것처럼,

미국의 대표적 좌파 지식인인 촘스키에게 이렇게 비난 받는 모습도 내겐 비슷해보인다..

 

(나는 좌파 진보의 생각에는 언제나 동조한다.

하지만 함께 힘을 모아야 할때만은 지켜보며 지지해 주면 좋겠다...제발...

좌파의 이상은 너무나 좋은데, 너무 독단적인듯하고, 관용이 부족한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모습처럼 같은 방향의 신념을 가진 좌파 지식인들에게도 욕 먹고,

밀어주긴 했으나 인내심 없고 생각없는 국민들에게 등돌림을 당하다가,

결국 ,그 악질 하이에나 보수 기득 세력의 희생양이 되어 버리면 어떡하나 싶은 것이...ㅠ.ㅠ

으..기도라도 하고픈 심정이다..

사실 가끔 기도한다..^^;

 

또하나, 부시는 아프간을 공격하기 위해 테러를 빌미삼았던 것이라니,

무슨 까닭에 아프카니스탄이라는 나라는 이토록 강대국에 시달리는 나라가 된 것일까? 도 궁금해진다.

 

간단 명료하게 말하면 풍부한 천연 자원과 유라시아 대륙의 중앙에 위치,

강대국들에겐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에 항상 호시탐탐 노려져 왔던 곳이었다.

 

영국은 1839년, 1879년, 1919년 3차례 아프간 장악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소련은 1979년 아프간을 침공한 뒤 5만 병력을 잃고 1989년 철수했으며, 그로부터 2년 뒤 소련은 해체됐다.

미국은 2001년 911사태를 빌미로 알카에다의 근거지가 아프가니스탄이라면서 부시가 침공했고,

그 전쟁이 오바마가 집권한 지금까지 9년째 아프간에서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끈질기게도 아프간인들은 강대국의 침략을 이겨낸 역사가 눈에 띈다.

프랑스, 일본, 미국을 이겨낸 베트남인들과 유사하다..

 

탈레반이 반민주적이고  친미인 아프간 정부에 대항하는 반정부 세력이라는 점이,

부패한 독재 친미 정부에 저항, 농민과 국민의 지지를 받아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어낸

베트남 인민해방전선(베트콩)과 같은 맥락으로 읽혀지는 것에 수긍이 간다..

 

촘스키 교수의 말씀을 읽으니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나는 오바마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방향에 서고 싶다..

내가 지켜보는 역사에서 또 다른 비극의 노무현 대통령을 보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ㅠ.ㅠ

 

무엇보다 민주주의의 발전과 관련, 조직된 국민의 힘으로 항거해야 한다는

이 양심적 노학자의 말씀은 노대통령께서 그토록 강조한 바와 일치한다.

 

어디건 모두 함께 살 사는 곳이 되려면,국민 의식이 깨어나는것이 급선무인 것 같다.

 

함께 하고파서 퍼 놓아 본다..

 

 


 

노엄 촘스키 교수(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언어학과)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언어학자이자 진보적 정치 활동가로 이 나라를 대표하는 양심적 지식인이다. 그는 주로 미국의 외교정책과 인권 문제를 비판해왔다.

이런 노엄 촘스키 교수에 대한 인터뷰는 실로 쉽지 않았다. 80세의 노령인 데다 최근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인망식 인맥 동원과 기다림 끝에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지난 8월11일 보스턴에 있는 그의 연구실에서다.

↑ ⓒ김영미 제공 노엄 촘스키 교수(왼쪽)는 독점자본이 국가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미국의 민주주의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혹시 오바마 뒤에 수많은 자본가와 권력자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김영미 예술 및 인문학 인용 색인(A&HCI)에 따르면, 노엄 촘스키 교수(위)는 1980~1992년 생존해 있는 학자 가운데 가장 많이 인용되었다. 역대 인물 중에는 여덟 번째.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때부터 촘스키 교수는 미디어 비평과 정치적 행동으로 인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그는 미국 정치에서 좌파의 가장 주요한 지성인으로 평가되며, 그의 정치적 행동과 비평은 미국과 다른 정부 간의 외교정책과 인권 옹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컴퓨터도 없고 자필로 쓴 종이들과 책으로 뒤덮인 책상에 앉아서 필자를 맞이한 그는 이렇게 말하며 껄껄 웃었다.

"오시느라 수고 많았다.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한국 국방부가 내 책을 금서로 지정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한국에서 당신의 책이 금서로 지정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나.

누군가 이메일을 보내주었다. 또한 그런 조처에 반대해 내 책을 읽기 위한 모임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한쪽에서는 금지하지만 이에 대항하는 다른 쪽에서는 일부러 찾아 읽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당신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민주주의는 지속적인 투쟁의 과정이다. 미국도 1960년대 이후에야 언론의 자유가 제대로 보호받기 시작했다. 언론 자유는 민주주의의 선행조건이다. 그러나 독점자본이 스스로 만족할 만한 인물을 내세우려고 선거를 매수하는 일이 있는 한 그런 나라를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를 수는 없다. 형식적으로 민주주의의 형태를 갖췄을 뿐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로 자처하는 나라 중 상당수는 사실 '무늬만 민주주의'다. 그러나 권력은 결국 국민의 손에 있다. 과거 한국에서처럼 독재 정권은 국민의 힘에 의해서만 전복된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그동안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를 이루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현실에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있다.

사실은 흔한 일이다. 미국만 해도 그렇다. 예컨대 미국의 노예제도는 그 끔찍한 남북전쟁을 치르고 나서 ⓒ김영미 예술 및 인문학 인용 색인(A & HCI)에 따르면, 노엄 촘스키 교수(위)는 1980~1992년 생존해 있는 학자 가운데 가장 많이 인용되었다. 역대 인물 중에는 여덟 번째.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때부터 촘스키 교수는 미디어 비평과 정치적 행동으로 인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그는 미국 정치에서 좌파의 가장 주요한 지성인으로 평가되며, 그의 정치적 행동과 비평은 미국과 다른 정부 간의 외교정책과 인권 옹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도 없어지지 않았다. 공식적으로는 폐지되었지만, 계속 남아 있었던 것이다. 종전 뒤 20년이 지나서도 남부에서는 여전히 흑인을 억압하는 법률이 통과되었다. 흑인은 여전히 노예였으며 농장에서 계속 목화를 따고 사슬에 묶여 광산으로 보내졌다.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 그랬다. 물론 지금 미국에서 그런 일은 볼 수 없지만 정의가 실현되기까지는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한국은 광복이 되어 근대국가로 탄생한 지 겨우 60년밖에 안 되지 않았나. 미국보다 민주주의가 훨씬 급속하게 실현되고 있는 거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후퇴할 가능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전 세계를 대표하는 민주국가다.

글쎄. 미국의 경우, 아직도 독점자본이 국가를 소유하고 운영한다. 미국의 선거 시스템에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없다면 선거운동도 할 수 없다. 선거는 '이기는 것'이 아니라 '구입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 돈을 지불하는 것은 권력자들이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권력자들에게 위험한 제도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빈민 등 대다수 국민이 투표권으로 독점적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 마음을 놓는 순간 권력자들은 민주주의를 무너뜨린다.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어떤 정부인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6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발생한 일을 보면, 오바마에 대한 여러 이미지가 상상이나 착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 선거는 치약 광고와 비슷하다. 아름다운 소녀가 치약과 만나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 내용의 광고가 있는데, 이 광고를 시청하다보면 믿게 된다. 오바마에게 거는 우리의 기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는 혹시 형식적으로 내세워진 일종의 광고 모델 아니었을까. 광고에 등장하는 연예인 같은 모습으로 민주주의를 선전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혹시 그의 뒤에는 이익을 바라는 수많은 자본가와 권력자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오바마 정부는 현재 의료보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의료 시스템의 위기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 보건의료 시스템이 개혁되지 않는다면 미국 경제는 파산하고 말 것이다. 현재 5000만명에 이르는 미국인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보건의료 시스템을 바로세우는 작업은 꼭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다. 미국의 의료비는 다른 나라들보다 두 배나 더 비싸다. 그러나 의료 혜택은 비참한 수준이다. 이런 일이 왜 벌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미국 의료 시스템이 민간 자본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정말 비능률적이다. 민간의료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의료 시스템의 중심부에 있는 민간 기관들의 목적이 이윤 창출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경우 의료비는 엄청나게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수밖에 없다. 행정·감독·관리비로 수백억 달러가 낭비되고 정작 병자들에게는 보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또한 약품 가격은 다른 국가보다 매우 비싼 편이다. 국민의 85%는 정부가 민간 제약회사와 협상해서 약값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며칠 전 뉴욕 타임스에, 오바마 대통령이 제약회사와 어떤 종류의 거래를 했다는 기사가 게 재되었다. 그 거래에서 오바마는 민간 제약사가 약값을 멋대로 결정하는 데 걸림돌이 될 어떠한 법적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한다.

오바마 정부가 의료보험 개혁에 실패할 것이라는 이야기인가.

미국에서는 보험회사도, 월 스트리트의 투자자들도 의료보험 개혁을 바라지 않는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 당시 대형 금융기관에서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았다. 금융자본은 공화당 후보였던 매케인보다 오바마를 선호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 스트리트가 의료보험 개혁을 원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라크나 아프간 전쟁에, 부시나 오바마 후원자들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미국은 이라크 전쟁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 전쟁의 목표는 꽤 명확했다. 이라크를 정복한 뒤 말 잘 듣는 친미정부를 설립해서, 미국 기업들이 거대 규모의 석유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또한 그 지역에 전략 거점을 통제할 수 있는 군사기지를 세우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런 특권을 얻었다. 특히 2007년 11월 당시 부시 대통령은 군대를 이라크에 영원히 주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다. 이런 방식으로, 미국의 군수업체와 기업이 이라크에서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이 목표를 위해 부시 전 대통령은 군사기지 주둔을 위한 협약에 서명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그 협약을 아프간에서 부활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2001년 10월 부시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그 목표는 아주 명확했다. 탈레반 정권의 전복이 아니었다.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엎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훨씬 이후의 일이다. 2001년 10월 당시 미국의 목적은 9·11 테러 혐의자들을 인계받는 것이었다. 탈레반은 증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부시 정부는 그것을 무시하고 전쟁을 일으켰다.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미국은 오사마 빈라덴을 넘겨받기 위해 아프간 전쟁을 도발했다고 떠들었지만 사실은 다른 금전적 이익을 막대한 규모로 챙겼다. 이것은 심각한 범죄이다. 오바마 정부 역시 아프가니스탄이 전략상 얼마나 중요한 지역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자기 후원자들의 이익을 위해 다시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니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오바마 정부의 끔찍한 범죄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보는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앞으로도 얼마만큼의 비용이 필요할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대부분의 분석가는 미국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러나 성공할지도 모른다. 미군의 군사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우리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성공 여부를 따지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우리가 추궁해야 하는 것은 '너희들이 범죄를 저지른 이유는 무엇인가'이다. 혹시 미국의 실수냐고? 그런 질문은 필요하지 않다. 지금 우리가 확실하게 못 박을 것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강대국들이 행동하는 방식이다. 강대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들의 지배력을 확장하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역사다. 일본에 침략당한 경험이 있는 한국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를 '테러와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국민을 설득한다. 테러 집단이 미국을 위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치르는 전쟁이라는 것이다. 당신은 그 테러리스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테러리즘은 미국 권력자들이 애용하는 도구다. 미국 권력자들은 사실 테러리스트들이 하는 짓 그 자체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자기들의 가족이나 친구만 다치지 않으면 된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테러라는 사건을 적절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이익을 취한다. 9·11 사태 이후 테러가 더 증가하는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미국의 이라크 침략 당시, 정보기관과 개별 분석가들은 테러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예측은 정확하게 현실화되었다. 부시 집권 당시, 어떤 단체는 지하드 조직을 협상장으로 나오도록 설득해서 테러 행위에 종지부를 찍은 경우가 있다. 그러나 미국 권력자들은 반대로 행동했다. 먼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고 그 다음 이라크를 침략했다. 그리고 테러는 증가했다. 미국 분석가들은 이를 '이라크 효과'라고 명명했다. 이라크 침공 이후 테러는 7배나 늘었다. 아마 현재 미국인들은 물론 미래의 후손들까지 이 테러와의 전쟁에 동원되어 목숨을 잃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소수 권력자들의 사익 때문에 민주주의가 후퇴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는 국민이 아니라 권력의 이익을 위해 일하기 쉽다. 누가 한국을 소유하고 있는가. 한국 역시 평등주의자들의 사회는 아니지 않은가. 경제력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이 소수는 정부 정책과 언론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이런 소수를 위한 존재일 뿐인지도 모른다. 미국 민주주의는 2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여전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는 이에 비해 훨씬 짧다. 그러므로 지금 한국 민주주의가 잠시 퇴행한다고 해서 지나치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과정이다. 현실에서 잘못된 일을 경험하면 할수록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는 더욱 커지지 않던가. 한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혁명을 이뤄냈던 1980년대 말과 1990년대를 상기해보라. 미국이나 다른 민주주의 국가와 비교할 때 정말 드문 경우이다.

당신은 세계 최고의 언어학자로서 어떻게 하면 정부와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소통이 어렵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원한다면 편지를 보낼 수 있겠지. 그러나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크다. 테이블로 불러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올까. 정말로 소통하는 방법은 조직을 구성하여 그들에게 항의하는 것이다. 당신들의 의사와 다른 정책을 수행하면, 못하게 막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시민의 정당한 행동이다. 그래야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다.

한국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이미 많은 희생을 겪었다. 앞으로도 그럴까.

그럴 것이다. 앞으로도 많이 희생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알맹이를 채워나가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다. 과거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당시에도 한국인들이 희생을 통해 민주주의의 알맹이를 채운 바 있다. 이런 토대 위에서 민주주의 정부가 집권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러나 일단 민주주의를 쟁취한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성공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어버렸다. 착각이다. 민주주의는 언제든 아이스크림처럼 너무도 허망하게 없어져버릴 수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쇠퇴도 중요한 과정이다. 민주주의는 아주 어렵고 비싼 노력 끝에 약간 맛볼 수 있는 어려운 쟁취의 과정이다.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주체는 민중이다. 정부에게 민주주의를 맡기지 말라. 국민이 직접 그 중심으로 나설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

보스턴·김영미 편집위원 /

출처:http://media.daum.net/society/people/view.html?cateid=1011&newsid=20090903100515612&p=sis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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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특집] 5.3. ‘침략자들의 무덤’ 아프간과 오바마

 

 

 

‘침략자들의 무덤’ 아프간과 오바마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미처 한 달도 되지 않은 2009년 2월 초순에 미국 행정부 안팎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해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견해들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오바마가 당선자 시절부터 외교 정책의 최상위에 올려  놓은 구상이 임기 초부터 그를 심란하게 만든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끝이 보이지 않는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고, 유럽연합은 물론이고 다른 여러 나라들과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하는 마당에 언제, 어떻게 마무리 될지도 모르는 아프간 전쟁이 가뜩이나 바쁜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혼자서 벗어날 수 없는 아프간


미국의 리처드 홀브룩 파키스탄 · 아프가니스탄 특사는 2월 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연례 국제안보정책회의에서 “개인적 견해로는 이라크보다 아프간 상황이 더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신 보도를 보면, 그는 “아프간에는 마법 주문도, (보스니아 내전을 끝낸) 데이턴 협정도 없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행정부 안의 협력을 늘리고, 나토와 연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함께 뮌헨 회의에 참석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부군 사령관 역시 “아프간사태 해결은 쉽지 않다”며 더 많은 지상 병력과 항공기, 의료시설, 공병대원, 훈련교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존스 보좌관은 “아프간은 미국만의 고민이 아닌 전세계적 과제”라며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는 나토와 아프간, 파키스탄 정부와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포괄적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아프간 증파 전에 전략을 재검토할 수 있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오바마는 1만7,000명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을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파병의 필요성을 촉구한 것은 미국만이 아니었다. 라데크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치안 상황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고, 존 허튼 영국 국방장관도 “나토는 전시 상황에 대해 각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프랑스의 에베르 모랭 국방장관은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아프간에) 상당한 노력을 쏟아 부었다”라며 추가 파병 가능성을 배제했다. 영국도 추가 파병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경향신문> 2009년 2월 10일자, 박지희 기자의 기사)


위의 기사는 아프간 전쟁이 얼마나 무거운 미국의 짐이며, ‘우방들’의 힘을 더 이상 빌리기 어려운 문제인가를 잘 전해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다음으로 아프간 전쟁의 상위 책임자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중부군 사령관과 동행한 홀브룩 대사가 그 전쟁을 ‘마법’으로도 풀기 어렵다고 말한 것은 미국의 고민을 여실히 알려 준다.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가장 신경을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 전임자인 부시 대통령이 ‘9 · 11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한 알카에다를 소탕하고 그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생포하거나 사살하고 나면 그 전쟁을 깨끗이 접고 그 나라에서 철수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데 미국의 고민이 있다. 파키스탄 접경 지역에 은신하고 있다고 알려진 빈 라덴이 쉽사리 잡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험준한 지형을 이용하는 데 ‘달인’이 되다시피 한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특수부대나 보병과 최첨단 무기만으로는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설령 그런 작전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친미정권보다 국민의 지지를 훨씬 더 받는 탈레반 세력을 두고 미군이 철수한다면, ‘국익’과 관련해서 아무런 소득도 못 거두고 그 중요한 아프가니스탄을 포기하는 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포기할 수 없는 에너지 요충지


미국 대통령으로서 오바마가 아프가니스탄에 힘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중동과 중앙아시아에서 에너지 주도권을 지키거나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프간은 나라 자체가 천연가스와 광물이 풍부할뿐더러 인도양과 연결되는 에너지의 중추적 통로이다. 아프간을 장악하지 못하면 중동과 서남아시아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에너지 경쟁’에서 패권을 잡기 어렵다. 1970년대 말부터 외세가 아프간에서 일으킨 전쟁들은 바로 그런 동기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소련이 1979년 12월 4일에 대군을 침투시켜 시작한 전쟁은 ‘새로운 그레이트 게임’ (New Great Game)의 대표적인  보기였다. 당시 소비에트연방의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드 브레즈네프가 불을 댕긴 이 싸움은 그의 생전에 아무런 소득도 없는 살육과 소모전으로 계속되다가 그의 사후에는 유리 안드로포프, 콘스탄틴 체르넨코로 바통이 이어진다. 그 전쟁을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군대를 철수시킨 사람은 소련의 첫 대통령 직함을 가진 미하일 고르바초프였다. 그때가 1989년 2월 15일이다. 그 뒤 1991년 12월에 소련이 해체된 원인 중에서 아프간 전쟁이 큰 몫을 차지한다는 지적이 나왔음은 물론이다. (*그레이트 게임은 원래, 19세기 초에 영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에서 전략적으로 경쟁하면서 충돌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1917년의 볼셰비키 혁명 뒤에는 영국과 소련이 아프간에서 벌인 경쟁을 지칭한다.)


무자헤딘(아프간 민병대)과 민간인 1백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3백만여 명이 부상한 데 비해 소련군은 1만5천여 명이 전사하고 47만여 명이 다쳤다. 1979년에 아프간의 인구가 1,300만여 명이었으니 국민의 30% 이상이 죽거나 다친 셈이다. 그것은 소련이 아프간에서 벌인 ‘베트남전의 재판’이었다. 미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1959~1975년의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 5만8,000여 명이 숨졌다. 그러나 베트남 남부와 북부에서 3백만~4백만,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는 150만~2백만의 희생자가 났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하노이의 베트남 정부는 ‘국민들의 사기를 걱정해서’ 전쟁의 인명 피해에 관한 자료를 발표하지 않다가 종전 20 년만인 1995년에, “미국과의 전쟁에서 민족해방전선(속칭 베트콩)을 포함해서 1백10만여 명이 전사하고, 60만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 내내 개입의 정당성에 관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 소련은 왜 그런 미국을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같은 길을 따라갔을까? 그런데 2001년에는 부시의 미국이 아프간에서 다시 소련을 따라가서 벌써 9년째나 싸움을 하고 있으니, 몽매한 역사는 되풀이 되는 것인가?


부시의 아프간 공격, 준비된 각본에 따른 것


노엄 촘스키는 최근 우리말로 옮겨져 나온 책에서 미국이 일으킨 아프간 전쟁은 미리 준비된 각본에 따른 것이었다고 단언한다.


  아프가니스탄 폭격은 탈레반을 제거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전쟁이 시작되고 3주 후에 만들어진 사후 설명이지요. 아프가니스탄 폭격은 매우 명료한 위협, 즉 ‘너희들이 오사마 빈 라덴을 우리에게 넘기지 않으면 폭격으로 쑥대밭을 만들어주겠다’는 위협이었어요. 아무런 증거도 없었고, 범인을 넘겨달라는 명시적 요구도 없었지요. 사실 탈레반은 증거가 제시되면, 적절한 방식으로 빈 라덴을 가령 제3국으로 넘겨주겠다는 취지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어요. 그러한 제스처가 과연 진지한 것이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이 거부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주 간단히 거부되었어요. 왜냐하면 폭격한다는 계획이 이미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촘스키, 변화의 길목에서 미국을 말하다>, 데이비드 바사미언 인터뷰, 장영준 옮김. 2009년 1월, 시대의 창, 138쪽)


‘부시 2세 행정부의 아프간 폭격이 미리 만든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은 관련 정보들을 샅샅이 뒤지는 것으로 유명한 촘스키의 단언이라서 신빙성이 높다.


아프간 폭격은 1964년에 일어난 ‘통킹만 사건’을 연상시킨다. 당시 미국 정부는 북베트남 어뢰정이 그해 8월 2일과 4일 두 차례에 걸쳐 통킹만에 정박 중이던 미국 어뢰정을 공격했다고 발표한다. 미국 의회는 8월 7일 ‘통킹만 결의’를 하고, 린든 존슨  대통령은 1965년 북베트남 폭격을 명령하면서 미군 18만여 명을 베트남 전쟁에 투입한다.


그러나 1971년에 <뉴욕 타임스>가 국방부 기밀보고서인 ‘펜타곤 페이퍼’를 단독 보도함으로써 ‘통킹만 사건’은 미국의 조작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보도의 진실 여부를 둘러싸고 오랜 공방이 벌어졌는데, 2005년 12월에 공개된 미국정부 문서에서 뉴욕 타임스의 보도가 정확했음이 입증되었다. 북베트남의 공격이 전혀 없었는데도 국가안보회의(NSC)가 조작된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베트남전은 바로 그 1965년부터 확대되는데, 한국의 박정희 정권도 연인원 수십만 명의 군인을 그리로 보낸다.


오바마가 아프간에서 벗어나는 길


인도의 고위 외교관이었던 M. K. 브하드라쿠마르는 2008년 12월 20일자 <아시아타임스>에 기고한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라는 글에서 “오바마가 진정으로 아프간의 유혈 참사와 고통을 끝내고 테러리즘을 영원히 근절시키고자 한다면 미국의 안보 정책을 주무르는 군산복합체, 석유 대기업, 냉전적 기득권 등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2008년 12월 31일자, 황준호 기자의 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침략자들의 무덤’이라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주류세력의 거대한 철옹성 안에 갇혀 있음을 지적하는 말이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2월 17일, ‘악화되는 상황을 안정화시키는 등 긴급한 안보 필요에 대한 대처’라면서 미군 1만7,000명을 아프간에 추가로 파병하는 것을 승인했다. 해병 8,000명, 육군 4,000명, 지원병력 5,000명을 8월까지 차례로 증파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프간 주둔 미군은 3만8,000명에서 5만5,000명으로 늘어난다.


  오바마가 증파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아프간이 ‘오바마의 베트남’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아프간은 소련과 영국이 점령했다가 치욕의 패배를 겪고 물러난 곳이다. 미군 침공 7년이 지났지만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끄는 친미 아프간 정부는 통제 능력을 잃었다. 탈레반은 아프간의 72%를 장악하고 수도 카불을 위협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가 이라크에서 조기 철군 약속을 이행하기도 전에 아프간에 추가로 파병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위험을 동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 2월 19일자 <한겨레>, 김순배 기자의 기사에서)

 

포용성 있고 겸손한 태도라면


오바마 대통령 혼자서 미국의 거대한 기득권 세력과 싸워서 아프간 전쟁을 끝내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고, ‘오바마-바이든 플랜’에도 정면으로 어긋나는 일이다. 그렇다면 오바마가 국제사회에서 부시 1세와 다른 면모를 보일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나는 그가 넓고 크게 전략적 사고를 하면서, 참모들과 함께 겸손한 자세로 약소국들을 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오바마가 취임한 뒤 처음으로 2009년 2월 9일에 연 기자회견을 보면 그런 움직임이 드러난다. 그는 “국가안보팀이 대이란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고, 건설적 대화를 나누며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을 찾고 있다”면서 이란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979년에 일어난 이슬람혁명 이후 30년이나 외교관계를 끊고 사실상 적국으로 지내온 중동의 강국 이란을 오바마 행정부가 비적대적 국가로 만들 수 있다면 아프간 전쟁의 실마리가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을 것이다. 부시가 대화를 거부하면서 ‘악의 축’이라고 저주에 가까운 악담을 퍼부은 것에 비하면 오바마의 자세는 완연히 다르다. 한반도의 남과 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도 그런 유연성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아무튼 미국의 대표인 오바마가 겸손하고 포용력 강한 태도로 국제문제에 접근해야, 주로 미국의 일방주의 때문에 일어난 전쟁과 갈등이 차츰 해결의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글쓴이 / 김종철
· 전 동아일보사 기자
· 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편집부국장
·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사장
· 현 재능대학교 초빙교수
· 평론으로 <상업주의소설론> 등, 저서로 <저 가면 속에는 어떤 얼굴이 숨어 있을까>(1922)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1995), 역서로 <말콤 엑스>(공역,1978) <산업혁명사><프랑스혁명사>(1982) <인도의 발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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