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일기장

아들 Eugene(유진)의 윈터 콘서트에 다녀와서..

거울닦는 달팽이 2009. 12. 18. 11:38
반응형
        

 

 

 

 

 

 

 

수요일, 어제는 유진이가 퍼스트 첼로 연주자로 있는 커뮤니티 오케스트라의 겨울 콘서트에 다녀왔다.

 

사실 집 근처의 커뮤니티 칼리지 내에 이런 오케스트라가 있다는 것을 알아 낸 것은 행운이었다.

사립 대학교 부설 커뮤니티 오케스트라의 경우에는, 멤버가 되어 연습하고 연주회를 갖는데도,

내겐 엄청 부담스러운 액수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었기에 말이다.^^;

 

유진이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대학 수업에 크레딧까지 받을 수 있는 여기에 조인한 후에는, 

개인 교습 같은 것도 받지 않고 지냈는데도, 매주 금요일 6시에서 9시까지 세시간을 항상 참여해서

연습을 하더니 절로 실력이 늘어난 것이다.*^^*

 

사실 유진이는 첼로 배울때도 크게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었다.

첼로 전공하는 대학생에게 저렴한 레슨비로 배웠는데, 그 여학생이 독일계 아빠와 청교도적인 분위기의 엄마에게서 자란 탓인지, 너무나 성실하고, 성격이 좋아서 유진이가 첼로에 접근하는데 너무 편안하게 이끌어 주었다. 그 덕에 이젠 혼자 커뮤니티 오케스트라에서 조인해서 함께 연습하고 연주하는데도 어려움을 못 느끼니, 어제는 그 친구가 새삼스레 생각나고 고맙게 느껴졌었다. 

그만 둘때도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첼로 연주곡을 CD로 카피해서 유진이에게 선물로 주었을 정도로 정성을 들여 주었다..(대학원을 먼 곳으로 가는 바람에 레슨을 그만 두었었다..)

 

암튼 이 오케스트라는 음악을 좋아하는 아마츄어들의 모임인 까닭에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 있어서,

학교의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사회성도 키울 수 있어서 또다른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저번 콘서트때는 유진이와 함께 첼로를 하시는 미국 할머니께서 나를 찾아오셔서는

유진이 칭찬을 하시면서, 유진이와 함께 연주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하셨다.*^^*

 

이날은 윌리엄 텔 서곡의 앞부분 솔로를 유진이가 맡았었는데, 사실 잘해서 나도 놀랬다.@.@

왜냐면 넘 바쁜 스케쥴탓에 집에서는 연습하는 모습을 별로 못 보고 지내기 때문에....^^;

(자기 방에서 기타 치는 소리는 종종 들리지만..크~)

알게 모르게 그렇게 꾸준히 다니더니, 실력이 많이 늘었고, 솔로 파트까지 맡을 정도가 된 것이었다....*^^*

 

이번 연주회는 그야말로 크리스마스 캐롤 일색이었는데, 어찌 그리 신나고 포근하면서도 흥겨웁던지~~

다행히 나는 앞에 앉을 수 있어서, 유진이의 연주하는 표정과 모션이 눈에 다 들어왔는데 ,

스스로 그 연주에 흠뻑 빠져  즐기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항상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길 바랬던 내 소망대로, 

유진이는 어느새 여러 악기들이 합쳐져서 하나의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오묘한 맛을 알게 된 것 같다..

경직되어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몸짓이 음률과 함께 하는 것이 절로 보이는게다...

그 모습이 너무 좋아, 즐거운 캐롤 연주를 들으면서 눈물이 핑~ 돌던 나...흐~*^^*

 

마치고 나오는 길에 유진이 스스로가 말한다..

연주 너무 즐거웠다고..이렇게 살면 인생이 후회스럽지 않을거라는 의젓한 말까지....^^

사실 오늘 관객의 반응도 참 좋았다..휘파람에 환호성까지..

귀에 익은 캐롤 연주였으니..그래서 더 신이 났나보다...*^^*

 

학교에서 축구 연습하고, 어두워져서 집에 오자마자 샤워하고 셔츠 갈아입고, 

피자 한조각 겨우 먹고 연주회에 갔는데,

다시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번 금요일인 방학까지 마쳐야 할 숙제를 하는지 책상에 곧바로 앉는다

오~기특한 것, 대견한 것~~~

바쁘게 지내는 것 못 견뎌하는 나 같으면 징징거리며 신세한탄(?)할 것 같은데, 이 아이는 그렇지가 않다..

자신의 Will Power를 실험해 본다나???@.@

 

암튼,사진을 찍지 말라는데, 마치고 연주자들을 일으켜서 인사시키는 시간에는 방해가 안 될 것 같아서인지

후레쉬가 여기 저기 켜지고, 나도 그틈에 한장 찍었다..크~

흐리고 오케스트라 전체가 나오지 않아서 아쉬운데, 그런대로 기념이 될 것 같아 올려본다.*^^*

(그니까 지휘자 왼편의, 바이얼린 주자 관현악주자들의 모습은 다 잘린 상태이다...)

사진에서처럼 산타 모자나 장식을 머리에 쓰고 연주하기도 한, 무척 즐겁고 흥이나는 시간이었다.

 

사진의 앞 중간의 웃고 있는 남학생이, 우리 유진(Eugene)이다.

만 16세, 여기서는 11학년, 고교3년생..

여긴 12학년이 고교 졸업반이다..*^^*

 

*아란도님의 리플을 읽어보니, 다음에 기회되면, 유진에게 녹음할 기회를 달라고 한번 해봐야겠군요..*^^*

캐롤이 흘러나오면 더 즐거운 포스팅이 될 거 같아서, 제게 있는 빈소년 합창단의 캐롤송을 하나 올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