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날다 ~

추억정리:10월의 시애틀 프레몬트 여행 (2020)

거울닦는 달팽이 2021. 12. 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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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 호수로 흘러드는 운하의 늦가을 풍경은 너무나도 평화스러웠다.

 

2020년은 지구별에 살고 있는 인간 존재에게는 그야말로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한 재앙의 시간이 시작된 한 해였지.

모두들 그랬듯이 우리 가족도  초창기 우왕좌왕의 시기를 지나면서...

남편은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유진이는 콜로라도의 NIST(정부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지내다,

다시 학교 연구실로 돌아와 정해진 인원과 시간에만 출입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문제는 시애틀로 이사가 혼자서 재택하고 지내던 지나였지...ㅠ.ㅠ

 

2020년에 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모르고,

뉴잉글랜드 캠브리지(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속하는 도시.보스턴과 찰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보스턴의 위성도시,유명한 하버드 대학교와 MIT가 위치한 대학도시)연구개발센터에서 시애틀 본사로 오기로 결정하고 얼마나 신이 나 있었던가...

시애틀에는 대학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자주 만나고 재미있게 살 수 있을거라면서...

 

하지만, 2020년 초,결국 미국도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거기다 시애틀 도심 지역(캐피톨힐)은 BLM 운동은 미국 어느 곳보다 심하게 일어났었고 ,

시위대의 행렬과 총소리마저 아파트 아래에서 내려다봐야했던 유난히 겁이 많은 지나는

시애틀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여유로운 프레몬트로 다시 이사를 갔다고 알려줬지. 

이 모든 일을 혼자서 해내는 지나를 늘 속으로 대단하다 생각하며 대견한 마음으로 지켜보았지....

 

그렇지만...미국의 IT 모든 기업들이 그러했듯, 2020년 내내 집 안에서 재택만하게 되니...

마침내, 10월이 되자 울먹이는 목소리로 "엄마, 나 외로워..ㅠ.ㅠ" 라고 연락이 왔었지..ㅠ.ㅠ 

시애틀이 비가 많은 도시여서, 그 때문에 우울증이라도 온건가...하는 안타까운 에미의 마음에

서둘러 너에게로 날아가게 되었지....ㅠ.ㅠ 

 

그리하여...

이 포스팅은 우리 부부가 지나를 응원하기 위해,

코로나를 뚫고 딸을 만나러 시애틀로 날아간 2020년 10월말의 기록들이다.

딸 지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나 의심했던 시애틀의 비는 방문 중 만나지 않았고,

사철 에버그린이라고 불리우는 워싱턴 주의 늦가을이 너무나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그 시간을 기억하며, 찍어둔 사진과 동영상을 모아서 올려본다.

 

지나 집에서 걸어서 5분여 거리에 있는 지나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라고...맑은 물결과 파란 프레몬트 다리가 걸쳐져 있으며, 곁에는 바로 구글 건물도 보인다..^^ 평소 사진을 잘 안 찍는 남편이 셀폰을 들고 뭐라하는 것 같은데, 우리 모녀의 예쁜 풍경에  감탄하는 대화가 좋아서 그냥 두었다. 더군다나 날아가는 새 소리까지  생생하다..ㅋㅋ

 

이 도시 프레몬트는 시애틀 지역 중에서도 운하 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It분야 젊은이들과 예술가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고 한다. 커피 한 잔을 손에 든 채 개를 데리고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인텔리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보기 좋았다. ^^ 운하 주변에서는 날씨가 쌀쌀했는데도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운하를 가로지르는 프레몬트 브릿지는 놀라웠다. 나는 운하를 이렇게 실제로 본 것도 처음이었지만 작은 요트가 아닌 큰 배가 지나갈 때는 다리가 문이 열리듯 오픈되는 것을 본 것도 처음보았다. (이런 다리를 도개교라 한다. )다리는 우리가 차를 타고 건넜던 나름 큰 규모의 다리였기에 신기했다. ㅋ 다리가 위로 열리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뒀는데...흠...나중에 add 시키자..

 

JINA는 여름이면 이 곳의 숨겨진 좋아하는 장소에 혼자 나와서 스케치도 하고 책도 읽고 지낸다고 했다. 그러게..지나야..네가 좋아할 곳이구나. 지금은 추워서 둘둘 말다시피하고 집 앞을 외출한 지나랑 아빠의 모습...내게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중의 하나가 물결위에 빛나는 반짝이는 햇살이어서 이 사진도 올려본다. ^^

 

 

스타벅스가 생겨난 곳,커피의 도시라고 알려진 시애틀답게 군데군데 멋진 커피샵이 많았고, 흐린 날씨에 커피 한 잔을 들고 개랑 같이 산책하는 인텔리적인 느낌의 젋은이들 과 조깅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보기 좋았다. 지나 집 바로 앞에도 맛있는 커피로 유명하다는 카페( Milstead)가 있었다. 코로나로 매장 안은 어수선...테이크 아웃한 커피 한 잔씩 들고, 우리는 운하 주변의 산책했었지....추워진 날씨에 엄청 두꺼운 패팅에 스카프만 둘둘 말고 집 앞을 나온 지나의 모습이 재밌다.

 

코로나로 인해서 테이크아웃과 배달만 가능한 상태였지. 집 앞에 있는 이국음식 레스토랑에서 우리를 위해 낯선 음식을 시킨 후 기다리는 지나~

 

 

 

이 와중에 새로 오픈했다는 맛집이랜다. 우리 애기, 지나보고 먹고 싶은 것 주문하라하니, 역시나 대부분이 탄수화물 종류인 파스타네..ㅎㅎ

 

아빠는 왜 이런 장난을 좋아하는지? ㅋㅋ 남편은 안 찍던 사진을 찍게 되니, 이런 저런 모드를 시험해보는 중인 것 같다..자신의 얼굴이 가려졌네..재밌어서 올려 놓는다.

 

바다에 인접한 시애틀도 해산물이 유명하다..나는 문어요리를 시켜보았는데, 정말 이런 음식은 처음이야!!! 너무너무 맛있었다..^^

 

 

프레몬트의 오로라 다리 아래에는 트롤(스칸디나비아와 스코틀랜드의 전설에 등장하는, 인간과 비슷한 모습의 거인족)조각상이 있다. 다리 아래에 괴물이 살고 있어~ 라는 무서운 얘기가 사실이라며 보여주기 딱 좋을 듯~ ㅎ

 

 

뜬금없는 레닌 동상이?? 이 도시 프레몬트는 인텔리적이고 리버럴한 청춘들의 도시였다. 동네 곳곳에 생각지도 못한 조각상들이 눈에 띈다. 오로라 다리아래는 트롤 조각이 있기도 하고, 베를린 장벽의 부서진 조각도 기념하기 위해 가져다 놓고 설명하는 안내문이 놓여져 있기도 했다.

 

시애틀이 스타벅스가 태어난 곳! 스타벅스 1호점은 시애틀의 가장 전통적인 시장이라할 pike market에 위치해 있었다.보통 그 유명세때문에 늘 긴 줄이 늘어서 있기 마련인데, 코로나 창궐로 이 pike 마켓 전체가 완전 한산했다.ㅠ.ㅠ 지나는 나에게 pike market은 대구로 치면, 서문시장 같은 역사가 오래된 전통시장 같은 곳 이라고 설명해준다..이뻐라~ 입구에 스타벅스 1호점라는 사인보드를 세워놓고, 심지어 손님을 기다리듯 직원이 나와 있다. 텅 비어 한산했던 이곳 내부도 동영상을 찍은 기억은 있는데....그건 어디있더라?? 찾으면 다시 add 해야겠다.ㅋ

 

그 다음은,

날씨가 꽤 추웠는데도, 지나는 커피 좋아하는 엄마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곳이라면서

스타벅스 리저브가 있는 곳으로

우리를 이끈다. 

평소 걷지 않던 우리 부부는 헥헥..힘들어함.

 

역시나!!!

스타벅스 1호점 뿐 아니라,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트리( Starbucks Reserve Roastery and Tasting Room)는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시애틀에 오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라는 걸 알게 되더라는...

 

무엇보다 그 규모에 압도 당한 나...ㅋ

내가 태어나 이처럼 큰 커피전문공간을 본 적이 있던가? @@

 

 

엄청난 크기의 커피 로스팅 기계가....

 

로스팅된 커피빈을 즉석에서 내리는 바리스타들도 여러명이었지....

 

 

커피 공장내지는 커피 연구실을 둘러 보는 것 같은 느낌? 전혀 새로운 차원의 커피 place...세련됨과 모던함이 공존하는...내겐 참 낯설지만 멋진 공간으로 기억된다.

 

이 공간에 대한 동영상을 퍼 놓는다. 직접 창조하고 작업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낫겠지...^^

 

 

너무 이쁘게 나온 딸 지나의 모습...아빠가 이번에는 또 뭔가 특별한 effect 있는 걸로 지나를 찍은 것 같은데, 내가 봐도 맘에 들었다.^^ 엄마 아빠는 외롭다고 한 너를 응원하러 갔는데, 도리어 엄마,아빠 데리고 여기 저기 시애틀 관광을 시켜주고 있으니, 더 힘든 거 아니었을까? 너무 착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랑스런 딸, 지나....

 

 

 

실내가 더워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켰던가? 지금 보니 그렇구나...ㅎ 커피가 두 잔이잖아?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어쩔수 없는 불면증 때문에 오후에는 커피를 안 마시기로 했지..ㅠ.ㅠ

 

코로나로 인해 낯선 도시에 혼자 떨어져 지내는 동안 Jina는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밤 늦도록 엄마, 아빠랑 얘기도 많이 나누었고, 낮에는 우리들을 데리고 시애틀 여기 저기를 안내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 주었지...이토록 사랑스러운 딸이 내게 있다는 건 인생의 행운이 아닐까....사랑해~ 지나~

 

 

이제는 네 회사로 가 보자꾸나.

시애틀은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와 아마존의 본사가 있는 도시로 유명하다.

미 서부 북단의 state인 워싱턴 주의 시애틀. 북쪽의 캐나다와 엄청 가깝다는...그래서인지 침엽수림 가로수가 많아 더욱 운치있고 이국적으로 느껴졌지...

 

렌트카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가 보는 길....정말 규모가 대단했다는 말 밖엔....하나의 타운, 캠퍼스라는 표현이 쓰인 이유를 알 것 같았지...

 

일단 차를 파킹해놓고, 멋지게 한 장면~ 근데, 렌트한 차는 오레곤주 번호판을 달고 있었네..ㅋ

 

 

아빠가 더 신이 난 모습이다. 보스톤 연구센터에서 이곳 본사로 와서 대학 친구들과도 자주 만나고 재밌게 살고 싶다던 지나의 꿈은 코로나로 좌절되었다는...ㅠ.ㅠ 회사 전체가 재택으로 돌리니, 팀원들을 실제로는 한번도 만나지 못한 채,내내 work from home하며 지내다보니, 너무너무 외로웠나보다..ㅠ.ㅠ

 

적막감이 감도는 텅 빈 MS 본사...코로나로 재택하게 된 사람들은 다 좋아하는걸까? 우리 지나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보스톤에서 출장을 오게되면 그 많은 건물들 중에서도 이 건물에서 일했다고 했는데, 내 눈에는 위용이 대단했지...하지만 지금은 재택 근무로 올해 한번도 실제 팀원들을 못만나고 집에서 온라인으로만 일하고 있었다고...ㅠㅠ 전체 MS 캠퍼스가 정적만 가득했었다. ㅠ.ㅠ

 

 

거리의 상점에 거려진 벽화도 내 눈에는 참으로 특이 했다. 프레몬트는 보헤미안적인 도시라더니...

 

엄마가 좋아할거라며 또 추운데도 걸어걸어 올라온 언덕..유니온 호수를 앞에 두고 시애틀 다운타운의 야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사진에는 정말 1/10도 표현되지 않은 느낌이다...아래의 검정 바탕이 호수의 물결이라는...ㅎ

 

작년 10월말의 기억들이 내게는 정말 아득히 멀게만 느껴진다.

딸 지나와 우리 부부는 이 때 정말로 많은 이야기를 밤 늦도록 나누며

서로에 대해서 더 깊이 많이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지.

 

아이들이 고교 졸업 후, 집 떠나 대학 생활을 하고, 또 졸업 후 바로 직장 생활을 하고...

정신없이 달려 온 시간들이었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 칩거하게 되니, 자신을 깊게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았다.

 

 

늘 고맙고, 늘 사랑해~

나의 천사, 나의 사랑스런 애기, 지나야~

늘, 언제나, 항상, 영원히, 사랑해~~~

 

 

 

시애틀 프레몬트 소개: https://wowseattle.com/popular-travel/213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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