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다..
<이유는 없다>라고도 할 수 있고, <있다>라고도 할 수 있다
우울하다는 감정에 빠져 들고 있다는 것도 안다..
알아차림으로 감정에 매몰되지 않으려 이런 저런 시도도 해 본다.
아이들이 늦잠을 자고 있는 동안
음악을 틀어놓고, 운동을 한 것이 효과가 제법 있은 것 같다.
그렇게 오전까진 괜찮았으니...
오후에, 유진이에게 저녁 식사 문제로 언성을 높힌 후에는 더욱 가라앉고 있다.
유진이를 대하면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친정 아버지에 대한 반감을 투사하는 것 같다.
키가 남편보다 더 자란 사춘기의 퉁명스럽기 그지없는 유진이를 대할때에,
전형적인 가부장적 사고방식의 경상도 분이셨던 내 아버지를 대했던 내 어린시절의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는 것 같다.
즉, 유진이가 퉁명스럽게 말할 때마다, 꼭 나를 무시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감정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문제는 나 자신이라는 것도 알겠는데,
나는 유진이를 마음으로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팍~ 든다.
(세상에~ 아들에게 이긴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웃긴다.
내가 당연히 에미로서 잘 보살펴 독립된 인격체로 키워가는 중이 아닌가?? )
내가 결국 친정 아버지에게 분노의 감정을 감추고, 적당히 순종하는 척 하고 산 것에 대한 억눌림의 감정일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원하는 칭찬을 해 주시지 않았던 아버지처럼,
유진이는 내가 아무리 엄마로서 최선을 다해도,
결코 엄마를 고마워한다거나 인정해 주지 않을 것 같다는 무의식이 있는 건 아닐까??
실제로 유진이가 고맙다고 말할때조차, 빈말로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많이 든다..으흑흑~ㅠ.ㅠ
지금 멍청한 기분으로 일기를 쓰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오른다.
아니, 내가 아이들에게 보상과 칭찬과 인정을 기대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게 아니잖은가?
그저 내 사랑스런 자식이니 소중하고 사랑스럽고, 잘 키우고 싶은거잖아..
아이의 말과 행동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뿐,
내 과거 경험을 엉뜽한 대상에게 투사하고 있음을 매순간 알아차리자..
남편은 지나의 앙탈을 여유롭게 귀엽게 봐 주는데,
나는 유진이의 퉁명스러움과 뻣뻣함에 울컥 화가 나곤 한다...
다 내가 부족한 탓인것이여어어~~~ㅠ.ㅠ
...
각설하고,
마음이 힘들 때에는, 내게는 법륜 스님의 말씀이 제일 직빵이다.
불교 방송에 들어가서 스님의 법문을 듣는다.
눈물, 핑~~~
정신이 맑아지고, 명료해진다.
마자, 마자, 그거였어..
내가 우울한 기분일 때는 항상, 언제나, 틀림없이,
내 삶에 있어서 감사할 부분을 기억하며, 감사를 내는 마음, 그걸 잊고 있었어!!!
법륜스님의 말씀을 듣고나서 생각을 바꿔본다.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 우리 멋진 아들, 유진이...
유진과 지나는 여유롭게 여름 방학을 잘 보내고 있고,
남편은 상대방을 절대로 괴롭히지 않는 온화한 사람...
나 또한 건강하고,
물질적으로는 아니어도, 누가 뭐래도 나는 시간부자잖아!!!
음홧하하하~
녜..
내게 있는 것들에,
감사, 감사, 감사드립니다...
다, 마음 속의 번뇌, 망상이었다.
오늘 하루, 수고 많이 했다. 유진엄마야~
홀몬 작용탓인지.
그냥 이 날뛰는 에고를 잠들이는게 더 현명할 것 같다.
그냥, 일찍 자야겠다..
*오늘 눈물 핑~ 돌게 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클릭해서 들어보세요..
(다시 보기 클릭해서 보세요.너무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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