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는 세상

남편에게 바치는 시와 노래~ ^^; 이적-빨래

거울닦는 달팽이 2011. 2. 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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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설겆이와 빨래를 해 주는 울 남편..

(물론 디쉬 워셔와 세탁기&드라이어가 해 주긴 하지만...)

 

이번 주말은 함께 신경써서 처리해야 할 일들도 있었고,

유진이 학교 Club 아이들의 Talent Show 도 다녀오고...

오늘 아침엔 성당에도 함께 다녀오면서...

점심도 먹고 들어 왔고,(베트남인이 하는 월남 국수..ㅋㅋ)

아이들은 In&out 햄버그도 to go해서 사다 주었는데...

 

둘이 내내 함께 돌아다니면서

주말의 집안일을 남편에게 맡기고 있으려니,

쫌~ 미안하네...^^:

 

흠~

뻔뻔하게 두꺼운 얼굴로 앉아 계속 컴질하고 놀까...

아님, 발딱 일어나서 빨래라도 내가 돌리고 올까나....

ㅋㅋㅋ

 

일상을 시처럼 노래하는 이적..

이런 노래도 있었네...

 

듣고

빨래,내가 하자꾸자..얍!!!!

 

 





 

 

  

 

빨래- 이적 

      

 

빨래를 해야겠어요 오후엔 비가 올까요
그래도 상관은 없어요 괜찮아요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아요 그러면 나을까 싶어요
잠시라도 모두 잊을 수 있을 지 몰라요

 

그게 참 마음처럼 쉽지가 않아서
그게 참 말처럼 되지가 않아서
무너진 가슴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난 어떡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그대가 날 떠난 건지 내가 그댈 떠난 건지
일부러 기억을 흔들어 뒤섞어도
금세 또 앙금이 가라앉 듯 다시금 선명해져요
잠시라도 모두 잊을 수 있을까 했는데

그게 참 마음처럼 쉽지가 않아서
그게 참 말처럼 되지가 않아서
무너진 가슴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난 어떡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뒤집혀버린 마음이 사랑을 쏟아내도록
그래서 아무 것도 남김 없이 비워내도록
나는 이를 앙 다물고 버텨야 했죠
하지만 여태 내 가슴 속엔

그게 참 말처럼 쉽게 되지가 않아서
무너진 가슴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난 어떡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빨래를 해야겠어요 오후엔 비가 올까요


 

 

 

+ 빨래를 하십시오

우울한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맑은 날이
소리내며 튕겨울리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밝아진답니다

애인이 그리운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물 속에 흔들리는
그의 얼굴이
자꾸만 웃을 거예요

기도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몇 차례 빨래를 헹구어내는
기다림의 순간을 사랑하다 보면
저절로 기도가 된답니다

누구를 용서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비누가 부서지며 풍기는
향기를 맡으며
마음은 문득 넓어지고
그래서 행복할 거예요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빨랫줄에 행복을 널다

일요일 오후
외출한 아내가 전화기로 지령을 내린다
세탁기 멈추었으면 빨래 좀 널어라
마누라 말 잘 듣는 것이 세상 공덕 중에 으뜸이라고 하니

달콤한 잠결에 들리던 규칙적인 회전음이 빨래 소리였구나
빗소리로 들리던 휘파람소리가 헹굼 물 빠짐 소리였구나
둔탁하게 베란다 창을 두드리던 소리가 탈수 소리였구나

뚜껑을 열자
손에 손잡고 씨름하듯이 허리춤을 부여잡은
식구들이 가장자리로 가지런히 잠을 자고 있다

그래, 서로의 등을 두드려서 하얗게 빛을 내었구나
따뜻한 가슴을 풀어서 세제를 녹였구나
가는 목덜미를 씻겨주며 말끔하게 헹구어 내었구나

아내의 좁은 어깨를 펴서 빨래줄 중앙에 편안하게 앉히고
주름진 내 다리통을 반듯하게 펼쳐서 가장자리에 세우고
매일 식구들 체면을 닦아주던 수건의 네 귀를 꼭 맞추어
가을 국화꽃 향기를 묻혀서 널어놓고

소파 깊숙이 몸을 낮추고 올려다보니
내가 아끼고 사랑하여 왔던 모든 것이 빨랫줄에 있다
(허진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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