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생 오후 만들기

50대 주부, 넌 지금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니?

거울닦는 달팽이 2023. 9. 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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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고교 교사로  지내던 어느 겨울 방학, 나는 뜬금없는 전화 한 통을 받았었지.

대학 시절 사귀던 남자친구가 미국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는 떠나기 전에 우리 집에 와서 부모님께 결혼하고 싶다고 했었고, 결국은  퇴짜(?)를 맞고 나랑 헤어졌었는데...(그 시절엔 부모님 허락이 꼭 필요했던 때..ㅎ)

그 전화였어요.

 

암튼, 그 전화 이후 그는 내가 결혼하고 있지 않은 상태인 걸 알고서는...

완전히 내 혼을 쏘옥 빼다시피 만들어서는, 그 전화 이후, 3달만에 결혼식을 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미국 하늘 아래 있더라는..ㅠ.ㅠ

 

낯선 미국도 당연 힘들었거니와, 그 낯선 환경에 설상가상..이북(평양)이 고향이신 시어머니의 일가친척이 온통 포진해있는 환경...신혼 생활은 유타주 saltlake city 에서의 시작했으나, 결국 남편의 박사과정 펀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시댁 가족들이 포진해 있는 LA로 돌아오고 말았죠..ㅠ.ㅠ

 

그 이후, 나의 인생 스토리는 눈물겨운  파란만장~~~~ ㅠ.ㅠ

모든 게, 인연이고 운명이라 생각해버리니, 이젠 그 과거의 시간들에 대해서도 그러려니...ㅠ.ㅠ 

 

그렇게 고군분투 나는 내 나름 최선을 다해 이 곳에서의 삶을 일구어 왔었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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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 우리 집에서 크리스마스 가족 파티를 한 후의 어느날...

시댁 가족들 모두 돌아간 후에, 나는 성인이 된 우리 아이들과 남편에게 말했죠.

"이제 엄마도 50대야, 이제부터 엄마가 하고 싶지 않은 건 안하고 살겠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살겠어." 라고 자유선언을!!!

 

미국에 살면서도 매해  설날이면 우리 집에서 떡국 먹고, 새배 하던 것도 이젠 너희들이 성인이 되었으니 이젠 그만하고..

황금동 할머니 할아버지껜  따뜻한 식사 한끼 해드린 적 없으면서, LA 할아버지, 할머니 생신은 한번도 놓쳐본 적도 없었고,

크리스마스, 땡스기빙 같은 미국의 명절에도 늘 시부모님을 빼놓을 수 없는 상황이 사실은 싫었노라고 고백했었죠..

 

아이들은 그야말로 멘붕!!!

모두가 즐거웠던 가족 모임이 늘 엄마의 원치 않았던 수고의 산물이었다는 걸 알고서는 무척이나 당황한 기색..ㅠ.ㅠ 

 

잠시의 침묵이 흐른 후, 아들 유진이가 말하더군요. " 좋아요! 엄마! 엄마를 지지해요!!!" 라고 단호하고 시원하게...

물론 영리한 딸 지나는 고교 때에 내게 말한 적도 있었어요." 왜, 늘 우리 집에서만 엄마가 준비해? "라며...

(말간 눈빛으로 늘 엄마인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듯한 사랑스런 내 딸...고마워..ㅠ.ㅠ)

그렇게 아이들이 나를 적극 지지한다고 하니, 우리 피터팬 남편 분도 "뭐...그러든지..."의 분위기가 된거구..ㅎ

...

 

그리하여, 50대의 인생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겠노라하던 나....였는데...

시어머니께도 점점 거리를 두면서 덜 만나고 지냈었는데, 도리어 나를 더 칭찬하시고, 남편에게도 에미 말 잘 들으며 살라고 그러셨다니..이게 뭔 인생의 아이러니?!? @@

 

근데, 요 며칠...

 

내 놀이터였던  블로그가 티스토리로 옮겨졌고, 거기에 애드센스를 붙이면, 광고 수익이 난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승인이 된 상태인 걸 알았고...etc.

 

그리하여, 9월 1일부터 신이 나서, 혼자노는 블로그가 아닌,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관심글들을 올려야 한다며, 1일 1포스팅을 하고, 이웃블로그에 가서 인사를 하고, 여기저기 들락거리며 내 블로그에도 사람들이 오게 유도를 했다는 것인데.... 흐흐흐흐흑~~~~


근데..근데...

오늘 보니, 그렇게 내 블로그에 이웃 블로그 친구님들이 오고, 인사도 나누고, 원했던 구독자도 생겼는데!!!

세상에~ 어제, 그 수선스럽게 인사나누었던 어제의 광고 클릭은 0 !!! 
즉, 광고 수익은 거의 없는 상태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하아~ ㅋ 

 

그럼,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지??? 라며...오늘 아침엔,  애드센스 수익 창출이라 검색어를 넣고선, 내내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며 광고 클릭을 어떻게 유도하지? ..또 마구 마구 검색하다가...문득,

" 아..놔, 나,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


'아, 나도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꿈, 그 꿈을 이루려면, 구글 애드센스의 눈에 드는 최적화된 블로그를 만들어야 하는거구나..구글 애드센스의 눈에 들어야 하는구나...ㅠ.ㅠ'

'내가 말야...더 이상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살겠노라고 천명했던 내가 , 이제는  AI의 눈치를 보는 사람이 된 게야? 아흑~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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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오늘 아침의 헤매임의 결론은...

"그래..그냥 나답게 살자!"


전세계적으로 흥행했지만, 한국에서는 폭망(?)했다는 최근의 바비영화를 보면서도,

역시..여자도, 남자도, 어떤 사회 문화적 조건에서도 상관없이 자기답게 살자! 라는 주제성에 살짝 눈물 훔친 나였는데...
이젠,  AI 의 눈에 들려고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콘텐츠로 글을 쓰고, 구글광고 AI의 눈치를 보는 존재가 되려했던가???

 

바비랜드가 아닌, 리얼 세계에서 주체적 인간으로 살기를 선택한 바비를 응원해!!!

 

네...ㅠ.ㅠ 그래요...

나는 다답게 사는 게 가장 좋은 것이고, 그것이 내 블로그에 드러나면 좋은 것이고, 그게 오는 분들이 공감하면 좋은 것 일뿐...너무 애쓰면서 블로그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ㅠ.ㅠ

 

원래의 내 블로그 성격을 유지하면서, 적당히  내 나이 또래의 분들이 공감할 내용도 올리고, 그렇게 밸런스를 맞추어 가며 지낼려구요...

50대 아짐, 덧붙여 선언합니다~~~!

"사람들의 눈치도 보지 말고, AI의 눈치도 보지말고, 그냥 나답게 살자!!!"

음하하하~ ^^ (여성 홀몬 떨어지니, 웃음소리도 남성스럽다는..ㅋ)

 

 

*글을 쓰고 나니, 가슴이 아려오는데.....왜일까..생각해보니..
제 과거가 잠시 회상되었기 때문인가봐요.
그리곤, 늘 지금 현재를 살아야 마음이 힘들지 않다는 법륜스님 말씀이 기억났구요..ㅎ

 

제 블로그 오신 분들 모두, 오늘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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