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의 흔적

자~~다시 수면 위로 !!! 치솟는 날개짓으로!!!

거울닦는 달팽이 2009. 5. 17.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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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욜 아침이다.

난 주말이면, 특별한 스케쥴이 없다면  울 가족들 각자 일어나고픈 시간에 일어나도록 놔둔다..^^

나부터 내 맘대로 일어나고, 아침 식사는 각자 해결 모드로 맞춰 놓았다..ㅋㅋ

 

근면, 성실만이 인생의 지고의 선이라고 배워오신 부모님 세대는,

자식들이 주말에 늦게 일어나는 모습을 곱게 봐 주시지 못했다.

울 아버지도 우리들이 일요일에 늘어지게 자고 있으면 역정을 내시며 깨우셨고,

울 시어머니도 남편 친구가 집에 놀러와서 늦게까지 자는 것을 보고서 평생 그 친구를 불성실한 사람으로 낙인찍으셨던 기억이 난다.^^;

 

내가 부모가 된 지금..나는 그렇지가 않다.

적어도 주말은 세상이 요구하는 틀에서 벗어나, 맘껏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되었음 좋겠다.

더 일찍 일어나든, 늦게 일어나든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남편과 두 아이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세상이 부여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기계음 소리로 깨어나야하고,

세상이 요구하는 시간표에 따라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일하고, 공부를 해야만한다.

 

하루끼의 소설에서인가 <자신에게 태엽을 감지 않아도 되는 주말>이라는 표현이 내 기억에 꽂힌 것도 이런 맥락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치만 사실은 우리 두 아이는 주말이면 학교 스케쥴 외에 다른 스케쥴이 많이 생겨서 항상 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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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서 가족들이 늘어지느라 늦잠자는 주말 아침은  일주일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가족들 모두 잠들어 있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아침 시간의 기도와 명상 그리고 독서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주중의 세사람의 아침 메뉴는 다 다르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세명의 다른 식사를 다 준비하고,

유진이에게는 런치마저 준비해주느라, 잠 많은  내게 주중의 아침은 거의 사투를 벌리는 수준임.ㅠ.ㅠ ^^;)

 

 

아이들의 주말 특별 스케쥴이 없었던, 오늘 아침 시간은 내게 새로운 힘을 주었다.

기운이 나고 이렇듯 마음이 동할때에, 기록을 남겨야 잊지 않을 거 같아서 블로그를 열었다...*^^*

 

예견되긴 했지만 3월부터 닥쳐온 시련은 나를 완전히 움추려들게 만들었었다.

나름대로 평화로우면서도 행복했던 일상의 흐름들이 많이 깨어져 버렸었고,

온통 그 문제에만 정신을 집중하느라 내 삶의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일은 뒤로 미루어두고 지냈다.

좋아하던 독서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해먹고 사는 일은 완전히 그냥 떼우는 느낌으루...에고...

 

깨달은 자들은 전쟁터에 나가도 영혼은 연꽃 위를  밟는 사뿐한 발걸음이 된다더만,

나는 여전히 문제가 생기면 온통 거기에 넋이 나가서 내 일상이 허트러지는 수준이었던 게다..

그럼, 어때? 그냥 인정하는거지..뭐..

 

그래도 다행인 건, 문제가 닥쳐올  때에 그것이 내게는 또다른 배움을 얻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어쩌면 내가 원하던 그 어떤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것이 내 인내심과 평정심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문제 자체에 크게 흔들려서 내 마음을 상실하는 정도까지 되지 않은 것에는 내 스스로가 대견스럽다.*^^*

 

지금은 문제의 해결과정 중에 있다.

남편과 나는 힘을 합쳐서 해결 중에 있고...나로서도 내 일을 하나 마련했다...*^^*

 

던져진 삶의 문제에 휘돌리어 울부짖고 슬퍼하면서 문제에 침잠하기 보다는

내게 일어나는 삶의 여러 상황들을, 내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판별해서 가장 적절하다는 방향으로 행동한 후,그것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를 살펴 보기로 한 것이다.

즉, 이젠 나 스스로가 내 삶을 탐색한다는 관점으로 바뀐 것이다...*^^*

 

지금의 내 문제는 경제적인 것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데,

나는 주변인들이 이런 경우에 급하게 대처하는 방식과 다른 길을 택했다.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문제가 생겼음은 내 힘을 드러내어야 할 때라는 말이 힘이 되었고, 일단 나는 내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다만 그 문제와 관련해서 내 할 일을 할 뿐, 걱정하지 않을 것이고, 그것을 지켜 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결과에 대해서는 신에게 맡길 뿐이다.

잘 되면 내 삶에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고, 잘 되지 않으면 다른 길은 그때가서 찾아도 된다..후후..

그러니 걱정할 필요없다. 아무것도!!  다만 할 뿐이다!!!!

 

 

 

 

 

 

 

그리고, 오늘부터 다시 내 삶을 내 일상을 다시 즐겁게 만드는 일에 조금씩 집중하기로 했다.

신은 내가 문제에 휩싸여서 무채색의 재미없는 삶을 살아가길 절대로 원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가 있는 순간도 여전히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익히고 배워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오늘 다시 펴서 읽은 조셉 캠벨의 글에서도 어린 시절 가장 즐겼던 놀이를 떠올려서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켜서 놀이처럼 살아보라고 한다. 그는 11살 무렵에 인디언 유물과 유적에 깊이 매료되었던 것이 계기가 되어서 결국 <신화>의 세계의 상징과 은유를 꿰뚫어보는 사람이 되었다.

 

돌아보니, 뭐..내 경우는 정말 유치하다..^^;;

내 어릴 제일 즐겼던 것은 선생님 놀이, 소꼽놀이와 인형놀이, 햇살 잘 드는 마루에 않아 책을 읽던 순간들이, 시간이 흐르는 것도 못 느낄 정도로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적어도 아직까진 그 기억이 젤 행복했던 기억인 거 같다...

아..그리고 사춘기 시절, 나만의 에쁜 노트에다 시도 옮겨적고, 일기도 적고, 그러느라 학교에 지각하기까지 한 기억도 있네...^^;

(하지만 나는 시화전에 나오던 어렵디 어려운 단어의 잔치같았던, 또래들의 시들은 정말로 이해하지 못했고 공포스러워했다..난 그런 언어적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고 속으로 좌절했다..ㅠ.ㅠ 지금의 나는 진정성과 참된 영혼의 상승이 있어야 사람을 감동시키는 작품이 된다는 것을 알 정도가 되었다. 참 다행이다..더 이상 표면적으로만 반짝이는 것들에 기죽지 않는 마음의 힘이 생겨서...^^;;)

 

그런 측면에서 내 삶을 돌아보니..내 삶에서 선생님 놀이의 기억은 일단 교직의 경험을 맛보았던 것이 참으로 다행이고 감사하다..한편, 그 시절에 느낀 제도교육의 한계 같은 것 때문에 떠나오는 것이 크게 힘들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인형놀이라 해야 할 일은 미국 와서 처음으로 미국 사회에 부대끼면서 해 본일이 그것에 대체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아지자기 예쁜 동화의 세상을 사람들과 함께 나눠보고 싶었고, 결과는 성공도 실패도 아니었지만, 그것을 통해서 배운 내 인생의 레슨은 내게 어마어마한 크기로 폭발력을 지녔었던 거였다.

 

그러고 보니, 이제 소꼽놀이와 책읽기, 나만의 노트만들기를 내 생활에 다시 적용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음....내 살림을 소꼽놀이 하듯 하면 되겠구나....

어린 시절에는 제대로 된 그릇도 도구도 없어도 얼마나 재밌게 소꼽놀이 하고 지냈었나...거기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진짜 제대로 소꼽놀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말이다...

 

사실 작년에는 우리 삶에 있어서, 한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라는 것의 의미에 깊이 빠졌었다.

이것은 생명의 근원이요, 에너지원이요, 주부로서 사랑의 가장 극적인 표현이라는 깨우침(?^^:)이 있었고,

나는 요리책을 새로이 구입해서 항상 먹던 음식조차도 더 맛있게 하려는 시도도 해 보았고,

베이킹도 배워서 케익, 쿠키,식빵, 찹쌀모찌까지 집에서 만들어 먹였었다..*^^*

 

그리고 세상의 이쁜 그릇들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발동해서 내 주머니 한도내에선 열심히 사서 모으고,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아름답게 테이블 세팅해서 가족들과 지인에게 선사하는 기쁨과 행복도 누렸었는데....

 

패티오에는 벤치형 그네도 마련해, 저녁 먹고 커피마시며 남편이랑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자리로 만들었고,

창가에는 제라늄 화분을 조르르 올리고 사철내내 꽃을 볼 수 있게 해 놓았고,

작은 레몬 트리도 심어 내 분신인양 들여다보면서 키웠는데....^^ 

한번도 제대로 즐겨 볼 생각을 못했던 집안 살림을 소꼽놀이처럼, 즐겁게 하려는 시도를 했고,

그것은 당연한 일을 즐겁게 하는 법을 내게 가르쳐 주었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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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글쓰기를 해 보고 싶다던 생각이 불끈 일어나, 블로그를 열어서 십대시절 나만의 예쁜 노트에 이것 저것 채우면서 시간가는 줄 몰랐던 즐거움을 다시 찾은 거 같이 지내고 있었는데....

(아..생각해 보니, 정말 그러네...나, 나름대로 잘 살아왔구나...*^^*)

 

 

 

 

 

그런 와중에 문제가 터진 것이다.ㅠ.ㅠ 

바뜨!!!!

난 이제, 이것은 이 문제를 통해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또 이루어가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로 했다.

 

사실...

나만의 공간안에서 최소로 주어진 의무들을 즐기면서 내 세계에 침잠하여 사는 일이 너무 행복했으나, 

마음 한구석에서는 표현하기는 힘드나 알수 없는 불편함이 항상 조그마하게 남아 있었긴 했다.

행복한 엄마, 내적으로 충만한 내가 있음으로 가족 전체를 행복하고 기운나게 만든다고,

내 스스로에게 다짐을 시키곤 했으나, 미진하게 남아있던 어떤 미안한 마음....ㅠ.ㅠ

 

그것은,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맞 본 사회생활의 경험탓이었을까..나도 내게 맞는 일을 하면서 수입을 만드는 일을 도와야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는 집 밖을 나가지 않고도 남편이 하는 일을 돕는 작은 계기를 마련할 수가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냥..난 할 것이다..

 

그리고 결과가 좋게 나타나면, 내 소망을 들어주려던 신의 은총이 시련이라는 포장지로 감싸져서 내게 던져졌던 것이라고 회상하게 되겠지...

아마 그렇게 된다면, 물질적인 관점보다는 영적 성장에 관심을 갖고 살기로 한, 내 시각의 변화가 바른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확신하게 될 거 같다.

 

 

 

 

 

 

 

아...결국 이리하여 오늘 아침은 이것저것 혼란스러웠던 것들이 많이 정리가 되었다.

그럼, 다시 정리해 보자..*^^*

 

1.던져진 문제 앞에서 내가 선택한 방향의 일을 그저 한다!! 결과는 신에게 맡긴다. *^^* 

  그리고 이루어진 듯이 감사한다.

(설마, 하기싫은 일을 시키면서까지, 일용할 양식 걱정을 하게 하는, 전지전능의 신은 아니리라....)

 

2,내 어릴 적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놀이를 내 삶에 적용시키며 살아간다. 

  (맛있게 음식 만들고, 예쁘게 차리는 즐거움을 다시 누려보기, 집 안을 잘 정리 쾌적하게 하기, 외모에 관심 많아지는 틴에이저인 지나에게 인형놀이하던 기억처럼, 있는 것들로 예쁘게 꾸미는 것 도와주기..등등..*^^*)

 

3.블로그가 내 놀이터인양, 음악도 즐기고, 글을 읽고, 쓰는 삶이 되도록 한다.

(사춘기 시절의 남모르는 낙이었던 내 예쁜 노트의 끄적임들처럼, 내 좋아하던 음악 올리고, 감동받은 시와 글을 옮겨 적고, 살면서 깨닫고 느끼는 나의 생각들을 계속 적어보는 거야...*^^*)

 

아우~~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조셉 캠벨씨~~

 

작심 몇일이 될런지 나는 모를 일이다. ^^;;

오직 이 순간, 내가 흐뭇하고 즐겁고 에너지가 솟는 기분이다. 뭘 더 바라겠는가?

 

깊고 어두운 웅덩이 속에 침잠해 있었던 날들이었다.

이제 다시, 나는 또 수면 위로 치솟아 오르는 느낌이다.

 

투명하고 따사롭고 밝은 햇살아래, 다시 어여쁘게 꽃 피어 있는 날들이 되길 바래본다.

 

 

 

 

 

아자, 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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