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일기장

50대의 비오는 날 일상..좀 쓸쓸한 날..

거울닦는 달팽이 2024. 1. 2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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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전역이 북극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나날들...

오직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만이
그 영향권에 벗어나 있다는데...

 

내가 살고 있는 Southern California 는

3일째 비가 오락가락한다.

 

흔하지 않은 비가 내리니...

아침에는 커피 향이 짙어지는 날씨라 좋아하다가,

오후가 되니...

센치해지기 시작한다..

 

이런 날,

추억처럼 다시 만난 목소리..

레너드 코헨의 Famous Blue Rain coat...

존재의 쓸쓸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라는

표현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이 노래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다...

 

그러고보니..

내 책상 위에는 나태주 님의 <안부>라는 시가

놓여져 있다..

그래..

내 마음, 그대로이다..

 


안부

                                                  -나태주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그리고..

 

저녁 식사 후에도

또 비가 오락가락...

식사 후의 동네 산책도 못하게 되니,

기분이 가라앉는다..

 

뭐하면 기분 전환이 될까...?

뚜껑이 열려있는 상태의

피아노 앞에 앉아 

쇼팽의 왈츠 19번도 한번 연주해본다.

 

이 나이 되어서, 

인터넷에서 악보를 구해

혼자 피아노를 쳐보는 것이

재미있는 일들 중의 하나가 되었으니..

참 감사한 일이긴 하다.


(내 연주는 올릴 엄두가 안 나서
유튜브에서 겨울 영상 찾아 올려본다...)

 

 

 

어젯밤에는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오랫만에 참 아름다운 영화 한편을 보았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제목의 영화...

제목만 한글이었지,

한글 자막이 없어서 볼까말까 망설이다 보았다.

 

늪지에서 혼자 생존해야했던 영리한 소녀의 삶과

그 곳의 풍광, 사랑, 그리고 미스테리한 사망 사건과 마지막 반전..

 

영화를 다 보고나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역시나 호평의 리뷰가 여기저기...

책은 더더욱 좋았다고 꼭 읽어보길 추천하는 글이 많았다.

 

(유튜브에서 이 영화를 요약한 영상을 퍼 놓는다.

혹시 내 블로그에 놀러온 분 중에,

보고 싶은 분은 보셔요..)

 

 

요즘의 나는 

매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보낸다.

그게 지구 삶을 살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에

공감했기에...

(나이든 자의 삶이

빛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인터넷을 검색해본다.

다행이다.

알라딘ebook 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좋았던 건, 

이제 Paypal로도 결제가 된다는 것...얏호~)

 

역시나, 책의 첫페이지부터 

자연의 풍경을 표현하는 문체의 흡인력이 대단했다.

 

성장영화, 성장소설류가 좋은 나..

사랑하는 엄마와 그 후 모든 가족이 떠나 버린 늪지에서

홀로 남겨진 어린 소녀 카야가

대자연에서 혼자 생존해가는 과정들...

 

오후 내내,

잘 읽히는 책에 푹 빠졌는데...

무엇보다

엄마를 기다리는 소녀의 외로운 마음,

소녀 카야의 울음을 꾹 참는 마음이 전염된 것 같았다...

 

다시 책을 더 읽을까 하다가...

슬프고 외로운 마음에 젖어들기 싫어서,

뭔가 집중하는 일을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컴 앞에 앉았다..

 

그리고...

그냥 마음내키는대로 포스팅하는 중...

 

레너드 코헨의 노래를 듣는 동안,

문득 떠오른 또 하나의 곡...

조르주 무스타키의 <나의 고독>

 

고독과 외로움은 다르다고한다..

외로움은 나 외의 타인의 존재가 필요한 감정이라면,

고독은 인간 본연의 기본 감정이라고...

 

고독을 벗 삼을 수 있는 인간이 되었다면

진정 어른이 된 게 아닐까...

 

레너드 코헨도, 조르주 무스타키도

이젠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이런 노래를 즐겨 듣던 예전의 소녀는

이제 장년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경계에 서 있구나...

 

 

이제,

잠 들 시간이 다 되어간다.

.

.

무슨 음악을 들으며 잠들까?

임윤찬의 라흐마니노프 피협3번을 또 들어?

(정말 마르고 닳도록 들었구나..

또 집중하다 잠들지 못할 수도 있어..)

그래..

봄날 시칠리아 섬의 평화롭고 나른한 분위기...

임윤찬이 연주하는 바흐의 시칠리아노를 듣자.

 

 

 

 

그리고 나서는,

실크처럼 부드럽고도 따뜻한 음악을 들으면서

잠들자..

외롭고 슬픈 내면의 어린 아이의 마음을 

풍성하게 녹여줄 음악...

늘, 겨울이면 생각나는 곡으로...

드보르작 슬라브 무곡 2번...

 

모두,

굿나잇~💕

 

 

(저는 광고블락을 신청해 놓았지만, 혹시 광고가 뜨는 분은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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